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죽음은 죽음일 뿐이다. 그 이상이 아니다. (124쪽)
2)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여.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 다른 방법이 없어. (83쪽)
3) 싸울 수도 없었다. 그냥 받아들이고 견뎌야 했다. 그 일이 계속되는 동안 그냥 자신을 내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76쪽)
4) 오랜만에 비로소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내 인생의 주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이 순간에 왜 내가 내 삶을 불신해야 할까?
차분하게, 똑바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훨씬 더 견실한 삶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왜 내가 소멸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상상을 할까? (37쪽)
5) 사실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포옹은 혹독한 슬픔을 자아내, 견딜 수 없는 외로움만 더 사무치게 할 뿐이었다.
물론 외롭게 살겠다고 스스로 선택한 건 그였지만,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외롭게 살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외로운 상태의 가장 나쁜 점은 그것을 어떻게든 견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끝장이니까. (106~107쪽)
6) 그리고 이제는 계속 혼자 감당해나가야 할 터였다. 이제부터는 모든 걸 혼자 처리해야 했다. (166쪽)
7) 거짓말은 정말 경멸스러운 방식으로 값싸게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거야.
다른 사람이 불완전한 정보에 따라 행동하는 걸 지켜보는 거야. 다른 사람이 수모를 겪는 걸 지켜보는 거라고.
거짓말은 아주 흔하지만, 당하는 쪽이 되어보면, 그건 정말 경악스러운 거야. (127쪽)
8) 당신은 나한테서 용서를 얻을 수 없어. 절대! 난 이제 날 가볍게 다루는 걸 두고 보지 않을 거니까! (128쪽)
출처 |
필립 로스 장편소설, 정영목 옮김, <에브리맨>, 문학동네, 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