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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화류계에 일하는 여자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2351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S
추천 : 76
조회수 : 9500회
댓글수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6/03 21:14:31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6/03 21:02:10
전 화류계에 일하는 여자입니다.
얼마전에 오유에서 텐프로 여성을 욕하는 글을 봤습니다.
물론 그 여자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그때 많은분들의 화류계에 대한 반응이 부정적이었기에
조금은 두렵습니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털어놓고싶네요.
저, 돈벌려고 이바닥 들어왔습니다.
남들처럼 돈쓰고싶고 명품사고싶고 그럴려고 온거 아닙니다.
저 외동딸이고, 집에 갚아야할 빚에다 작년에 빚진 아버지 수술비..
달달이 드는 부모님 생활비등 그돈 벌려고 이바닥에서 허우적댑니다.
그래요, 가장빨리 많이 돈벌수 있으니까 여기서 일해요.
남자한테 장식품 취급도 받아봤고 장난감 대우도 받아봤고,
그러면서 점점 누군가를 불신하고 스스로를 방어하는데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다 몇달전, 가게에 새로온 웨이터를 만났습니다.
순수했고, 착했고, 자상했고 무엇보다.. 그냥 마음이 끌렸어요.
일한지 얼마 안되는사람, 만나게 되면 못견디는건 그사람일건데 못되게도 욕심을 냈네요.
적극적인 제 태도 덕분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 성격이, 자상한건 아닙니다. 그래도 마음을 열어가고 나름대로는 잘해주고 있었죠.
어느날, 술에취한 저를 바래다주고 재워준 후 집에 돌아간 그사람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헤어지자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없었습니다.
만났더니 변명은 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며칠을 울고 매달렸습니다. 가게도 그만두고 옮겼구요 . .
가게에서 보는게 힘든거라면, 내가 아가씨인게 힘든거라면, 그러면 아가씨 아닌척
다른 가게에서 일하고 네 앞에서는 티내지 않겠다고..
그렇게 억지로 잡고 제게는 정말 소중한 물건을 하나 주었습니다.
혹시나 도망갈까봐..
하지만 역시나 더군요. 전화도 받지 않고, 이젠 볼 수도 없네요.

솔직히 이해는 할 수 있어요.
일한지 얼마 안돼서 제가 일하는걸 보는것도 힘들었을거고,
제 성격 받아주기도 힘들었을거고,
제게 뭔가 해줘야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거고..

그런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아무리 웃음을 팔고 술을 팔아도 똑같이 마음을 가진 사람이잖아요.

정말 힘드네요.
다쳐서 며칠간 일도 못나가고 계속 술만 마셔요.
어떡해야하죠? 잊어야하나요?
시간이 약이라고, 다 잊혀진다고, 다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힘드네요..

제가 선택하거나 원하지 않은 상황 때문에,
이렇게 사랑을 놓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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