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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자 소설.. 호밀빵의 파수꾼 외
게시물ID : readers_237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PE
추천 : 3
조회수 : 55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1/22 22: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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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트위터 해보다가 140자 소설이란 걸 발견해서 한 번 써봤습니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패러디 해보려다 결과적으로는 손가는 대로의 글이 나와버렸네요. 시인은 브레히트 좋아합니다. (* 호밀죽의 파수꾼에서 벽돌가루와 흙을 넣은 죽을 운운한 건 역사적으로 있던 사건에서 따왔습니다. 마르크스의 <자본> 1권 주석을 보면 19세기 영국 노동자들이 받는 저임금에 걸맞는 빵을 공급하려 제빵업자들이 벽돌가루 넣어 양을 불린 빵을 팔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현재에도 아이티의 진흙쿠기같은 것이 있습니다.)


1 호밀빵의 파수꾼. 내가 준 빵을 먹지마. 그러면 내일 두 개 줄게. 선생은 그렇게 말하고 교실을 나갔다. 몇몇 아이들만 빵을 먹었다. 다음날 모든 호밀빵은 어제 빵을 먹고 힘을 기른 아이들이 차지했다. 남은 아이들은 탄식하며 부스러기를 주워 먹었다.

2 호밀밥의 파수꾼. 선생님 저희는 밥도 먹고 싶어요. 밥은 빵부스러기를 고되게 주워 먹은 노동자들의 몫이란다. 저희도 허리를 굽혀가며 부스러기를 먹었는 걸요. 잘했구나. 노동자들의 밥을 나눠 먹으렴. 호밀밥은 한 톨도 남기지 않고 그들의 몫이 되었다.

3 호밀떡의 파수꾼. 선생님 빵도 밥도 먹고 나니 떡도 먹고 싶어요. 그러면 노동자들은 무얼 먹고 사니? 그들은 호밀빵을 굽는 향기와 호밀밥의 윤기있는 모습을 이미 보았어요. 그러니 호밀떡의 맛을 상상만 해도 배가 부를 거예요. 그렇구나 다 먹어 치우렴.

4 호밀죽의 파수꾼. 선생님 빵도 밥도 떡도 이제는 질려서 남아돌아요. 그래 남은 음식은 누구의 몫이니? 남다뇨? 호밀죽을 쑤워서 소를 기를꺼에요. 소가 못 핥아먹은 탄 찌꺼기를 물과 벽돌가루와 흙을 넣어 양을 불려 노동자들에게 줄래요. 얼마든지 그러렴.
출처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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