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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20분경 2호선에서.. 할아버지?
게시물ID : humorstory_2380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막걸리대
추천 : 2
조회수 : 59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6/29 01:51:23
안녕하세요 일단 이글은 유머가 제로고
저는 말도 잘 할줄 모르니 유머를 기대하신분들은 뒤로 가셔도 무방합니다 ㅠㅠ

단지 그냥 단지 다른분들도 저랑 같은 경험이 있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처음으로 가입하고 글도 써봐요

유머게시판에 글쓰게 되어 죄송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일단 사건은 제목처럼 6월 28일 10시 20분경 2호선 영등포구청역 과 합정역 고작 2~3정거장 사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일도 하시고 친구분들과 모여서
일주일에 한번정도 목동에서 밴드 연습을 하십니다
일도 하시고 중간중간 밴드활동하면서 봉사활동을 하시거든요..

암튼 아부지가 밴드연습하는데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아버지 친구분들에게 인사시키고 싶으셨던지 
단지 그냥 저랑 같이 가고 싶었던건지 모르겠지만 따라갔습니다.

지역이 목동이구
마침 그근처에 친구놈도 있다고 그러길래
아버지 친구분들과 옻닭먹구 친구놈 만나서 소주 한잔 했습니다.

근데 이 옻닭이란놈을 처음먹어서 그런가
약을 먹고 옻닭을 먹었는데도 속이 많이 안좋더라구요..
(단지 술병난건가.. 하고 의심도 되네요)

암튼 몸도 안좋구.. 그 맑던 하늘도 갑자기 비가 내려
기분도 착잡하더라구요..


귀찮아서 스크롤 내리신 분들을 위해
지금 부터 본론


오목교 역인가 에서 지하철을 타고 친구랑 영등포역에서 갈라졌습니다.
합정 방향으로가는 2호선을 타고 가고 있는데,
속도 안좋구 너무 힘들어서 마침 노약자석이 두자리 남아있길래 
거기에 앉았드랩죠
(말이 노약자 석이지, 비어있을때는 그냥 앉고 연로하신분들 오셨을때나 이자리가 필요하신분 계시면 일어나서 자리양보 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살고있어서 앉기도 합니다만... 욕하지말아주세요..)

그런데 마침 내 왼편에 앉아 계신분이 절 부르는 겁니다

할아버지: ㅇㅑ! 임마!
나: ..... 예? (아 노약자석에 앉아서 화내시려는건가 ㅠㅠ)
할아버지: 그래! 이리와서 내옆에 앉아봐!
나: ..... 예? (뭐지? 왜이러시지?)
할아버지: 여기 앉아보라구!!
나: 예;; 예; (하면서 자리옮김)

근데 옮기자 마자 이 할아버지께서
한손은 제 왼팔을 잡으시고, 한손은 제 오른 어깨를 감싸시면서 절 끌어당기시는겁니다
(할아버지가 왼편, 제가 오른편에 앉은상황)

어.. 어.. 뭐지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 할아버지가...ㅡㅡ
오른손으로 제 오른가슴을 움켜 쥐시는겁니다 ㅡㅡ 

정말 거짓말 안하고
순간 지하철 막말남이고 여자고 개념이 있네 없네를 떠나서
내가 지하철의 패륜남이다!! 하고

욱해서 한마디 하려다가
나부터 변해야 동방예의지국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한번 참았습니다
(제가 표정은 정말.. 너무 쉽게 드러나서 표정은 바꾸기 힘들어서 그냥 어이없음을 표현하는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른팔을 떼 낼라구.. 아오 지금 너무 빡치네 진짜
아... 잠깐만요 손이 자꾸 부들부들 거려서 아오..


떼낼라구 하는데 이분이 손을 다 안떼고 오른어께에 손을 올리시고
왼손바닥으로 제 왼 허벅지 탁탁 때리면서 넌 이름이 뭐냐
이러시는겁니다

정말 화나서 대답할까말까 하다가 대답했는데
성이 뭐냐고 물어봅디다
그래서 안씨라고 했더니

자기 고조할머니가 안씨였네 하면서
혹시 수능 안씨냐 죽산 안씨냐 이런거 물어보시는겁니다
(제가 알기로 죽산 안씨 아시는분 많이 없거든요..)

그러면서 오른팔은 결국 떼내고
안중근의사님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정말 정말 제가 나쁜놈인게 사실 저분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분이 어떤말씀을 하셨고
어떤 일을 하셨고
를 짧게 설명 하시는데 한마디도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면서 내가 이분이 쓰신 (혹은 말씀하신) 시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하면서 글썽 거리는데 
왼손이 허벅지에 있는걸 떼네야 할까 하는 고민을 더이상 못하겠더이다..

아오 근데 역시 그때도 제 표정은 썩어 있으니깐

넌 임마 생긴건 귀엽게 생겼는데 져주는법을 배워야되!!
이러시고
막 제 왼쪽 귀를 잡아당기는 겁니다..
마치 학생때 선생님이 못난 학생들 끌고 갈때 하듯이 말이죠..

아.. 진짜..
도데체 뭐지... 솔직히 진짜 화납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저도 화나고
화를 내도 욕먹을까봐 그러는것도 화나고
아무도 안말려주시는것도 화나고 
몸도 안좋은데 이런일까지 겪고있는 이 상황 자체가 너무너무 화가나요

건너편 할머님 할아버님두분 계시고
오른편엔 서있던 승객분들
오른 앞쪽으로 보였던 3분의 여성분들
이분들 앞에서 내가 이런꼴 당하고 있다는것도 너무 화가나더라구요..

그래도 저희집이 옛날에 할아버님 하고 같이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도저히 얼굴 보고는 막말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얼굴도 안보고 자꾸 자리 피하고 싶은데
마침 합정 역에 도착했죠

그래서 내리는데

이 할아버지가 .. 아오! 진짜 여기까지 와서 따라 내릴라고 하는데
진짜 . 아 진짜 빡치드라구요
따라 내려서 뭐라 하는지 아십니까?

니가 진짜 내 손자 같이 귀엽고 그래서 그런다
그니까 나랑 같이 맥주한잔 하지 않을래?

이러시는겁니다

ㅡㅡ

아. 진짜 

그래서 집에서 아버지가 부르신다구. 집에 일찍 가야된다
하면서 도망가듯 뛰쳐벗어나긴했는데

지금 자려고 누웠는데 자꾸 이게 생각나서 잠이 안와요

말못한 내가 잘못한건지
그런 행동한 그 할아버지가 잘못한건지
막말을 했었다면 내가 잘못하게 된건지
아니면 똑바로 말했을 내가 어른께 대든게 되니 내가 잘못한건지

하는 말도 안되는 의문부터 빡침까지 막 떠올라요

그래서 처음으로 여기 가입하고 글써봅니다.

저만 이래요? 다른분들 이런 경험 없으세요?
아. 진짜
앞뒤없이 막 글써서 죄송하고
다시한번 유머게시판에 글써서 죄송합니다..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여기에 글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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