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삶과 죽음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겪는 것이다. (353쪽)
2) 치명적인 불운은 용케 피해 다니며 살았던 것 같았다. (99쪽)
3) 사람은 다 각각의 선택에 의해 자기 삶의 방식을 결정하잖아. (334쪽)
4) 누구도, 어떤 조직도 사람을 자신의 의도대로 다 관리할 수는 없다. (269쪽)
5) 어떤 사실을 알고 나면 그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진다. (277쪽)
6) 아마도 여기가 이생의 마지막 지점인 듯했다. 마지막이어도 괜찮을 것 같다. (350쪽)
7) 그렇더라도 3,800만 원을 3,800원처럼 쓰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사는 걸까요? (136쪽)
8) 누구에게도 자신을 이해시키기 위해 변명하거나 이해해달라고 사정하고 싶지 않았다. (377쪽)
9) 어떤 인간들끼리 비교해도 반드시 내재된 동일성이 있고 한 인간을 그 자신이게 하는 개별성이 있는 거고요. (256쪽)
10) 사람이라면 도저히 저지를 수 없을 것 같은 악독한 범죄들은 사람만이 저지를 수 있는 것이죠. (66쪽)
11) 사람이 다른 사람 목숨을 끊는다는 건 어떤 대의, 어떤 명분도 소용없어.
그건 한번 저지르고 나면 어떻게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돼. (393쪽)
12) 난, 백번의 생을 반복하는 악순환에 시달리더라도 갚을 건 갚고 싶거든.
나는 심정적으로는 폭력엔 폭력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 여겨. 눈에는 눈, 이에는 이! (45쪽)
13) 속설에는 전생의 원수들이 부부로 만난다고 하지만, 아마 부모 자식으로 만나는 경우가 더 많을 터였다.
내가 죽인 누군가가 내 자식으로 태어나 나를 이중 삼중으로 죽이는 경우가. (292쪽)
14) 조심스러움이란 결국 벽이었다. (205쪽)
15) 우정과 연민의 손길은 애정을 필요로 하는 인간에게는 싸늘한 거절이라는 걸 그는 처음 느끼는 듯했다. (179쪽)
16) 함께 시작했다가 같이 끝난 셈이니 다행이라 여겨야 할 텐데 결별의 자리에는 늘 모래알 같은 앙금이 남았다.
그 앙금은 부끄러움과 분노와 아픔의 알갱이로 변해 마음 바닥을 훑다고 살 속에 박혔다. 연애는 갈수록 어려웠다. (82쪽)
17) 완벽한 동질감, 결속감은 어차피 있을 수 없으므로 바라지도 않았다.
다만 단 한 명의 내 편이 없다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이 사람이 혹여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인가, 내가 그의 편이 되고픈 사람인가,
기대하다가 무위로 끝날 때마다 상대가 지나간 자리가 폐허인 양 늘 막막했다. (200쪽)
출처 | 송은일 장편소설,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예담,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