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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서.
게시물ID : history_236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디오머리
추천 : 1
조회수 : 625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10/10 23:05:36
Deutsche_Kolonien.PNG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독일 제2제국 당시 해외 '식민지'를 포함한 최대 영토입니다.

아베 정권의 개소리가 날로 심해져가는 가운데,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비교하며 독일이 이래서 선진국이지! 하는 말이 많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독일의 과거사 반성 또한 매우 제한적입니다.

1. 독일의 식민지배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독일 또한 제국주의 열강에 포함되었던 나라입니다. 식민지를 가졌단 뜻이죠. 비록 그 크기가 영,프에 비해서 많이 작긴 하나, 엄연히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수탈했단 겁니다. 더군다나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아무런 연고도 없던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전쟁터에 내몰았지요.
Hererowars.jpg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헤레로 족과 독일군과의 전투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나미비아 학살입니다. 수많은 헤레로 족이 전투와 일종의 포로 수용소로 학살당했고, 종전 후 독일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학살을 당한 주체인 헤레로족이 아닌 국가에, 그것도 '경제원조' 라는 명목으로 돈을 주었다고 하네요.

아프리카에서의 학살이 비단 헤레로 족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만 명이 희생된 사건으로 기록된 것으로는 나미비아에서의 학살이 가장 큰 사건이었고, 다른 국가에서 있었던 강압적인 통치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사과나 큰 배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지는 모르겠지만, 2015년 7월 독일 정부와 의회가 공식적으로 학살을 인정했다는 것. 그러나 전쟁이 1904년에 끝났다는 것을 감안할 때,
무려 100년이 넘게 걸린 셈입니다...

2. 전후 독일인들의 인식.

독일국방군.jpg
세계 대전이나 혹은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시라면 아마 이 책을 읽어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간단히 설명해 드리자면,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정규군으로서 '독일 국방군(Wehrmacht)'을 가지고 있었고, 다들 잘 알고 있을 나치당의 사병조직 'SS무장친위대(Waffen SS)'가 있었습니다. 특히, 무장친위대는 민간인 및 포로의 잔인한 학살로 유명했습니다.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로 이름높았던 자들도 친위대 고위 인사들이 많이 포진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전후 이스라엘 및 연합국들은 ss친위대 출신 인물들을 이 잡듯 잡아 재판에 넘기거나 죽였죠. (대표적인 인물이 아이히만 입니다. 모사드에 잡힌 일화는 유명하지요.) 21세기에 들어서도 ss 출신자들을 지속적으로 잡아내 색출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무장친위대의 학살이 아닙니다. 대다수의 평범한 독일 남성들이 징병되어 끌려갔던, 독일 국방군이지요.
전후 독일 국방군, 즉 아버지 세대들은 '우린 히틀러에게 이용당했을 뿐이다. 우린 학살 따위 하지 않았다.' 라며 민간인 학살의 책임을 무장친위대로 돌렸습니다. 마치 일본의 종전 후 '우린 군부에 이용당했을 뿐이다. 우린 죄가 없다' 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지요.

20세기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정규군인 독일 국방군은 학살에 별로 가담하지 않았고, 가담했더라도 극소수라고 믿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가해자들의 고백으로 국방군, 즉 '평범한 독일 시민들' 또한 학살과 폭력에 가담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됩니다.
국방군이 학살에 동조한 사진 자료 등이 전시되었을 때, 독일 사회에 던져진 충격은 엄청났습니다. 우파 정당과 시민 단체들은 자신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전쟁 범죄자가 아니라고 극구 부정했고, 전시물이 공공연히 훼손되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 짧게 말하자면 '나치에겐 죄가 있어도 우리에게 죄는 없다' 라는 인식이 비교적 최근까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현재 독일은 '모범생 국가'로서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엔 여전히 고통받았던 희생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독일은 일본에 비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게 배상과 사과를 하고 그 교육 또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사 인정이라는 면에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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