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일주일 전 와이프가 지하철 역전에서 분실했던 핸드폰 가져간 사람, 드디어 신상 확보됐다고.
그래서 내일 피의자(점유이탈물횡령죄 충분히 성립되니 일단 피의자라고 하죠) 호출해서 조사하는데 피해자측도
나오시면 좋겠다고 해서 와이프랑 다녀올 생각입니다.
아주 최신폰도 아니고(G pro2), 과거 이런 작은 사건은 대충 '노력했지만 더이상 진전은 어렵습니다"로 끝맺으려는
경찰을 여럿 경험했기에 거의 포기하고 있엇지만, 신기하게도 추적되었다니 너무 신기하고, 그래서 일단 사이다병뚜껑은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쁜 강력계 분이 cctv 분석하고, 핸드폰 습득자 특정해서, 마침 피의자가 지하철에서 신용카드 결제한 정황이 있어 검찰에 협조구해서
잡아내기까지 했으니 너무나 고맙고 시원하지 않을 수 없구요.
근데 말이죠. 막상 잡았다니까 이제는 어떻게 하는게사이다를 제대로 터뜨리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와이프와 머리를 쥐어짜낸 시나리오는 대게 다음과 같습니다.
1. 점유이탈물횡령죄의 경우 절도죄보다는 처벌이 현저히 약하고, 게다가 초범인 경우
(피의자가 여자라는것만 들었을 뿐 초범인지 어떤지는 아직 모릅니다) 기소유예로 끝나기 쉽고, 처벌받더라도 벌금 몇 십이라니까
이쪽에서도 그냥 빠른 해결에만 주안점을 둬서 적절한 합의금 받고 끝내주는 방법(중고폰 가격에 위자료 좀 더할 수 있다니까 대략 20~30만원 쯤?)
2. 핸드폰 분실 후 두 시간동안 신호가 가는데도 안받고, 최소한 애들 사진있는 메모리만이라도 돌려줄 수 없냐는 문자도 쌩까서 마음고생하게 한
못된 죄질을 고려해서 처벌결과가 어떻게 되든, 일단 마음고생이라도 좀 해봐라식으로 형사절차 진행되게 만들어 수고하신 경찰분 실적이라도
올려드리게 만드는 방법,
3. (좀 못된 생각인 지 모르지만) 일단 적절한 합의금보다는 두 세 배쯤 좀 더 쎄게 불러서 정말 주면 좋고, 못주겠다 배째라 나오면 그 때
그냥 2번으로 돌리는 방법.
우리 부부 머리에서는 이렇게 세 가지만 나오네요.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시원한 사이다가 될까요?
아님 위의 세 가지 방법 외에 더 시원한 시나리오도 혹시 있을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