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는 고속도로 한복판, 미드나잇 고속버스 안이란 말입니다. "못 참겠어?" 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하기사, 사귄지 일주일도 안 된 남자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다는 자체가 오죽 급했으면 그렇겠습니까마는. "저기, 아저씨" 나는 조심조심 운전기사 아저씨 곁으로 다가가 속삭이며 말했습니다. "저기, 화장실이 급해서 그런데, 휴게소 멀었어요?" 그러자 아저씨는 "휴게소? 20분은 더 가야되는데. 급해?". 좆나 큰 목소리로. 씨발새끼. 벌써 자던 사람 몇몇은 깼습니다. 아무래도 20분은 무리다 싶어서 저는 "그럼, 갓길에 잠깐만 세워주실 수 있나요?". 아저씨발새끼는 또다시 큰 목소리로 "허허, 어지간히도 급한 모양이네"하며 곧 차를 갓길에 세웠습니다. 신영이는 곧 차에서 내려 갓길로 내려온 후 가드레일을 넘어 옆 풀숲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았습니다. 제가 망을 보아주었구요. 하지만 사람들이 신영이가 쌌다고 생각하면 신영이가 얼마나 무안할까, 하는 생각에 버스를 타며 제가 덮어쓰려고 일부러 중간톤의 목소리로 "아, 시원하다"하며 배를 문지르며 버스에 올라탔습 니다. 하지만 제 연기의 헛점을 간파한 기사 아저씨는 "허허, 거 학생 남자는 그래야지"하며 저를 칭찬해주셨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조금 뿌듯했습니다. 근데 그러면 뭐합니까 씨발. "오빠가 차가 없으니까 내가 그런 개쪽을 당했잖아" 라며 그녀에게 차인 것을. 씨발 똥녀. 여튼 여러분, 남자는 자동차에요. -리라하우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