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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는 때로 인간 없는 세상을 꿈꾼다. -정유정 '28'-
게시물ID : readers_234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른영혼
추천 : 3
조회수 : 5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04 14: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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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앞서 너무나도 뻔한 얘기를 하나 하자면, 이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종이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문명을 개척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세상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생각해본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 우월의식이 자연에 대한 오만으로 나타나지는 않은지.
 
어느 방송에서 이 책을 쓴 작가의 작의를 묻는 인터뷰 내용을 본 적이 있었다. 정유정 작가는 처음에 구제역으로 소를 떼로 땅 속에 묻어버리는 장면을 뉴스로 목격한 뒤, 그 충격으로 이 소설을 집필하게 됐다고 했다.
 
이 소설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에 대해 얼마나 많은 만행을 저질러 왔었는지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돌아오는 끔찍한 사건을 통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한 개장수의 일확천금을 위한 욕망으로부터 번지게 된 인수공통전염병 '빨간눈'. 삽시간에 화양이라는 도시를 포위한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그 속에서 인간은 그 자신의 인간성을 시험당한다. 끝끝내 인간이었던 사람이 있는 반면, 인간과 개의 구분마저 사라진 그저 하나의 '짐승'으로 전락한 이들. 짐승에게 죽임당하는 짐승들. '인간'으로 시작해서 '짐승'으로 끝나는 불지옥을 현실감있게 묘사하였다.
 
이 책의 맨 앞에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다.
 
'나는 때로 인간 없는 세상을 꿈꾼다. 모든 생명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계, 꿈의 나라를. 만약 세상 어딘가에 그런 곳이 있다면 나는 결코 거기에 가지 않을 것이다.'
 
글 속의 서재형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쉬차들을 늑대밥으로 줘가면서 목숨을 부지했었다. 그리고 인간으로 인해 지옥으로 변한 화양 안에서 그는 사람과 개 할 것 없이 모두를 구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물론 그를 괴롭히던 박동해 빼고.)
 
인간의 논리와 욕망으로 통제되는 세상이 아닌, 그저 자연의 섭리대로 흘러가는 세계를 재형은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소설의 핵심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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