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계속 등장하고, 게임, 코믹스, 라이트노벨 같은 미디어믹스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제작사측은 소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구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대거 투입하는데에 이르렀고.
압도적인 인기를 지닌 히로인보다는 여러 계층에 다양한 요소를 가진 캐릭터들을 투입해서
다양한 취향을 가진 구매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에 이르게 됨.
ex)로리, 누님, 전파계, 츤데레, 얀데레, 소꿉친구, 학생회장. etc ...
이러한 상황에서 주인공이 한 히로인만 공략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버려지게 되는 히로인의 팬들의
원성을 사기 쉽기 때문에, 결국에는 주인공은 어정쩡한 스탠스를 유지해야만 하는 숙명을 가지게 되었음.
우유부단, 청각장애, 극단적인 문어발 걸치기 등등....
처음 몇번은 그래도 신선하다는 이유로 넘어가더라도, 그게 장기화되면서 슬슬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함.
주인공이 무능력하면
'저딴녀석이 대체 왜 저런 잘나고 예쁜 히로인들에게 두루 인기가 있는거냐!'
라고 욕을 먹고
주인공이 지나치게 먼치킨이면
'아..네... 주인공 짱짱맨이시네요'
하면서 빈축을 사기 쉽상이 되어버림.
그래서 주인공의 능력치가 뛰어나다면 그에 걸맞는 혹독한 과거가 있다거나
아니면 능력이 뛰어난 대신 패널티가 엄청나서 무언가 '대가' 가 있는 강함이 있다면
납득을 해주는 시대도 더러는 있어왔음.
그러다가 그것도 몇번 써먹다보면 질리기 마련이고
아예 현실에서 조차도 '초' 가 붙는 레어케이스인, 평범한 여캐보다도 더욱 미모가 출중한 남캐를 내세우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되었음.
남자이면서 여자들만이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 언제 들킬까 조마조마해 하면서 비밀을 지키기 위해 허둥대는 모습이나.
비밀을 틀켰을 때의 '둘만의 비밀공유',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로서는 도무지 만들어낼 수 없는 '이상적인 여성상' 을
연기해 낼 수 있다거나 하는 부분은 발상의 전환으로서 제법 잘 먹혀들어간 요소라고 할 수 있었음.
결국 모양만 놓고보면 여자 x 여자 의 구도이지만 실상 성별을 놓고보면 남자 x 여자 라는 구도가 그려졌기 때문에
동성애에 대해서 심리적인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저렇게 보여도 정상적인 남녀관계' 라는 인식으로 있을 수 있었고
실상이야 어떻든 '비쥬얼'적인 측면에서 점차 사람들이 익숙해져가기 시작했음.
그러다가 여자보다도 더 여자같은 남자, 남자보다도 더 남자다운 여자 구도가 점차 익숙해진 이후.
'어차피 이제 비쥬얼로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겠다. 남자 주인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아예 원천 차단하고 시작해보자'
라는 시도로서의 백합이 점차 파고들게 되고.
남주인공이 아무리 헌신적으로 몸이고 영혼이고 다 팔아도,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을 연출하기에 이르고
백합이 서서히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하게 됨.
(엄밀히 말하면, 백합이라는 장르는 이전부터 쭉 있어왔지만 대중적인 인식으로서 수면위로 올라온 과정은 이런게 맞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