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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에 던지는 소재 투척
게시물ID : pony_23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r호리두스
추천 : 0
조회수 : 193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1/04 02:26:42

여러분은 '걸리버 여행기'를 읽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대개 어린이들을 위한 판본에는 난쟁이들의 나라 릴리펏과 거인국 '브롭딩낵' 부분만 서술되어 있지만, 
원래는 뒤에 두 나라가 더 있습니다. '라퓨타'와 '휴이넘'이죠.
 사실 걸리버 여행기는 신랄한 풍자소설입니다. 애초에 조나단 스위프트가 풍자 전문 작가이자 맹렬한 비판가였으니..
난쟁이들의 나라 릴리펏은 탁상공론과 전쟁에 찌질하게스리만큼 집착하는 영국 내부(+프랑스)의 상황을,
거인의 나라 브롭딩낵은 인간 자체의 결점을, 라퓨타는 허풍이 가득한 과학 기술과 역사를 풍자하면서..
마지막으로 말들의 나라 휴이넘은 이 모든 인간 비판을 극복한 대인배들의 사회를 그려냈습니다.


[걸리버, 그는 『휴이넘』을 동경하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가장 말(言)이 많은 부분이 4부, 말들의 나라 휴이넘인데.. 말들은 (걸리버가 보기엔 말이죠. 그러나 휴이넘은 동정심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존재로 가족이 죽어도 슬퍼하지 않고, 전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결혼을 사랑이 아니라 철두철미 우생학적인 관점에서 결정한답디다. 또한 자식에 대해서도 별다른 애정을 느끼지 않아 남이 자식을 모두 잃으면 자신의 자식을 기꺼이 주기까지 한다네요. 따라서 가족간의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개인적인 감정조차 전혀 없는 이들은 어찌 보면 정서적으로 메마른 불모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이상적 인간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네이버캐스트느님이 그러더군요) 이상사회를 구현시켰고 야후라는 무식한 짐승을 노예로 삼아 길들입니다. 근데 이 야후란 동물이 잘 싸우고, 금덩이에 홀리고, 탐욕 덕분에 병에 걸려 죽어나가는 동물... 즉 옷 벗은 인간이랑 다를바가 없어요.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4번이나 보고 이상향까지 구경하고 돌아온 선의 레무엘 걸리버는 결국 가족마저 피해 가며 마굿간에서 말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은둔자가 되어버립니다.
[욕망에 추악한 인간과 이성에 눈이 먼 말이라.. 극과 극은 통한다니까요]
 그래서 써 보고 싶은 소설이 '만약 걸리버가 휴이넘에 갔다 온 뒤에 포니빌에 간다면 어떨까?'라는 가정입니다.
걸리버는 시기상 말들의 '지상락원'을 꿈꾸며 인간을 그만두고서는 말처럼 걷고 히힝거리며 말들이랑 중얼거리는 완벽한 폐인 그 자체. 그런 상황에서 포니빌에 온 걸리버는 하악거리면서 포니들에게 러브콜을 보내지만 사실 인간 세상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포니빌의 포니들을 보면서 그의 이상향은 산산히 부서져 내린다..라는 베드 엔딩으로 생각해뒀습니다만 이번 겨울방학에 쓰고 싶은 브로니 소설만 2개가 있고 꽤나 바쁠 것 같아서요. 
 오유 팬픽러분들의 필력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 주제를 덥석 넘겨받는 분들께는 이왕이면 걸리버 여행기까지 정독하면서 풍자력을 살릴 수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섬세한 필력으로 멘붕하는 걸리버의 심리를 잘 그려낼 수 있으신 분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걸리버 여행기의 힘은 그 동화같은 환상으로 주제를 포장하고서 깊이 있게 읽는 독자들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선사하는 풍자력에 있었으니까요. 
 소설도 여기 안 올린 주제에 너무 까탈스런 요구인가 하지만, 각오가 되신 분들께 이 주제가 좋은 글감이 될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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