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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엔 진짜 거짓말이 들어가면 안되더라..
게시물ID : gomin_2644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둘둘푸딩
추천 : 1
조회수 : 4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1/10 13:09:08
작년 막 대학을 입학한 새내기 시절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에게서 연락이 왔음 근처 여대 다니는 애인데 자기 방 룸메가 타지에서 와서 친구도 별로 없고 남친도 없어서 너랑 딱 맞겠다 싶어서 소개해주겠다고 함. 여중-여고-여대 테크에 남자친구 한 번도 안사겨봤음. 사진을 보내줬는데 이~~뻐. 분명 남자 일렬종대로 운동장 한바퀴 돌릴만큼 이뻐~ 근데 한편으로 기쁘면서도 참 골때리는게 그때 다니는 학과가 정말 안맞아서 반수 결심하고 있던 때였음. 휴학준비하고 여기저기 학원 알아보던 때였음. 이 때 차라리 "나 재수해야되 마음은 고마운데 미안하다" 라고 솔직히 털어놓았으면 좋았을텐데 나 - 소개팅주선해준 여자사람친구 - 나랑 같은과다니는 친구가 같은 반 동창이였던지라 여자사람친구에게 재수한다고 말하면 분명 같은과 다니는 친구놈에게 들어갈꺼고 사이가 껄끄러워질 것 같아서 차마 말을 못한거임. 그러서 수락은 하고 최대한 비호감적으로 보여서 그쪽에서 정나미 떨어지게 하자고 생각을 함 약속장소에 나가서 만났는데 실물이 우와와.... 말도 잘하고 왠지 서로 죽이 맞음. 진짜 순간 재수고 뭐고 다 포기할까? 란 생각까지 들었음. 서로 저녁먹고 길거리 돌아다니다가 버스정류장에서 헤어졌는데 좀 아쉽더라...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진짜 머릿속이 복잡했음. 진짜 대시해봐? 수능 다 때려치고? 아니 좋은 학교 가서 더 좋은 사람 만나? 그냥 결국 전화해서 '내 취향이 아니더라. 내 스타일 아냐' 라고 얘기해버렸음. 그 룸메여자는 내가 괜찮다고, 좀 더 만나보고 싶다고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을때 진짜 후회막급이더라... 소개팅한 미녀분이랑 마지막으로 문자한게 집에 와서 잘들어갔냐고, 안녕히 주무시란 문자 딱 한통. 답문으로 "네^^ 다음에 뵈요~ 오늘 정말 재미있었어요" 라고 왔는데 후회감보단 '하필 저같은 남자를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나셨어요'란 미안함과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했다면 그냥 좋은 친구사이로도 될 수 있었지 않을까란 후회감. 결국 그 주선해준 친구와도 이 일로 어색해지고 재수도 실패하고..... "음슴"체를 쓰면서 오유하는 걸 보면 지금 모습도 다들 아실꺼라 믿음. 차라리 지금 생각하면 솔직하게 "나 재수해야되서...미안하다..."라고 말했으면 누구하나 상처 안받고, 기분 안상하게 끊났을텐데 지지부진 어영부영 전전긍긍대다가 결국 최악의 사태가 나왔음. 친구랑도 멀어지고, 아니 나 완전 처음으로 소개팅한 여자 메몰차게 싫다고 거절한 나쁜 놈 되버리고.... 거의 1년 전 이야기인데 아직도 못잊고 있네요. 정식으로 그 때 일 사과하고 싶네요..... --------------------------------------------------------------------------------------------- 또 하나 에피소드가 제가 고등학교를 지방에서 다녔는데 1학년때인데 하도 영어, 수학이 점수가 안나오다 보니까 학교 빠지고 단과학원을 다니게 됬어요. 노량진의 M스터디였는데 거기는 미리 번호표를 받아야 그 순서대로 강좌를 신청 할 수 있더라구요 저녁 6시에 느긋하게나 갔는데 사람 줄이 쭈~~~욱 늘어져 있었고 결국 밤새도록 기다리기로 했지요 한 밤 12시쯤 되었을까요? 6시간 내내 혼자 서있으니까 쓸쓸하고 거기 온 분들은 거의 그룹으로 끼리끼리 모이셔서 단어 외우고 이야기 나누고.... 왠지 저만 외딴 무인도에 떨어진 기분이였어요. 그렇게 별보고 속으로 신세한탄 하고 있었는데 제 바로 뒤에서 절 부르더라구요. 너무 외로워 보인다고 괜찮으면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자고 초청해주신거에요. 정말 기뻤죠.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다들 나이도 꽤 있으시고 사연도 기구하시더라구요. 삼수하시는 분, 유학갔다가 이제 수능보시는 분, 재수신데 미술학과 가려고 미술학원과 같이 병행하시는 분. 제딴엔 그렇게 느껴졌나봐요. 이분들 눈에 전 "고1주제에 지방에서 돈지랄하러 올라온 애송이"로 느껴질꺼라 생각했나봅니다. 그래서 고2라고 1년 뻥튀기 하고, 출신지도 좀 거짓말을 했어요... 그 뒤는 천국과 지옥을 오고갔죠. 같이 수업듣고 스터디그룹으로 모르는거 서로 알려주고 그럴땐 너무 재밌고 즐거웠지만 밥먹을때 서로 이야기가 나올때, 모의고사가 어땠니? 니네 도시 근처엔 뭐가 있니? 내년부터 고3일텐데 어떻게 할꺼니? 그럴땐 계속 거짓말로 돌려막기 하는거죠. 나중에 보니까 이건 어떻게 수습하기도 막막한겁니다. 결국 연락 피하게 되서 사이 멀어지고.... 1년전에 유학갔다가 수능봤던 그 멤버분과 우연히 전화를 하게 되었는데 잘 사시는 것 같더라구요. 대학가서 즐겁게 지내신다는 듯... 진짜로 인간관계에 거짓이란 있으면 안되는 거 같아요... 적어도 제 생각에는요. 원래는 몇년이 지나도 기억나는 후회되는 일이나 싸질러볼까 하고 썼는데 쓰다보니 이렇게 가버렸네요. 사회가 속고 속이고, 멍하니 있다가는 당하는 경쟁사회지만 적어도 인간관계에서라도, 오래가고 싶으시다면 솔직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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