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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솔플하는 현업 기획자가 풀어보는 쬐끔 구체적인 게임 기획 이야기
게시물ID : gametalk_2374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튜스데이
추천 : 12
조회수 : 847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1/30 20:37:23

안녕하세요! 현업4년차인 쪼렙 모바일 게임 기획자입니다.

작은 회사에서 열심히 게임을 만들고 있고, 아직 가난하죠.(ㅎㅎ)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을 정도로 능력 있는 기획자인가 하는 의구심은 있습니다만,

게임 기획자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느냐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 들이 계시는 것 같아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적어보려고 합니다.

 

============(다 적고 난 후...)===========================

적다 보니 겁나 길어졌네요.. 이렇게 길면 너무 질리실텐데….ㅠㅠ

그래도 나누어 올리는 건 뭔가 비겁하게 느껴져서 모조리 다 올려봅니다.

단 몇 명 뿐일지라도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

==================================================

 

다른 글에서 보셨듯, 게임 기획자도 많은 분류가 있습니다만, 그건 사람 많은 대기업에서나 되는 일이고,

저희처럼 작은 회사의 기획자는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냥 다 하는거죠. ㅎㅎ

 

현재 저희 회사에 단 하나뿐인 기획자인(ㅠㅠ) 제가 맡고 있는 기획 업무는 다양합니다.

덕분에 빡세게 일을 하고 있지만, 게임의 전 과정을 홀로 기획해 볼 수 있다는 장정(..인가? ㄷㄷ)도 있죠.

지금부터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업무들에 대해 약간만 구체적으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1. 게임 컨셉

구동 디바이스(PC? 스마트폰?), 장르, 그래픽 풍, 기본적인 시스템 컨셉,, 조작 방식, 재미 요소 판단,

간략한 유료화 모델, 상품성 유무(이 게임이 팔릴 것인가에 대한 판단) 간략한 세계관 등등

, 어떤 게임을 만들까. 그게 왜 재미 있냐. 그걸 왜 만드냐. 등을 제시하는 작업이죠.

 

개인적인 일 하는 방식입니다만, 이 단계에서는 최대한 많은 팀원들의 의견을 듣는 편입니다.

 

모두에게 : 대략 이런 저런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요?

개발자에게 : 요런 스타일로 이런 시점에서 움직이고 쏘고 하는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데 가능할까요?

디자인팀에 : 요런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래픽 풍은 이렇게 할까 생각 중인데 어떠세요?

 

이런 식으로 모두에게 물어봅니다.

 

사실 신입 시절, 또는 아직 기획자 취업 준비중인 분들이 많이들 빠지는 함정이(= 그 시절 제가 빠졌던 함정이 ㅠㅠ)

만들 수 없는 컨셉 기획인 것 같습니다.

현재 회사의 역량 또는 개발비 또는 개발 일정 상 만들 수 없는 초대작을

혼자서 열심히 컨셉을 잡아봐야 헛일이라는 거죠. 현 상황에서 구현 불가 크리 뜨면 다 백지화니까요ㅎㅎ

 

우선 개발자가 제작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디자인 팀에 문의하여 전반적인 그래픽 스타일을 잡고,

각각 개발 기간은 얼마쯤 걸릴지 또 물어보고 논의하여 개발 기간을 예측, 최종 컨셉 기획서를 만듭니다.

 

이 기간에 되도록이면 다들 재미있어 할만한 게임 장르나 플레이 스타일로 정하는 것도 중요하게 봐용.

게임을 만드는 것은 팀워크가 OP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팀원이 완벽하게 게임 취향이 일치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모두와 합의점을 찾아가는 거죠.

그 편이 모두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사실 조금 더 객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기획자라고 해서 멋대로 자신의 컨셉을 강요하고 밀어 붙이는 것은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사실 그런 불도쟈 형 기획자를 더 선호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저런 식의 의견 반영은 기획자의 일을 남에게 조금씩 떠넘기는 거라고도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 명심합시다. 의견을 듣는 것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판단하고 컨셉을 작성하는 것은 기획자라는 것!

(그리고 그걸 만들지 결정하는 것은 개발비를 내주시는 사장님이라는 것! ㅎㅎ)

 

2. 구체적 컨셉 및 일정 확립

어떤 게임을 만들자는 컨셉이 통과됐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지 설정합니다.

구체적인 세계관을 설정하고(얘들은 왜 이러고 있나, 스토리에 따른 캐릭터 설정은? 등등..)

어떤 스타일의 그래픽 풍으로 갈지(캐릭터는 SD 인가 8등신인가, 색 톤은 파스텔 풍?, UI 스타일은?)

어떤 시스템들이 들어가고, 캐릭터나 아이템 등의 리소스는 대략 몇 개나 들어가는지 등등..

모든 개발에 필요한 내용을 파악하여 목록을 작성하고 구체적 일정을 수립합니다.

물론 기획자인 저는 개발이나 그래픽 일정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가 없으니 직접 물어봅니다.

그리고 허용된 마감 일정 속에서 도저히 구현이 안 될 것 같다는 부분은 잘라 내는 거죠. ㅠㅠ

이 때 빠진 부분 중, 꼭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이후 업데이트 항목에 넣어둡니다.

대략적으로 오픈 후 언제쯤 업데이트 한다는 임시 일정이 만들어집니다.

뭐 그 전에 게임이 망한다면 다 없던 일로 되는 거지만 그래도 일단 문서는 만들어 놓아요. ㅠㅠ

아무튼 중요한 건 우리가 이 게임에 들여야 할 리소스(시간과 돈과 인력)은 한계가 있고,

거기에 맞춰 어떻게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프로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재미있는 게임이란 좀 중의적인 표현이죠. ㅎㅎ

.. 수익성과 재미를 고려합니다. 제 월급이 거기서 나올 것이고, 재미있어야 잘 팔릴 테니까요. ㅠㅠ

 

3. 시스템 기획

모두가 즐겨 하시고 잘 알고 계시는 RPG 장르를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RPG의 꽃은 전투죠? 내가 한대 퍽 치면 적이 억 하고 죽어나가는 그런걸 기획한다고 가정합시다.

전투를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기본적인 공식이 필요합니다.

 

[공격력] – [방어력] = 최종 데미지

 

이런 식으로 게임 공략 사이트에 가 보면 얼마든지 나오는 공식이 필요하죠. 그런 걸 만드는 일입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실은 저 안에 이런 저런 공식이 추가로 들어가게 됩니다.

 

[공격력] = (([캐릭터 힘 스텟] + [장비 힘 스텟]) X 공격력 배율 + 무기 데미지) X 패시브 스킬 뎀증% ETC..

 

뭐 이런 식으로 게임을 관통하는 기본 틀인 공식과 그 공식에 대한 설명을 문서화 하게 됩니다.

 

이렇게 게임에 들어가는 각종 시스템(전투 시스템, 보상 시스템, 퀘스트 시스템 등등.. 뭐 많죠.)들을

하나하나 문서화 해서 나중에 개발자 분들이 구현하시기 편하도록 해드리는 것이 시스템 기획입니다.

창작 의욕이 마구 솟구치지 않으세요?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ㅎㅎ)

 

더불어 게임의 흐름(컨텐츠가 뭐뭐 있고, 각 컨텐츠 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 되는지 등),

재화의 흐름(어디서 어떻게 재화를 얻고, 무엇에 사용할 수 있는지 등)

상품군(뭘 어떻게 팔거고, 어떻게 돈을 벌어서 우리의 월급을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것들)

또한 이 단계에서 결정합니다.

 

4. 테이블 작성

위에 이미 전투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했으니 이 것도 맞춰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전투가 어떤 공식으로 진행되는가에 대한 시스템이 완료가 되었다면

우리는 이미 캐릭터와 장비에 들어갈 능력치 포인트도 시스템으로 결정이 되어있을 겁니다.

또한 장비가 있다면 세트 아이템도 있는지, 노멀 / 레어 등의 등급으로 나뉘는지, 어떻게 얻는지 등이

이미 시스템 문서에 모두 작성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니 이제 뭐 뭐가 있는지 정해봅니다.

 

테이블 작성은 한마디로 시스템 문서에 나와있는 것들 중,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 모든 것들을 모조리

다 만들어내시면 되는 겁니다. RPG의 장비를 예로 들면, 능력치 포인트와 데미지 공식에 따라서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아이템(무기, 방어구, 악세서리, 등등..)..

 

이름 / 데미지 / 옵션(스텟, 특수옵션 등등..) / 이미지 컨셉 / 장비에 따른 모션 / 대표 아이콘 / 등급

 / 레벨 제한 / 리소스 이름 / 구매 및 판매 가격 / 상점 판매 유무 / 암튼 시스템 문서에 있는 거 다..

 

모든 정보를 기획하고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역시 개발자 분들이 바로 바로 끌어다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좋아요. 저는 개발자 분과 상의 끝에

제가 보기 편한 기획 문서용 테이블과 개발자 분들이 쓰기 좋은 개발용 테이블을 따로 만드는 편입니다.

 

위의 아이템 테이블을 바탕으로 어떻게 아이템을 얻는지에 대해서도 테이블을 만들어야겠죠?

몬스터를 죽여서 얻는다면 우선 모든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담은 테이블을 만든 후, 각 몬스터에 따라서

어떤 종류의 아이템 / 재화를 어떤 확률로 어떤 범위에서 뱉어내는지에 대한 테이블을 만들면 되요. ^^

 

이런 식으로 모든 시스템에 관련된 테이블을 만드시면 됩니다.

전투 뿐만 아니라 각종 사운드(BGM, EF), 이펙트 리소스 등도 모두 테이블화 하는 경우가 많아요 ^^

 

5. UI 컨셉 디자인

시스템과 테이블이 완료되었으면 그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설명서가 있어야겠지요?

UI 디자인이란 여러분이 보시는 게임 화면에서의 각종 버튼(메뉴, 팝업 등)이 어떻게 배치되고, 각종

표시해야 할 정보들(캐릭터 스텟, 인벤토리, 상점 등)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표시되며,

어떤 버튼을 누르면 어떤 페이지가 뜨는지 등에 대한 흐름을 모두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신다면 직접 그려서 버튼의 디자인까지 하실 수 있으니 더욱 구체적인 문서가 나오지만,

저 같은 손고자는 주로 PPT를 활용해 간단한 도형으로 프레임을 만드는 정도로 작성합니다.

각 프레임과 버튼과 정보 등을 게임을 돌릴 기기와 입력 방식(키보드냐, 마우스냐, 게임패드냐, 터치냐)

고려하여 배치하고, 각각의 버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게임에 들어가는 모든 버튼과 팝업과 정보 표시 등등이 모두 고려되고 파악되어야 합니다.

팝업 창이 나올 때 또는 버튼이 눌릴 때, 페이지를 이동할 때 등의 상황에서 각각의 애니메이션 방식과,

(예를 들면 팝업 창이 뜰 때 화면 위에서 아래로 사슬에 달린 표지판이 내려오듯 철렁 한다거나..)

강화나 뽑기 등에서 나오는 연출 화면 또한 어떻게 돌아갈지 방식과 컨셉 또한 전달해야 합니다.

 

유저가 얼마나 편하고 직관적으로 게임의 플레이 방식을 알 수 있게 하느냐는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6. 레벨링과 밸런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레벨링은 분배, 밸런스는 균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RPG 로 따지면 각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퀘스트는 몇 레벨에 어떤 보상을 가지고 어느 지역에서

등장하는지, 각 지역은 몇 레벨쯤 도착하며 그 레벨에는 어떤 몬스터를 잡는지, 퀘스트의 진행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플레이어가 언제쯤 어떤 수준의 장비를 획득할지 등을 정하는 것이 레벨링이라면,

 

저 위의 모든 것들과 테이블 상의 모든 정보들이 적절한 수치로 게임 흐름에 맞도록 잘 배분되었는지

검토하는 작업이 밸런스입니다. 예를 들어 30레벨 퀘스트를 깨러 갔는데 그 당시 착용할 수 있는 장비와

캐릭터의 능력치로는 도저히 클리어 할 수 없거나, 너무 쉽게 클리어 되는 상황을 방지해서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이죠.

 

물론 위의 시스템 작업과 테이블 작업에서도 대략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1차적인 밸런스를 맞추며

작성하는 편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직접 플레이 해보면 .. 이거 무리구나.”, “어라이게 왜 벌써..”

이런 식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조정을 거치게 되죠.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테스트 하고 평균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큰 회사들에는 QA 팀이 있어

버그 테스트와 함께 밸런스 테스트도 진행을 해주고 있지요. 정말 부럽습니다.. ㅠㅠ

인원이 없는 회사는 역시나 개발진에서 직접 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죽어라 플레이 해보는 거죠.ㅎㅎ

 

게임 플로우와 경제 플로우 등의 밸런스도 마찬가지로 최초 기획 시 1차적인 밸런스를 마쳐 놓지만, 막상

플레이 해보면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조정해 봅니다.

 

뭐 그래 봤자 유저들에게 욕을 안 먹는 경우는 별로 없지요밸런스는 계속해서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죠.

스타크래프트 1을 생각해 보셔요.. 출시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밸런스는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ㅎㅎ

 

7. 기타

뭐든지 컨셉이 없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습니다. 뭐 뭐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문서가 있어야죠.

사운드 기획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우리 게임에 사운드가 뭐 뭐 들어갈지에 대한 정리입니다.

아주 사소한 사운드까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각 스테이지(또는 지역) BGM, 무기 종류에 따른 사운드, 스킬에 따른 사운드, 이동 사운드, 피격 사운드,

버튼 누르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빵 먹는 소리, 아이템 수리 소리 등등

 

모조리 다 뒤져서 사운드가 들어갈 곳을 빠짐 없이 찾아내 목록을 만듭니다.

목록에는 사운드 파일의 이름, 각 사운드의 컨셉 설명 등을 가능한 상세하게 적어서 보내요.

그리고 사운드를 만드는 담당자 또는 외주 스튜디오에 보내는 거죠.

 

이 때 어떤 사운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을 충분히 어필해야 되도록 수정 없이 작업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사운드 작업은 가장 마지막에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운드가 들어가야 할 부분마다

동영상으로 찍어 편집하고 해당 부분에 어떤 소리가 나야 하는지 주저리 주저리 써 놓는 편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매우 곤란한 것이, 어떤 사운드라고 상세하게 설명하여 원하는 느낌을 뽑아내야 하는데,

여기서 항상 디자이너분들이 격노하시는 그 부분이 등장하게 됩니다. ㅠㅠ

 

[확인 버튼 클릭음 : 뾱 하는 느낌으로 말랑한 느낌의 버튼이 눌리는 귀여운 소리(동영상 참조)]

 

….제가 직접 사운드를 제작할 재주가 없는 이상 이렇게 밖에 설명 드릴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제죠ㅠㅠ

사실 사운드를 직접 만들 거면 이런 문서를 전달할 필요도 없겠지만요ㅎㅎ

그래서 이 부분에서 저는 사운드 담당자에게 커피를 사는 편입니다.(……)

 

장면을 보시고 최대한 상세하게 느낌 설명 드릴 테니 삘 오시는 대로 잘 좀 부탁드립니다. ㅠㅠ

 

울며 매달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모자란 실력 탓에 보잘것없는 문서를 받으신 개발진 분들의 한숨을

향기로운 커피와 입 속의 꿀 같은 살랑거림과 모든 요구를 들어드릴 듯한 공손함으로 달래드립니다.ㅎㅎ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담당자 분이 요런 부분이 좀 더 상세하게 있으면 좋겠다.” 라는 요구를

하실지도 모릅니다. 즉시 요런 방식으로 작성해 드리면 충분할지, 어떻게 작성하면 좋으실지 여쭈어보고

그렇게 문서를 보강하여 드리도록 합시다. 퀄리티는 실력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팀워크 OP! 아시죠? ^^

 

8. 홍보 및 이벤트 및 운영 계획

게임을 만들었으면 어떻게 팔지, 어떻게 알릴지, 언제 추가 컨텐츠가 들어가야 할지 결정해야겠지요?

그래서 그 계획을 작성합니다.

 

솔직히 홍보 방법은 쪼렙 기획자인 저에게 너무 큰 짐입니다만, 그래도 사장님과 힘을 합쳐 이곳 저곳

리서치를 진행해 봅니다. 어디에 광고를 띄우더라.. 요새 사전등록이 핫하더라.. 뭐 이런 것 들이죠.

 

운영 방식과 이벤트 방식 역시 다른 게임들의 방식을 리서치 해서 정리하고, 뭔가 새로운 이벤트를 하고

싶다면 그 것도 방식과 상품 목록 등을 정리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기획서를 작성합니다.

 

업데이트 계획은 사실 무엇을 업데이트 할지 이미 컨셉 기획 단계에서 어느 정도는 잡혀있습니다만,

이제 구체적으로 어떤 컨텐츠를 언제쯤 업데이트 할지 계획을 수립합니다. 업데이트 컨텐츠에 대한

기획서를 위와 같이 작성하고, 개발팀과 디자인팀의 작업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물어보고 산출하여

언제 업데이트를 할지 결정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일정을 맞춰 일 해 보는거죠보통 안 되지만ㅠㅠ

 

아주 구체적으로 적지는 못했습니다만, 대략 이런 식으로 게임 기획이 진행되게 됩니다.

사실 위 내용은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이고, 실제로는 일정은 없는데 당장 문서는 필요하니,

하나의 시스템 문서를 일단 빠르게 개발자가 볼 수 있도록 넘겨놓고(쪽 대본 같은거죠..ㅠㅠ)

개발자님께서 시스템을 검토하고 개발 진행 ㅇㅋ 떨어지면 바로 시스템에 맞는 테이블 방식을 의논,

개발에서 시스템을 구현하는 사이에 최대한 빨리 테이블을 작성해 넘겨 놓고 밸런스는 이후에 잡는..

뭐 그런 상황이 대부분이죠ㅠㅠ 특히 추가 컨텐츠가 있을 때 더더욱 그렇죠 ㅎㅎ

 

위의 모든 것들을 진행할 때 항상 유의해야 할 일은 각 팀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시스템 문서를 하나 짜더라도 이게 구현이 가능한지 여부를 항상 고려해야 하고,

아무리 아이템을 많이 기획하더라도 실제 리소스를 만드는 속도와 마감 일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간략한 개요부터 전달해 의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시스템 문서 전달 후 테이블을 작성할 때는 어느 정도 틀을 잡아놓은 후, 내용을 모두 작성 전에

간단하게 샘플로 작성 후 개발자님께 이렇게 하면 될지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항상 물어본 후,

서로가 편하고 원하는 방식을 찾은 다음 테이블을 작성하는 편입니다.

 

그래픽 팀과도 역시 어떤 스타일로 만들지, 이런 오브젝트의 배치가 좋은지 의견을 물어봅니다.

사실 기획자에 비하면 당연히 그래픽 팀이 훨씬 전문가죠. 어떻게 색을 쓰면 예쁠지, 어떤 모양이 좋은지,

이런 스타일의 게임에서는 어떤 분위기의 몬스터가 / 맵이 / 이펙트가 좋은지 훨씬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단 목록과 컨셉을 짜 놓은 후에는 진행 전에 그래픽 담당자와 이야기 하고 의견을 듣습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개발팀에 강요된 작업이 아닌,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게임이기에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또한 전달된 기획 문서에 더 보강해야 할 내용은 없는지도 계속 의견을 물으며 진행하면 이후에는 더욱

빠르게 맞춰 나갈 수 있게 되고, 개발 효율이 결국 상승하게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획자에게 컨셉 원화를 내놓으라거나, 그려달라거나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저는 손이 고자니까요. 제 그림은 혼란만 줄 뿐입니다.(ㅠㅠ)

차라리 다른 게임에서의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 샘플로 드리는 방식이 될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프로 게임 기획자(월급 받고 일 하니까요 ㅎㅎ)는 위와 같이 대체로 회사와 팀이 만들고

싶은 게임의 맵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소위 입 터는 직업인거죠 ㅎㅎ

 

게임을 개발 시 모든 필요 사항을 미리 결정하고 문서화 하여 개발팀의 구현화를 죽어라 서포트 한다.

 

그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입니다. 사실 간단한 일은 아니라고 자부심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

 

0. 앞으로 게임 기획자를 선택하실 분과 나 자신에게(??)

나만의 독창적인 게임, 진짜 재미있는 게임, 지금의 양산형 게임들과 차별화된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거나,

프로그램도 배우기 싫고 그림도 못 그리지만 어떻게든 게임을 만들고 싶다. 그런 분들의 선택은 역시

게임 기획자 밖에 없지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게임 기획도 사실 그리 쉬운 길은 아닙니다.

 

저는 지금 플레이 스토어에 나오는 대부분의 상위 게임들을 모두 어느 정도 플레이 하고 있습니다.

사전 등록이 올라오면 모조리 합니다.(뭔가 보상을 주니까 테스트 하기 훨씬 좋거든요..ㅎㅎ)

또한 모든 게임을 직접 끝까지 플레이 해볼 시간은 없으니 공략 글도 계속해서 읽어둡니다.

요새 유행하는 수익 모델에 대해서도 미리미리 파악해둡니다.

뭔가 재미있는 시스템이 나오면 분석하여 어떻게 이렇게 돌아가게 만들었는지 정리해둡니다.

 

, 프로그래머가 새 언어들을 연구하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새로운 방식의 툴을 연구하듯, 기획자도

끊임없이 연구와 공부를 일상 속에서 계속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겁니다. 스쳐 지나가는 영감 같은 건

공짜로는 획득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연구 시간을 먹여줘야 간혹 짠 하고 나타나는거죠 ㅎㅎ

 

그러나 그렇게 연구와 노력을 바친다고 해서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만들고 싶은 게임보다 만들어야 할 게임들이 생기는 것이 이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그건 당연한 겁니다. 우리는 월급을 받고 일해주는 프로 기획자니까요.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는 건 기획자인데 사장은 뭘 알지도 못하면서..

뭐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요새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에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제 돈으로 회사를 차리고 기획자를 뽑았는데,

그 기획자님이 본인 만들고 싶은 게임 만들겠다고 고집을 피운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정작 개발비는 내 통장에서 나가는데기획자 말 듣자고 제 회사에서 제 게임을 못 만들게 되나요..ㄷㄷ

 

또한 기획자가 만들고 싶은 게임만 만들면 99% 대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아이템을 왜 회사에 주나요.

직접 만들어서 그 대박 수익금을 내가 가질 수 있도록 어떻게든 회사를 차리셔야지

 

솔직히 게임이 망해서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건 개발비를 댄 사장님입니다.(확실하게 손해를 보시죠)

기획자가 책임 져 봤자 자리 내 놓고 나가는 것 밖에 더 있나요어차피 월급은 다 받았는데ㄷㄷ

사장 돈으로 월급 받으면서 내 고집만 세워봐야 소용 없습니다. 어찌 보면 비겁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고집 피울 정도로 대박 아이템이라면 직접 리스크를 안고 만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진심)

 

또한 내가 만든 게임이 대박났는데 사장만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

물론 도의적인 문제는 있습니디만 그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를 진 건 사장이니까요.

우리는 이 게임에 돈을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고용된 일꾼이죠. 그냥 흙 퍼 나르는 사람입니다.

그냥 챙겨주시면 고맙고, 안 챙겨주시면 졸라 치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뿐이죠.(ㅎㅎㅎ)

 

그래서 결국 실제로는 팀에 하달된 게임 컨셉을 어떻게든 재미있고 수익성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 보자.

그게 프로 기획자의 자세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아직 배울 것이 넘쳐나는 쪼렙 기획자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일 하고 레벨이 오르면,

언젠가는 제가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만한 역량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 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획자 중 자신의 인생 게임 하나 마음에 품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또한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써 상업적인 면에서 벗어나 진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을까요 ㅎㅎ

 

하지만 월급 받고 기획 일을 하고 싶으신 기획자 여러분은 아직 그럴 수가 없을 겁니다.

프로의 세계에는 꿈도 희망도 없어요 여러분.(ㅠㅠ) 돈 되는 일을 해야 하는 겁니다.

 

이렇게 적고 나니 쪼렙이지만 아직 발을 들여놓지 않은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생기네요.

 

올 거면 각오를 다지고 오셔요.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너무 적고,

설령 만들고 싶은 게임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은 그 기획을 하기 힘들어요.

각오를 다지고 기획 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느끼게 됩니다.

.. 내가 그 때는 무슨 깡으로 그런 초거대 작을 기획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 자유도 넘치는 게임이란 마치 대본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 같은 거구나…”

뭐 이런 것들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역량이 쌓여 저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있는 실력과 힘이 생길 테고,

그 때가 바로 여러분이 사장이 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꿈의 게임을 가슴에 품고 있는 기획자 님들의 걸어갈 길이라 생각합니다.

 

으아글 진짜 길어졌다ㄷㄷ

끝까지 보실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적으며 오히려 제 자신이 생각을 정리하고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모든 게임 개발업에 종사하시는 여러분.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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