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사의 등장으로 마을은 무질서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예쁘든 밉든, 부자든 가난뱅이든, 젊든 늙었든 상관없이 여자들은 모두 옷감과 레이스, 리본, 단추, 재봉실, 평소에 꿈꿔온 디자인을 가지고 서로 경쟁을 벌였다. 뤄와 나는 여자들이 가봉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그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흥분과 조바심과 가슴 저 밑에서 터져나오는 거의 본능적이라 할 욕망에 질색하고 말았다. 그 어떤 정치제도나 경제적 압박도 여자들에게서 이 세상만큼이나 오래된, 아마도 모성애만큼이나 오래됐을, 옷을 잘 입고 싶은 욕망을 빼앗지는 못했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다이 시지에. p.168
---
70년대 중국 산골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임에도 생활이나 풍경에 대한 묘사들이 친숙하게 떠올라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가 궁금하네요.
출처 |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다이 시지에, <현대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