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op.samsungsvc.co.kr/servlets/SModelMngOp?func=304&go=total&svc_model=SPH-S3950 이렇게 생긴 폰입니다. 제 모델은 검은색이구요.
고등학교 2학년때, 당시 공짜폰이었던 SPH-S3950을 처음 쓴 이후로 25살이 된 지금까지 계속 이 폰을 쓰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저께부터 시작한 배달알바 때문인지(항상 냉기를 맞음) 다른 원인이 있는 건지 폰이 드디어 소프트웨어가 맛이 가기 시작했네요.
하드웨어는 일찌감치 부서지기 시작했었지만...고쳐서 쓰고 있었죠.
2년 반 되던 시점에 숫자 패드가 닳아서 안눌려서 AS로 교체했었고,
6년 되는 시점에선 종료버튼이 안눌러져서 직접 커터칼로 상부 키패드를 뜯어내서 종료버튼만 도려내고 직접 내부 종료버튼을 누르는 식으로 버텨왔는데...
끝내 오늘부로 코마상태 들어갔네요.
껐다 켰다 한 열몇번 해야 간신히 한번쯤 정상화 될까말까, 지금 기본 상태는 그냥 하얀 화면만 나오고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허허...
다른 분들이 폰을 볼 때마다 좀 새 폰 사라고 그렇게나 말들 많이 해주시는데, 새 폰 살 돈도 없고...스마트폰 요금제는 너무 비싸고...애당초 낼 돈도 없고...그래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버텨오던 나날인데, 임종이 가까워 왔네요.
6년 5개월...핸드폰 치고는 긴 기간을 살아왔는데, 이렇게 삶을 마무리하려나 봅니다.
이 폰으로 오갔던 수만통의 문자들, 수백시간의 통화시간, 이 핸드폰을 통해 연결될 수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제는 보내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당분간은 외부와 일체 연락하지 못하는 채로 잠수타야겠네요.
새 폰도 구할 방법을 찾아야겠고... 막상 떠나보내려니 일개 무생물일 뿐인데 가슴이 먹먹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키우던 개가 죽으면 이런 느낌인가요?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