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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변두리에서 광란의 추격전..
게시물ID : car_238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닐껄요
추천 : 3
조회수 : 134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3/23 15:53:32

며칠전 저녁은... 파란만장한 저녁이 되었다.

비록 변두리지만, 도심에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8시경, 장안동 뚝방길 2차선에서 주행중 1차선에서 따라오던 차가 내 차 옆으로 살짝 들이받고 간다.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어??? 뭐지??? 하는 사이에 차는 이미 앞으로 가버리고 앞에 있는 차들하고도 닿을랑 말랑.... 결국 한대 더 들이받았고.... 
(두 대 모두 사이드미러 살짝 부딪힌거라 별 피해는 없었지만서두...)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채고 200여 미터를 앞으로 달려나가 차를 가로막아 사고 차량을 세운다.

"후........ 아저씨... 창문좀 내려봐요...."

스으으으윽

살짝 열린 창문 틈사이로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대체 얼마나 마셨으면......

곧이어 내 앞에서 들이받힌 차주도 오고...
그 아저씬 오자마자 한바탕 하려다 술냄새 맡고는 '아이쿠야...' 하신다.
"저... 이 아저씨 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 라는 말에 바로 전화기를 들어 경찰에 신고하신다.
"그리고 아저씨는 일단 시동 좀 끄세요. 위험하니..."

신고하는 사이 난 그 아저씨에게 시동부터 끄라 했다. 무슨 사고를 어떻게 낼지 몰라서... 그리곤 차에서 경광봉을 꺼내어 2차로로 오는 차들을 1차로로 보내는 약간의 교통정리를 좀 해주고.. 

교통정리 하며 그 사람을 보니 차에서 내렸는데 일자로 걷기는 커녕 제대로 서 있을수도 없이 만취된 상태다. 하아... 대체 어디서 부터 운전을 하고 온건지....
차를 세운곳에서 약 1Km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방범 파출소가 있는것을 안다. 신고했으니 경찰은 금방 올 것이다.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편 차선에서 경찰차가 온다.
그런데 갑자기 이사람이 자기 차에 올라타더니 후다닥 도망을 간다.

어헐.........

흔들어대던 경광봉을 들고 차로 달려가며 서 있던 아저씨에게 따라오시라고 소리쳐놓고 차에 탑승을 했다. 간만에 일반 도로에서 드래그 스타트를 해본다. 오후 8시 정도라 평소에는 그런대로 차량이 있을법도 한데, 어제는 차량도 별로 없었는데, 그 때문인지 이 만취 운전자는 무섭도록 달린다.

앞 차 운전자는 만취한 사람. 처음 모를때야 훅 앞질렀지만, 저리 비틀비틀가는 차를 무턱대고 앞질렀다간 되려 내 차에 피해가 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조심 조심 뒤에서 비상깜빡이 켜고 경적 울려가며 다른 차들에게도 주의를 줬다. (주의를 줬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어떤 미친놈이 경적 울리면서 질주하는 차를 따라 질주하니 대충 조심은 하겠다 싶어 시끄럽게 빵빵댔을 뿐....)

아주 작은 삼거리가 보이고 신호는 직진에서 좌회전으로 바뀌고.. 이 만취운전자는 그 와중에 신호등은 본건지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이때다 싶어 치고 나갔고 속도를 맞추어 그 차 앞에서 같이 진행하다 차간거리를 보며 슬금 슬금 속도를 줄여서 결국 다시 세웠다.

처음과는 다르게 이번엔 그 차 앞쪽에 차를 바짝대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잡아둔 채....

잠시 후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따라왔고, 일단 그 만취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서로 끌려가게 되었다. 사고당한 나와 다마스 차량의 운전자에게 면허증을 요구하고 서로 동행해줄것을 요구한다. 

사실 차량 피해가 거의 없다고 봐야하기에 앞선 접촉에서 차를 세워 미안하다 했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던 일이었다. (물론 술을 안마셨다면...) 근데 술 마신것도 확인되었고 뺑소니에 도주까지 한걸보니 그대로 가게 두어선 절대 안된다고 생각했고 도주 차량에 속도가 제법 붙어 경찰만 믿고 있다간 그대로 못찾을 판이었다. 어쩔 수 없이 도심 추격전을 벌이게 되었다.

경찰서 동행을 요구했지만 수영을 빼먹을 순 없었다. 그래서 '급한 업무가 10시에 끝나니 그때 이후에 서로 가겠다' 라고 말을 하고 일단은 수영강습을 받으러 갔다. (수영때문에 서에 못가겠다라고 하기엔 경찰들이 우수워 할 것 같아서...)

수영을 마치고 동대문서로 출발. 
동대문서에서 들어보니 이 사람 무보험이란다. 내가 그 사람을 처음 세웠을 때 도로에 누웠더라도 어차피 무보험이라 보상받을 길은 없었던거다. 처음 세웠을 때 술마신걸 알고나니 내 금전적인 이득은 둘째치고 경찰에 신고하길 잘했다는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어차피 못받음)

담당 경찰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에 와서도 두 번 음주측정을 거부했다고 한다. 겨우겨우 달래서 측정을 했더니... 혈중알콜농도 수치가 무려 0.19란다... 대체 아니 얼마나 만취되도록 마셨으면 0.19가 나올까? 그것도 부는걸로......

진술서는 지도를 보며 처음 발생한 시간과 지점을 알려주고, 중간에 세운 위치 그리고 추격하고 따라잡아 다시 세운 위치까지 순서대로 알려준 것을 토대로 경찰이 꾸몄다. 출력한 진술서 결과물을 보고 빠진게 있는지 확인한 후 지장찍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아.. 피해는 없음으로 처리해버렸다. 사실 없는것과 마찬가지였으므로......

뭐든 더 씌워서 콩밥이라도 먹여버리고 싶었지만 ... 이미 그 사람에겐 많은것이 씌워져 있었다.

두 대의 차량과의 충돌 후 뺑소니 (당사자 2명 진술)
음주 운전, 무보험 차량 운전, 그리고 도주... (아마도 이건 공무집행 방해?)

나쁜맘이 살짝 들기도 했으나... 무보험 차량이라는데 뭐 딱히 할 수 있는일도 없고 게다가 구상권을 청구한다 해도 그건 저 사람의 형량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뿐 현실적으로 그 돈이 나한테 다시 오는게 아니라 한다는 소릴 듣고는 그냥 피해 없음에 서명해버렸다.

집에 돌아오니 12시다. 그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피곤하더라.....

제발 죽으려면 혼자 죽자. 엄한 사람한테 피해주지 말고....


...

오유 차게 여러분들은 음주운전 안하시겠지요.
지난 수요일에 겪은 일인데,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벌렁 합니다.

이도저도 못하는터라 피해없음에 지장찍고 나왔어요.
어차피 많은 부분이 걸려있어 경찰이 잡아넣는다고 하기도 했구요...
(그날은 만취상태라 할 수 있는게 없어 보호자 불러서 귀가시키더군요)

다친데 없고 차량 파손 없는걸 다행으로 생각할래요..
(사이드 미러도 살짝이라 별 티도 안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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