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참 기분좋은 여름 오후였다.
필요한 곳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선
유난히 사람들이 북적였다.
한 구석 자리잡고 앉아 지나가는 풍경을 눈으로 쫓고 있는데,
왠 할머니 한 분이
몸집만큼이나 커다란 봇짐을 가득 드시고는 힘드신듯 타시는게 아닌가.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해 드리니,
" 젊은 아가씨. 고맙수... "
하면서 미소를 지으신다.
아닌 칭찬에 무척 기분이 좋아져서 별말씀을요~ 하고 일어서서 가는데
왠 아저씨가 팔을 툭툭 건드신다.
" ? "
" 아가씨. "
무슨일인가 싶어 고개를 기울이고
" 네? "
...하고 반문하니.
" 아가씨가 착하구먼.
나 금방 내릴거니 여기 앉아요. "
" 앗. 아;;; 저 괜찮은데요. "
" 에이~ 뭘 그래. 그냥 앉아서 가요. ^_^ "
양보하고 다시 바로 앉아보기는 힘든 일인데.
그 분 덕분에 편하게 갈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버스에 연장자분이나 아이들...짐 많은 분들이 탈 때마다
유난히 서로 서로 자리를 양보해주는 놀라운 광경을 그 날 하루는 볼 수 있었다.
핸드폰 카메라로 그 장면을 찍고 싶었을 정도로.
몇 년전 일이지만 나에겐 아직도 기억에 인상깊게 남아있다.
그 때, 버스는 사랑들의 정으로 훈훈했던 것 같다...
굳이 소리내어 웃지 않아도 미소로 기억되는 광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