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방어진을 지나 울기 등대에 오르면 왕복 2차선은 충분한 도로에 3-4 m 높이의 아취가 있었는데, 그것이 고래 갈비 뼈로 세운 것이라하였으니, 가히 그 뼈의 주인임자인 고래가 얼마나 컸었을까는 짐작이 갈 만하였다.
그 날도 장생포에서는 엄청나게 큰 고래를 방파제에 늘펀하게 올려놓고 해체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고래를 해체하면 기름부분은 비누나 향료의 원료로, 근육부분은 소고기처럼 등심이나 양짓살로, 창자는 곱창으로 ...등등으로 분리되어 경매에 부쳐 팔려 나가게 된다.
해체하는 고래가 얼마나 큰지 인부 세 사람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나 관우가 씀직한 커다란 삼지창를 밧줄로 메달아 한 사람은 창의 날을 고래의 뱃데기에 푸욱 쑤셔 박고, 다른 두 사람은 양 갈래로 서서 밧줄을 잡아당겨 배를 가르는 작업을 하다가 뒤를 돌아다 보니, 옆에 있어야 할 인부 한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그 때 어디선가 "사람살려 !"하는 비명 소리가 아득하게 들리는 것이 아닌가?
나머지 인부 두사람이 비명소리의 근워을 쫒아가보니 아뿔사, 인부가 밧줄을 당기다가 미끄러져서 고래의 음부 속으로 빠져버린 것이었다.
그 커다란 고래가 아마도 암놈이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밧줄을 집어넣어 잡아당겨 보려해도 고래가 월경 중에 잡혔는지라 분비물 때문에 엄청나게도 미끄럽고 또한 음부가 수십 미터의 깊이여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하는 수없이 현대조선소의 골리아스 크레인을 불러다가 끄집어 냈다고하였다. 내가 직접 보지는 못하였으나 가히 엄청난 크기의 고래였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