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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236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엄마..쟤토해★
추천 : 259
조회수 : 5996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8/06/29 23:43:22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6/29 14:32:50
아버지는 제가 집회 나가는 걸 싫어하십니다.
저저번주 집회를 마지막으로 안 나가기로 했는데... 도저히 안 나갈 수 없더군요.
그래서 친구들과 술 마시러 간다고 하고 집회 참가 했다가
집에 올 때 술 마셔서 얼굴 벌겋게 하곤 했었습니다.
말이 빗나갔네요.
여튼 일 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아버지더군요.
아버지 : "너 어제 늦게 들어온 이유가 집회냐?"
순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거짓말을 하기 싫어서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본인 : "네, 갔다 왔습니다."
아버지 : "@%*#(#%^(#%*^#*@!*&&!@#*@!(@$#(%... 빨갱이 새끼야!"
(대화 중)
아버지 : "그럼 넌 집회에 왜 나가는거냐."
본인 : "아버지도 인터넷에서 보셨겠지만 미국산 광우병 걸린 소를 먹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아버지 : "(갑자기) 1년에 소고기 몇 번 먹는다고!!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애국자였냐!"
순간 눈물이 나올 뻔 했습니다.
허허허.
앞으로 집회에 나가지 않을 거라면 오늘 퇴근하는 즉시 30분 이내로 집에 들어오고
앞으로 집회에 계속 참석할 거라면 앞으로 집에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최후통첩이겠죠.
이 좌파 빨갱이 아들의 집회 참여를 끊을 수 있는 최대의 조건.
집.
안 들어갈 겁니다.
저번에도 관련해서 말을 시작했는데 그 때도 언성 높이시면서
'집회 참가보다 일 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다.'
이러시더군요.
맞아요, 아버지. 충분히 맞는 말입니다.
그럼 말이죠.
잘못된 세상 속에서 계속 보이지 않고 알 수도 없는 대상을 향하여 푸념만 하고 있으실거예요?
저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을 겁니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살거라고요.
언제부터 정의를 말하면 손가락질 받고 욕 먹는 세상이 온 건가요.
정의를 말하는 게 죄인가요.
슬퍼요.
정말 슬픕니다.
집에 안 들어가렵니다.
좌파 빨갱이를 싫어하시는 아버지인데 저 같은 아들놈이 집에 가면 기분 안 좋으실테니까요.
오늘은 어디서 밤을 지내야할지 걱정이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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