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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사람의 고민
게시물ID : gomin_2356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화백자
추천 : 0
조회수 : 58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1/11/15 04:28:36

4시 쯤 되니까 정신이 몽롱해지고 자꾸 뻘소리나 하고 싶네..
답도 다 아는데... ...


저 좀 성격 특이합니다. 제가 보기엔 평범한데 많은 사람들이 보기엔 특이하답니다.
사람을 처음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마다 100이면 100 저한테 특이하다고 합니다.
독특하다거나, 특이하다거나.
아무튼 결론적으로 평범하다는 소리를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 들은 거 외에는 다 특이하답디다.

신기하다, 신선하다, 특이하다, 희한하다.


이런 수식어가 주렁주렁 붙어 있네요.

그러다보니 무섭습니다.
매일매일 신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
누군가가 '넌 독특한 게 아니라 이상한 것 같다' 
이런 얘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납니다.
'너도 어쩔 수 없는 그냥 여자네'
이런 소리 할까 봐 두렵습니다.
'평범하네.'
이런 소리 들을까 봐 겁이 납니다. 사실 저는 제가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남이 그러는 건 너무나 무섭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신기하다'며 접근합니다.
그리고는 떠나갑니다. 
그럴 때 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난, 특이한 것도 아니고, 독특한 것도 아니고, 어정쩡한, 그냥 좀 덜떨어진,
혹은 미숙한,
혹은 
혹은 괴상한 사람인지도 몰라.
아니, 그냥 이상할 지도 몰라.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고통스럽습니다.
제 쪼대로, 저 생긴대로 살고 싶습니다.
그게 답입니다. 타협하고, 그러면서도 창의성을 잃지 않고
둥글게 사는 게 답입니다.
압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사는 모습이 그리 그르지도 않습니다.
예의를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개념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뭐가 똥이고 뭐가 된장인지 압니다.
말을 안 할 수는 없고 하게 되면 무조건 사람들이 특이하다고 합니다.
혹여,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특이하다'라고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더군요.

자기와 다르면 특이한 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많은 사람들과 달라야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게 됐습니다.
남들과는 다르게,
뭘 바라보든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해...
특이하다는 소리가 듣고 싶다....
독특해야만 해....



웃기지도 않는다...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거나
기발한 생각을 해내지 못하면
몹시 아프고 힘들어요,
저 자신을 다 잃어버린 것처럼...


나도 그냥 사람인데... 
먹고 싸고 자는 사람인데...
난 평범해. 평범해.
난 나야. 난 나야.
이렇게 생각해 보지만.......
정말 답도 다 아는데 나이를 먹을 만큼 먹다보니 초조해 져서 그런가 봐요....
힘내자... 

할 수 있다...

난 나야...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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