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 쯤 되니까 정신이 몽롱해지고 자꾸 뻘소리나 하고 싶네.. 답도 다 아는데... ...
저 좀 성격 특이합니다. 제가 보기엔 평범한데 많은 사람들이 보기엔 특이하답니다. 사람을 처음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마다 100이면 100 저한테 특이하다고 합니다. 독특하다거나, 특이하다거나. 아무튼 결론적으로 평범하다는 소리를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 들은 거 외에는 다 특이하답디다.
신기하다, 신선하다, 특이하다, 희한하다.
이런 수식어가 주렁주렁 붙어 있네요.
그러다보니 무섭습니다. 매일매일 신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 누군가가 '넌 독특한 게 아니라 이상한 것 같다' 이런 얘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납니다. '너도 어쩔 수 없는 그냥 여자네' 이런 소리 할까 봐 두렵습니다. '평범하네.' 이런 소리 들을까 봐 겁이 납니다. 사실 저는 제가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남이 그러는 건 너무나 무섭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신기하다'며 접근합니다. 그리고는 떠나갑니다. 그럴 때 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난, 특이한 것도 아니고, 독특한 것도 아니고, 어정쩡한, 그냥 좀 덜떨어진, 혹은 미숙한, 혹은 혹은 괴상한 사람인지도 몰라. 아니, 그냥 이상할 지도 몰라.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고통스럽습니다. 제 쪼대로, 저 생긴대로 살고 싶습니다. 그게 답입니다. 타협하고, 그러면서도 창의성을 잃지 않고 둥글게 사는 게 답입니다. 압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사는 모습이 그리 그르지도 않습니다. 예의를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개념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뭐가 똥이고 뭐가 된장인지 압니다. 말을 안 할 수는 없고 하게 되면 무조건 사람들이 특이하다고 합니다. 혹여,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특이하다'라고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더군요.
자기와 다르면 특이한 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많은 사람들과 달라야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게 됐습니다. 남들과는 다르게, 뭘 바라보든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해... 특이하다는 소리가 듣고 싶다.... 독특해야만 해....
웃기지도 않는다...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거나 기발한 생각을 해내지 못하면 몹시 아프고 힘들어요, 저 자신을 다 잃어버린 것처럼...
나도 그냥 사람인데... 먹고 싸고 자는 사람인데... 난 평범해. 평범해. 난 나야. 난 나야. 이렇게 생각해 보지만....... 정말 답도 다 아는데 나이를 먹을 만큼 먹다보니 초조해 져서 그런가 봐요....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