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포항공대의 판단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게임 중독은 실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버리고 게임에 과몰입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 자체의 문제도 크지만, 일단 게임은 현존하는 문화중 가장 가상세계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수단인데다가 명백한 목표를 단기간에 이룰 수 있고 그에 따른 보상도 구체적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써야할 노력을 이쪽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어서 몰입도가 상당합니다.

 

마약처럼 화학적으로 인간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도박만큼은 아니겠지만 현실에선 힘들거나 불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비교적 쉽고 빠르고 즐겁게 달성할 수 있게끔 한다는 점에서 도박 중독과 약간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게 매우 심각해지면 예전에 아기를 굶어죽게 한 게임중독자 부부같은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는 거죠.

 

다만 정부의 게임 중독법 등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위에는 게임 중독이 실재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게임 중독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것도 아니며(저는 군대에서 게임 중독 설문조사를 받았을 때 중독이라고 판명났는데, 별다른 처분 없이 2 년 동안 컴퓨터 안하고도 잘만 살았습니다), 학부모집단 등 게임과는 거리가 먼 소수의 이익집단과 불충분한 객관적 근거때문에 범국민적인적인 자유권 제한을 가한다는 것은 저도 반대합니다.

 

다만 그 게시물의 댓글을 보니 게임 중독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글이 많아서 한번 제 의견을 올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