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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ㅡ_ㅡ 3
게시물ID : humorbest_235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윤정
추천 : 20/17
조회수 : 1115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1/26 20:13:31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1/26 15:54:49
후... 자작시 올리는데 재미들렸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들춰보지도 않아서 먼지 쌓여있는 내 일기장을 다시 꺼냈다.

여고생의 습작시?라고 기준모를 평가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아마도 프로 시인이신듯)
모... 아침이면 후회할 유치한 연애편지 수준으로 비하하시는 분도 계시고...
한국의 랭보라고 극찬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재밌다. 같은 것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 그들의 의견.


시가 그렇다..
아니 모.. 글.. 말.. 생각.. 모든게 그렇다.
한 사람만 알아봐주면 된다.
딱 한사람.

장자가 말했다.
"그물의 목적은 물고기를 잡기 위함이다.
물고기가 잡혀지면 그물은 잊혀진다.
말의 목적은 생각을 전하기 위함이다.
생각이 이해되면 말은 잊혀진다.
어디서 나는 말을 잊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시를 이룬 활자들은 잊고 내 생각을 읽어줄 사람. 딱 한사람... 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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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

새벽마다 먼 나무 꼭데기에 올라 앉아
내 삶을 관망하는 늙은 새에게

너도 내 죽음을 기다리나

가시돋은 저 감시의 눈길들을
너의 날개로 가려 주려나

그렇게 곁에서
유일하게 말없는 존재로
내 소외의 다락에서

나와 함께 불면처럼 거짓 잠을 자려나

새벽마다 먼 나무 꼭데기 가지에서
정적처럼 내 일상을 응시하는 거기, 늙은 새에게

너도 내 죽음을 기다리나

다음 생에는 새로 태어나
내가 너의 가지에서 너의 노래를 불러줄게,
너,
섬같은 내 자아 위에
아프게 발열하는 내 하얀 이마위에

남은 시간들을 거둬 주려나

안개 묻은 마른 나무 꼭데기에서
조용히 내 삶을 들여다보는 까만 새에게

너도 내 죽음을 기다리나

아니면 너도 모두처럼
내 심장을 쪼으려 내 삶을 감시하는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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