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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2363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kftndjqtd
추천 : 5
조회수 : 33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6/19 17:15:38
안녕 오유형들 누나들
맨날 눈팅만하다가 이렇게 글쓰긴 처음이네. 맨날 오유눈팅하면서 안생겨요만 주절거리다가
나도 글쓸만한 사건을 겪어서 한번 쓸테니 잘봐주길 바래.
나는 서울시 인근에 살고있는 24살 남자사람이야.
과거이야기부터 쭉 해볼게.
어머니가 21살때 속도위반으로 날 낳고 아버지랑 결혼해서 살았어. 아버지는
맨날 술에 도박에 찌들어서 우리집은 항상 힘들기만했어 어머니가 힘들어서 친척들한테
도와달라고해도 '망할거면 니들혼자 망해라'하면서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어
명절날 나랑 동생이랑 친척네를 가도 맨날 천덕꾸러기 신세였지.
어렸을때부터 그런걸 봐서 그런지 그런 대우가 나쁘다고는 생각 안했었어 그냥 그러려니
했었어. 집 보증금을 아버지가 맨날 날려먹어서 5살부터 13살때까지 이사를 11번을 다녔어
그래서 남들이 다 연락하는 초등학교친구들이 나한테는 없었어. 중학생이되고 이제 더이상 뺄
보증금도 없을만한데로 이사를 갔어. 그랬더니 이제 아버지가 사채를 하기 시작하셨어.
내가 중학생일때 그때 막 조폭마누라라는 영화가 나왔었지. 두사부일체도 나오고
조폭신드롬이 한창일때 멋있어 보일때 나는 그 조폭들이 너무 무서웠어
맨날 어머니 밤늦게까지 일하고 나랑 8살차이나는 남동생이랑 집에서 티비보고있으면
조폭들이 문두드리면서 아버지계시냐고 계속 문열어달라고 그랬어.
문도안열어주고 경찰부른다고 하니까 어머니 일하는데도 나타나고 내가다니는 학교에도 나타나서
내이름부르고 그랬어.
(영화 보면 막 조폭들이 다 떄려부수고 그러잖아? 그러지는 않았어 그냥 계속 남들다보는앞에서 빚이얼마고 어쩌고저쩌고 사람 피를 말리드라.)
중학생때 나도 머리가 커가면서 반항심도 생기고 집꼬라지가 너무 싫고 했는데 어머니는 묵묵히 일하고
내뒷바라지하고 동생 뒷바라지 해줬어. 그거하나 보면서 반항하고싶은마음 비뚤어지고싶은마음 다 접었어.
어쩃든 중3때 내인생의 전환기라고해야대는 사건이 하나터졌어.
아버지가 이모네 아파트보증금을 담보로 이모부이름으로대출을 받아버린거야.
(어떻게 왜 이모부가 대출을 해줬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쨋든 이모네집은 날아가게생겼고 난리가났지. 아버지는 매번 그렇듯이 또 사라지셨어)
원래 할인마트에서 카운터일하던 어머니는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기 시작했어. 이모네 돈 갚아줄려고
이모네 대출금이 7천만원 이었어. 어머니한테도 빚이 3천만원이 있었어.(이 3천만원은 아버지가 나 중학교1학년때 어머니이름으로 보증서서 낸 빚이야.)
정말 아들입장에서 너무 자존심에 상처 많이받고 너무 힘들었어. 죽고싶었어. 근데 그렇게 까지 해가면서
우리 먹여살리고 공부시킬려는 어머니 보면서 나도 꾹참았어 그때 갓초등학교입학한 내동생도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한건 아니야. 말썽안피우고 그냥 조용히 학교생활했고 어머니속도 안썩혔어.
그게 그당시엔 내가 할수있는 최선이었어. 정말 아버지를 죽여버리고 싶었어.
근데 어머니가 나한테 맨날 하던말이 있었어.
엄마는 웬수지만 너는 니아버지라고 너는 그러면 안된다고 아무리 미워도 아버지라고
어머니는 그렇게 당하면서도 이혼하지 않았어. 나랑 동생 편부모 안만들거라고 우리 결혼하면 그때
이혼할거라고 했었어.
미성년자때 나는 너무 무력했다? 진짜 할수있는 게 없었어. 하지도않았고 무력하고 나태하기만했어.
그렇게 지방대에 대충 수시써서 학교를 들어갔어.
내가 빠른년생이라 학번은 06이거든.. 어머니는 그 일을하면서 내뒷바라지를 계속 해줬어.
내가 학교를 그만두고싶고 대학가기싫었는데 날 어거지로 보냈어.
나도 학교다니면서 알바하면서 계속 학비를 보탰어. 안해본게 없는거 같아.
가서 대학교 2학년 마치고 군대가려는데 아버지가 또 사고를 칠려고 하드라고.
어머니한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 이제 이혼하라고 나 군대가면 아버지막을사람 아무도 없다고.
어머니는 계속 생각하시다가 결국 아버지랑 이혼했어. 이혼하면서 아버지는 나를가리키면서 어머니한테 그랬
지. 저새끼때문에 10년뒤에 너(어머니) 후회할거라고 두고보라고 나(아버지)나 저새끼나 똑같은 종자라고
1인분값도 못하는 쓰레기라고.. 나는 아무말도 반박을 못했지. 공부를잘한것도 특출난것도 재능도 아무것도
이뤄놓은게 없으니까. 결국 이혼을 했어.
나는 드디어 군대가기전에 마음을 놓을수 있었어.
근데 내가 08년 9월에 입대예정이었는데 8월초에 어머니가 친구들이랑 등산을 갔다가 절벽에서 떨어지셨어.
쇄골이 으스러지고 왼쪽 갈비뼈가 모조리 부서지는 사고가 났어. 정말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어.
우리집엔 초등학교6학년짜리 동생 하나 있었거든 근데 어머니는 당분간 거동을 못하게되신거야.
어머니 수술하고 치료하는동안 난 동생 학교보내고 병원가서 어머니 수발들고 군대가기전까지 계속
했어. 너무 무력하드라. 돈은 떨어져가는데 내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어.무능했고
아버지가 나를 가리키며 했던말이 계속 떠올랐어
그렇게 어머니 입원한채로 친구분께 부탁드리고 난 군대를 갔어.
근데 왠걸 군대가서 신교대에서 이번엔 내가 다쳐버린거야. 고관절에 염증이 심하게생겨서 계속 골반이
아팠지. 군대에서 아파본사람들은 알거야. 서럽고 동기들한테 미안하고.
정말 죽고싶었어. 아니 죽을려고 했어. 군대가면 소위 관심병사 있잖아? 아마 관심병사 취급을 그때 받았던
거 같아. 신교대를 그렇게 어정쩡하게 끝내고
( 훈련은 열외했는데 그때 우리소대 부소대장이 내가 내무생활 열심히한다고 책임지고 너 수료시켜준다고 그래서 가까스로 수료했어)
자대배치를 받았어. 주특기는 90미리 무반동총 화기중대였어
나름 메이커부대라 훈련도 계속하고 그랬는데 난 죽고싶다라는 생각 밖에 없었어 진짜.
어떻게하면 죽을수있을까 고민했었어. 근데 처음에 내 생활지도기록부보고 간부들이 날 관심병사로 봤나봐
계속 내옆에 누굴 붙이더라고 그러다가 죽지도 못하겠다 싶어서
관심병사에서 벗어나자 내가 열심히하면 웃으면서 열심히하면 아무도 날 관심병사로 안볼거야
라는 생각을하고 군생활을 미친듯이 하기시작했어. 선임이 어딜 청소하라고하면 핥아도될정도로 청소하고
훈련때도 이악물고 따라다녔지. 중간중간 텐트지코 밥타올때도 뛰어갔어.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었거든.
그렇게 군생활을 한두달 하니까
관심병사는 어느새 사라져있고 소위 A급 후임이 되있는거야. (포상휴가증 두개 받은거는 보너스)
정말 그땐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잘하는걸 찾은기분 이었어.
죽겠다는 생각은 온데간데 없고 군생활에 목숨 걸고 했었어.
그러다보니까 매달 꼬박꼬박 포상휴가 아니면 포상외박 나가고 전방에 올라가서는 분대장달고 표창받고
특급전사되고 병사로서 할수있는건 다했던거 같아. 그렇게 휴가를 쓰고도 말년에 휴가가 30일가량 남았었으
니까..( 왜 말뚝 안막았냐구 묻지는 말아줘. 나는 집을 비우면 안돼잖아)
그렇게 2010년 8월에 전역을 했어. 정말 하늘에 별도 따올수있을거 같은 자신감이 막 온몸을 휘감드라구
군대가서 살도 30키로빼고 몸도 보기좋게 만들구 진짜 못할게 없을거 같드라고.
(군대 아직 안간 오유남자사람동생들 군대가 나쁜곳은 아니다? 뭔가를 배울려고 마음먹고 얻어갈려고하면
많은걸 얻어갈수 있어)
그래서 전역하고 딱 일주일뒤에 용역사무소가서 일자리 구해서 노가다를 뛰러 갔어.
충청남도 아산까지 내려가서 거기 삼성전자하청업체에서 케이블풀링이라는 노가다를 뛰었어.
노가다라 그런지 월급은 많이들어오드라고. 그렇게 6개월 일하다가.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라고 자꾸
그러셔서 집에 올라왔지. 어머니는 치료받고나서 지금은 마트일 하구 계셔. 노가다뛰면서 꼬박꼬박 집에
돈 붙여주고 아버지가 나를 가리키며 한말이 자꾸멤돌아서 그걸 떨쳐낼려고 미친듯이 일했던거 같아.
그리구 지금 직장을 구해서 일을 다니고있어. 하는일이 영업이라 힘들지만 열심히 하다보니까
수입도 좋아지더라고. 그러던 3월말쯤에 어머니가 그 1억의 빚을 다 갚으셨어. 10년이 걸린거지.
어머니랑 나랑 술한잔하면서 엄청 울었어. 정말 기쁨의 눈물? 기쁘면서 후련하면서 그런감정이
막 표현을 못하겠다 진짜. 이해해줘 형,누나들 내가 글을 잘 못써.
영업하면서 수입이 올라가다보니까 얼마전에 차도 샀어 조그만차지만 열심히 그걸로 일하면서 돈벌거야.
주말이고뭐고 휴일도 반납해가면서 일하다보니까 이번달엔 월급이 400이 넘어가더라고
아버지가 날가리키면서 한말이 떠오르면서 막 눈물이 나는거야. 지금까지 막 참고 참고
살아가면서 받았던 서러움들이 한번에 올라오드라고 그날밤은 통장을 잡고 잠을 자질 못했어.
지금은 옛날과는 달리 밝게 살구있어. 빚도 다 갚고 (내가갚은건아니지만) 전세지만 어머니랑 동생이 편하게
사는 집두 있고 얼마전에는 여자친구도 생겼어. (원래는 이이야기를 쓸려고했는데 둘만의 꺠알같은 이야기 물어본사람이 없어서 안쓸래 ㅋㅋ)
지금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이제 올라갈 힘이 생긴거 같아. 내이야기 아무한테나 말을 못했는데 오유의 익명성을 잠깐 빌려서 이야기 할래. 누구한테는 속시원하게 털어놓고 싶었어.
지금도 사실 불안하긴한데 의욕있게 열정을가지고 밀어붙이면 안되는 일이 없는거 같아. 오유 형, 누나들
나보다 더 힘든사람들 많을텐데 내가 혼자 다힘든거인마냥 이야기해서 미안해.
근데 그냥 너무 이야기하고싶었어. 오유 형 누나들도 힘내서 살자.추천하면 애인도 생길꺼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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