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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제가 안 봤지 말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2384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ㅠㅠΩ
추천 : 56
조회수 : 5249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7/03 20:01:19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7/03 17:04:10
비가 억수같이 온다. 한가한 날 모처럼 서울에 볼일을 보러 지하철을 타러 역에 갔다. 

회색빛 하늘이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우산에 비를 털고 지하철에 내려 계단을 올라갔다. 

평일에 한가한 오후 탓인가.. 정말 사람이 없다. 문득 보니 옆에선 군인은 그냥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군복을 입고 나와 비슷한 보폭으로 천천히 계단을 오르고 있다. 


그런데... 


위를 보니 아주 미끈한 다리에 짧은 치마를 입고 계단을 걷는 여성이 있다. 비에젖은 그녀의 

다리는 너무 매끈하여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난 정직하고 선량한 젊은이 임으로 아쉬웠지만 고개를 

숙였다. 그순간, 


"허 허어억!" 하는 비명소리가 들었다. 깜짝놀라 옆을 보니 한창 솟구치는 혈기를 짬밥의 

힘으로 막고 있던 군인이 드디어 위를 본 것이다. '아 비에 젖은 매끈한 다리..너도 보았군' 

나는 조용히 빙긋 웃으며 슬쩍 위를 보았다. 그런데.. 


위에서 매끈한 다리를 뽐내던 그녀가 그 우렁한 군인의 신음성을 듣고 뒤를 돌아본 것이다. 

그리고 하필, 나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후.. 난 차가운 도시의 시크한 남자, 난 천천히 

어깨를 으쓱하며 옆에있던 군인에게 눈을 돌렸다. 하지만... 


그 십할색희는 어느새 고개를 푹 숙인채 무표정한 얼굴로 길을 걷고 있다. 지금의 상황과 

자신은 아무 상관 없는냥, 마치 특수임무를 수행하러 가는듯한 비장한 얼굴로.. 

난 어이가 없어 다시 그녀를 쳐다 보았다. 그녀는 핸드백을 뒤적거렸다. 

핸드폰을 꺼내는 듯 했다. 신고하려고? 난 너무 어이가 없었다. 



'난,.. 난.. 난 아닌데. 지금 앞서가는 저 샹노무 군인이 소리 질렀지 말입니다. 

난 그런 변태가 아니지 말입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만 되뇌일 뿐, 내 입술은 굳어 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 듯 했다. 

난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불쌍하고 선량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거슨 나의 필살기다. 마치 새끼새가 어미를 간절하게 바라보는 모습? 뭐 그런 것이다. 

예전 술 먹고 꼴깝하다 조폭한테 걸려 쳐 맞을때도 이 표정을 지어 그들의 용서를 한방에 구했었다. 

(정말이다.) 


다행이 내 필살기가 먹혔는지, 그녀는 잠시 울그락불그락한 표정을 짓다 나름 치마를 손으로 

누르며 앞으로 걸어갔다. 

난 긴장이 풀리고 온몸의 기운이 빠져 우산을 털썩 놓으며 중얼거렸다. 아마 앞서가던 

군인의 변태귀신이 나에게 씌웠나 보다. 



정말... 난 팬티 안 봤지 ... 아니 소리 안 질렀지 말입니다. 

오늘 오후 12시인가 1시 사이 xx역 1번출구 계단에서(혹시 다시 신고하실까봐;;) 청치마에 매끈한 

다리를 자랑하던 아가씨, 저 정말 아니지 말입니다. 

옆에서 시크하게 당신 앞을 지나가던 군인이 비명 질렀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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