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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15] Silent Ponyville 2 Ch.1-1
게시물ID : pony_23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스포니
추천 : 7
조회수 : 474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3/01/02 17:33:07


BGM: Brian Eno - Prophecy Theme






Chapter 1.




"대체 어떻게 이런 소리를 만들어 낼 수가 있는거죠?" 어린 망아지 하나가 그녀의 귓 속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곡조에 혼을 빼앗긴 채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녀 앞에 놓여진 작은 상자에서는 천사들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곁에 있던 따스한 몸통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와, 코 끝을 스치며 문질렀다.


"나 역시 자세한 것은 모른단다." 성장한 암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마치 그녀를 품에 안으려는 듯한 목소리. 그것은 연약했고, 포근했다. 


"이것은 마치 악기와도 같지. 하나하나가 아름답게 조율되어 있으니까. 현 하나를 튕기면 멋진 음 하나가 연주 되는거란다."


"하지만 딱 하나 뿐이 잖아요. 여기서 나오는 음악은..." 여전히 깊은 생각에 빠져 그것을 바라보던 어린 망아지는, 그녀의 곁을 지키던 다른 이의 따스함에 안락감을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 슬픈걸요." 그녀는 고개를 움직여 그녀보다 조금 더 큰 몸을 향해 기대었고, 누웠다.


"맞아. 조금은 슬픈 음악이지." 기다란 갈기를 망아지의 얼굴에 스치도록 움직인 암말의 입가에 따뜻한 미소가 떠올랐다. 갈기의 결이 얼굴을 간지르자 어린 망아지는 작게 키득거렸다. 그녀는 그것을 한쪽 끝으로 밀어내고선 음악이 흐르는 상자를 향해 살짝 웃었다. "그래도 이 뮤직박스는... 저에겐 아주 특별해요." 연상의 암말은 행복한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에 들어요." 망아지 또한 행복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눈을 감고, 그녀에게로 흐르는 멜로디를 향해 귀를 기울였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제외한 다른 것은 도저히 떠올려 낼 수가 없었다.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너를 사랑했다는걸..." 암말의 목소리는, 이 몇마디 단어들만을 남겨놓고 서서히 바래져갔다.


"알아요, 엄마. 저도 엄마를 사랑해요." 망아지는 자신의 어머니의 몸에 얼굴을 비벼댔다. 그리고 그 행동이 반복 되어질 수록, 연상의 암말은 점점 더 고요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적막이 감돌기 시작한 공기 중에서, 부드러우며 음울한 상자의 음악이 퍼져흐르고 있었다.


"...엄마?" 어린 망아지가 적막을 깨어버렸음에도, 그것은 곧 되찾아왔다. 곡조의 울림이 그 빈도를 줄여가며 꺼져가기 시작했다. "...엄마..." 고개를 들고, 자신의 어머니를 쳐다보며 그녀는 다시 불렀다. 암말은 이제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엄마... 말 좀 해봐요..." 어머니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망아지는 발굽을 들어 그녀를 꾹꾹 눌렀다. 그녀는 절박하게 애원했다. 암말의 몸통은 꾸준히 차가워지고 있었다. 중심을 잃어 넘어지기 전, 그녀는 불안정하게 흔들거렸다. 그렇게 그녀는 쓰러졌다. 그녀의 갈기는 거미줄마냥 엉켰고, 그녀의 가죽은 빛깔을 잃어갔다. 어둠이 내리깔린 바닥위에서, 그녀는 얼어붙은 듯 멈추어버렸다.


"엄마!" 상자에서 나오는 음악이 서서히 비틀어지며 속도를 줄여갈 때, 어린 망아지는 어머니의 몸통을 더욱 강하게 눌러대며 부르짖었다. 잘못되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울려대는 음악의 음 하나하나가 그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망아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발굽을 떼어내며 그녀의 것을 바라보았다. 피에 젖은 발굽이 눈에 들어왔다.새어흐른 핏물이 그녀의 몸 아래에 고이기 시작했을때, 암말의 육체는 점점 메말라갔다.


"엄마...엄마...엄마!" 눈에서 눈물이 터져흐른 순간 망아지는 격하게 울부짖었다. 모든것이 괜찮다고,그렇게 말 해주어야 했기에.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깨우려 그녀를 더욱 강하게 흔들었다. 상자의 음악이 죽었다.


망아지의 어머니는 그대로 먼지로 변해버렸고, 바람 속으로 빨려들어가 사라졌으며, 남은 것은 흘러내린 핏물 뿐이었다.


망아지는 몸을 떨며, 그리고 양 뺨이 눈물에 젖어가는 것을 느끼며 울었다. 그녀는 바닥에 고인 피웅덩이에 발굽을 집어넣었다. 조금이나마 남았을지도 모를 열기를 느끼며, 그녀의 어머니가 방금 전까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핏물은 차가웠고, 생명의 기운은 없었다.


상자에서 다시 한번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것은 몸서리처지는 소리로 바뀌었다. 마치 여러마리의 벌들이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듯한 소리였다. 두려움이 그녀의 마음 속 중심을 꿰뚫으려 할 때, 망아지는 고개를 들어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핏빛 눈동자가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키며 모습을 드러냈다. 망아지를 향해 다가 오며 그것은 위로 치솟아 올랐다. 그것은 어둠 그 자체였다. 그것의 몸에서는 어두움이 명멸하며 흘러다녔다. 그것의 입이 커다랗게 벌려지는 순간 나타난 틈 사이에는 어두움의 이 사이에 덮인 백색이 있었다. 그것의 존재는 망아지를 잔인하게 짓밟았다. 

앞에 우뚝 선 물체에 의해 마비 된 그녀는 움직일 수, 그리고 숨을 쉴 수 조차 없었다. 단순하지만, 그러나 재빠른 움직임과 함께 괴물은 망아지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그것의 이가 망아지의 목을 깊숙히 찔러 들어왔고, 그것은 그녀를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마치 소중한 물건을 다루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지만, 흘러 내린 눈물은 망아지의 얼굴을 가득하게 덮었고, 그녀의 몸에서는 핏방울들이 미끄러져 나갔다. 괴물이 으르렁거렸다. 재로 변한 그녀의 어머니 위에 그녀를 떨어뜨렸다. 세상의 어둠 속을 두눈으로 똑똑히 바라보는것. 그 뿐이었다.  망아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이 각각 다른 조각의 어둠으로 흩어지고,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을 때조차도.


망아지의 눈 앞에는 괴수가 있었다. 하얗게 드러난 이는 미소지었고, 또 다시 망아지의 얼굴을 찔렀다.





플러터샤이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몸을 일으킨 순간 그녀는 무겁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의 배게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덮고 있던 이불이 그녀의 어깨에 걸쳐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의 몸은 차갑게 식어내린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서늘한 밤공기가 불어와 타는 듯 쓰려오던 그녀의 폐속을 채워나갔다. 얼굴 위로  투명하게 흘러 내리던 눈물의 흔적을 느끼며, 그녀는 발굽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조심스럽게 딸꾹질을 했고, 두 뺨의 물기를 닦아내려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물은 자유를 원하고 있었다. 그것은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이불 아래에서 무엇인가가 바스락거려, 그녀는 얼어붙고 말았다. 고개를 돌린 순간 그녀는 그것의 신음을 들었다. 잠에서 막 깨어난 듯한 목소리였다.


"또야?" 눈을 비빈 후, 레인보우 대쉬는 그녀의 자리에서 상체를 일으키며 중얼거렸다. "이게 대체 몇번째야? 적어도 열번은 넘었겠다..." 그녀는 하품을 했다. 매일 같이 새벽, 혹은 한밤 중에 잠에서 깨어나는 행동은 그녀로선 도저히 익숙 해 질 수 없는 일이었다.



"정-정말...정말 미안해." 플러터샤이는 딸꾹거리며 말했다. 눈을 꼭 감고,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그녀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자-자꾸 널 깨워서 미안해. 애-애초에 이런걸 부탁 하는게 아니었는데..."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 목 부분에서 뜨거운것이 올라오려 했다. 꼭 잠긴 눈꺼풀 사이로 눈물 방울이 흘렀다.


"끙." 레인보우 대쉬는 발굽을들어 자신의 이마를 꾹꾹 눌러댔다. 그리고는 결심한 듯이, 플러터샤이에게로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플러터샤이는 레인보우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조용하게 흐느꼈다. "이것 봐 플러터샤이, 이젠 너도 알 때가 됐을거야. 네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면, 내가 잠을 자지 못했다는 것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자신의 머리를 플러터샤이에게 가져다 대며, 레인보우가 조용하게 속삭였다. 플러터샤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작은 흐느낌만이 계속 될 뿐이었다.




"그러니까 말이지, 내가 이곳에 와 있음에도 네가 계속 악몽을 꾼다고해도, 별 문제 될건 없다고. 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좋은거지."  위로의 말은 결코 그녀 스스로에게 익숙해 질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레인보우는 최선을 다하였다.


대답으로써, 플러터샤이는 훌쩍일 수 밖에 없었다. 악몽은 그녀를 공포에 빠뜨렸다. 게다가, '그들'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그녀는 도저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밤을 새서라도 꿈에서 벗어나고픈 기분이 그녀의 마음속을 가득 채웠지만, 탈진 상태에서는 그녀 자신의 의지를 따르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육체는 숙면을 요구하고 있었으나, 그녀의 혼은 그녀를 향해 비명을 질러댔다. 그래서 그녀는 깨어나 있어야만 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내적갈등이 불러 온것은 결국, 더 많은 양의 눈물뿐이었다.


레인보우는 플러터샤이의 방 안에 가득 들어선 어둠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위로로써 건낼 수 있는 말들을 절박한 심정으로 떠올렸다. '내가 조금만 더 똑똑했더라면..." 레인보우 대쉬는 자책했다.


등잔에 불을 붙인 것 마냥, 레인보우의 마음속이 반짝거렸다.


"플러터샤이. 아침이 되면 트와일라잇을 보러갈거야. 걔라면 너를 조금이나마 도와 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해. 알잖아, 걔가 얼마나 많은 양의 책을 가지고 있는지. 그것만 있으면 네 악몽에 대해서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거야." 플러터 샤이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간절하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그녀는 말했다.


"...정말... 정말 그애가 날 도울수 있을까?" 플러터샤이가 의아해하며 질문했다. 물기에 젖은 얼굴을 간신히 닦아냈다. 흐르던 눈물의 양이 줄었다.


"야, 당연하지. 걔라면 가능해." 레인보우가 확신에 선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플러터샤이의 얼굴에 코부분을 다정하게 비벼댔다. "다른 누구도 아닌 트와일라잇이야. 답을 찾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물어 볼 수 있는거야. 네가 채 알아채기도 넌 네 악몽에서 벗어나 있을거라고." 


"...고마워..." 플러터샤이는 부드럽게 미소지었고, 그 찰나에 눈물이 멈추었다.


"저기요, 저 당신 친구거든요?" 레인보우 또한 입꼬리를 조금 올렸다. 그리고는 플러터샤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래도 아직은 자고 싶지 않아..." 자신의 베게를 허탈하게 내려다보며 플러터샤이가 중얼거렸다. 시간상으로, 아직까지는 한 밤중에 더 가까운 때였다.


"흐음..." 레인보우는 생각했다. 동시에 그녀는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어떤 말을 꺼내야 가장 적당한 대답이 될 수 있을 지 확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무심코 어깨를 으쓱였다. 어떠한 생각이 그녀의 마음 속에 떠오른 순간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해.'


"아-아앗?" 자신을 침대 위로 짓누른 중력을 느끼며, 플러터샤이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반듯하게 누운 모습으로 레인보우 대쉬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플러터샤이의 몸 위에 올라 탄 후, 키스했다. 그녀의 진심을 담은 키스였다.


"걱정 안해도 돼. 네가 쉴 수 있도록, 널 악몽으로부터 꼭 구해줄게." 레인보우는 웃었다. 그녀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놀란 듯 했으나, 플러터샤이 또한 얼굴을 발그스름하게 물들였다. 눈을 꼭 감음으로써, 그녀는 동조의 의사를 표시했다.


그녀들의 입술이 다시한번 맞닿았다.





*





오랜만의 번역이에요.

일단 하나 말씀 드리자면, 이 스토리에 나오는 내용은 

작년 팔월에 번역 시작했었던 Silent Ponyville 1 과는 하등 관련이 없구요,



보통 글을 적을 땐 글자 총 용량이 10kb 에서 12 kb가 되도록 적는데, 보통 한 챕터에 4000 자 정도 되던 지난 편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한편의 기본 양이 총 6000 자 정도 되더라구요. 저번 처럼 한 챕터를 1~2편으로 나눠서 올리는건 아마도 불가능 

할 것 같아요. 


아마 세편에서 네편정도로 나뉠것 같구요.


그리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2편은 1편보다도 수위가 한단계 높아요. 표현면에서 약간 더 자극적인 부분이 있어요.

이점 주의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무튼 읽어 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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