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인동 가스참사 10주기 "어이 잊으리" 유가족·시민 등 700여명 참석 엄수, "아픔은 역사에 묻고 교훈은 영원히…"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비극이 없기를 두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영령들이시여! 덧없는 인생, 속절없는 세상 다 잊으시고 부디 참사없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소서…."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사고 10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식이 28일 오전 유가족과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달서구 월성동 학산공원내 위령탑 앞에서 열렸다. 유족들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북받치는 슬픔에 오열을 터뜨려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젖게 했다. 특히 이날 추모식은 유족들이 참사 10주기 행사를 끝으로 더이상 공식적인 추모행사를 갖지 않기로 함에 따라 여느 때보다 엄숙하고 숙연하게 치러졌다. 4·28유족회 정덕규 회장(53)은 "산맥처럼 굽이치는 고통, 시리게 잦아드는 슬픔을 모아 101명 영혼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한다"며 "이제 참사의 아픔은 역사에 묻어버리되 안전 불감증 등 참사가 남긴 교훈은 시민사회에 돌리고 유족들은 앞으로 희생자 위령탑을 철저히 관리해 안전문제의 산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모식은 헌화, 분향과 이명희 명창의 '혼 부르기',국악인 이세라 선생의 '혼 달래기 춤', 국악인 황정환 선생의 '혼보내기 지전춤' 등으로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천주교 상인성당에서 김부기 주임신부가 집전하는 추모미사를 끝으로 공식 행사를 마쳤다. 유족들은 이날 행사 마지막에 희생자들의 넋을 하늘로 보내는 의미로 흰 풍선 500여개를 하늘로 날려보냈다. 사고가 난 뒤 75명의 유족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 4·28유족회의 회원도 이제 23명으로 줄어들었다. 더이상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기가 괴롭다거나 개인적 사정 등을 이유로 많은 회원들이 유족회 활동을 중단했기 때문. 남은 이들은 지금도 유족모임을 통해 서로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령탑을 쓸고 닦고, 주위의 잡초를 뽑으며 정성스레 돌보고 있다. 유족들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공식적 추모행사를 끝내기로 했지만 앞으로도 매년 이맘때면 탑 주변에서 뜻을 같이하는 시민과 함께 모여 분향과 헌화 등 간소한 의식은 계속 가질 계획이다. 상인동 가스폭발사고는 1995년 4월28일 오전 7시50분쯤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에서 파손된 도시가스관에서 새어 나온 가스가 폭발, 등교하던 학생과 회사원 등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중상을 입은 대형 참사였다. -------------------------------------------------------------------------------- 대구 사는 사람입니다. 지난 28일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 참사가 일어난지 10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어느새 잊혀진건지 너무나 조용하군요 저희 학교는 다행히 소풍 날이어서 참사를 피했지만 옆에 있던 영남중학교에 다니던 많은 학생들이 세상을 떠났죠.. 제 초등학교 동창 친구 녀석도 있었는데... 대구 사시는 분들이었으면 아실껍니다 만화가가 꿈이었던 아들의 연습장의 만화를 아버지가 수백부 아니 수천부를 인쇄하셔서 근처 학교에 모두 돌리시고 하셨죠... 아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올해 10주년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공식적인 행사는 갖지 않겠다고 하네요 이미 날짜는 이틀이 지났지만 모두의 안전과 고인의 명복을 빌기위해 글을 올려봅니다 오유에 많은 분들 잊지 맙시다 다시는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제 친구를 비롯하여 제가 모르는 다른 동창들과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었을 분들 모두 좋은 곳으로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