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올해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가운데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부산·경남(PK) 민심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와 한나라당 지지율이 지난 3월 대비 30%p가량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지난 22일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p)를 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지난 5월에 비해 2.1%p 하락한 25.3%로 조사됐다. 반면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65.4%로 4.8%p 증가했다.
주목할 대목은 PK 지역 민심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PK 지역의 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지난 3월 대비 32.9%p나 폭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지난 3월 48.8%에서 6월 20.7%로 28.1%p 폭락했다.
민주당은 3개월 전에 비해 13.8% 상승해 6월에는 19.6%로 조사됐다. PK 지역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20.7%), 민주당(19.6%)이 오차범위 내의 박빙으로 드러났다. PK 지역은 대구·경북(TK)과 더불어 민주당의 전통적인 약세 지역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17대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중 당시 열린우리당 조경태 의원을 제외한 17곳을 석권했다. 18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조경태 의원을 제외하면 한나라당 또는 친박 성향 무소속과 친박연대 등이 당선됐다. 친박 성향 무소속은 총선 승리 이후 한나라당에 복당했다.
그러나 부산·경남에 정치적 기반을 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23일 서거하면서 PK 지역 민심은 여권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PK 여론 흐름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진다면 한나라당은 수도권보다 PK를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박병석 KSOI 연구조사팀장은 “비록 보수층의 결집으로 한나라당이 다소 지지도를 회복하고 있으나, 텃밭인 PK에서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에서 내용적으로는 여론구도가 더 나빠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기 휴대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3.1%p)를 벌인 결과,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20.7%로 조사됐다.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73.9%까지 치솟았다.
리얼미터는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73.9%로 리얼미터가 지난해 11월부터 정례화한 휴대전화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와대의 PD수첩 수사발표와 해당 언론사 경영진 사퇴 거론, 노 전 대통령의 시민분향소 철거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