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7년~2013년 (2009~2010년 제외...) 중 어느날.
20층 짜리 아파트의 가장 윗 층에 살던 때였다.
방학인지 뭔지 집에 있는 날이많았던 때 였던 것 같다.
어느날엔가 아랫집이 새로 이사왔다. 듣기로는 젋은 부부와 어린 아이라고 했다.
그려러니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랫집에서 나는 소리는 더이상 그려러니 하고 넘기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다.
우리집은 옛부터 아파트에 살면서 발뒤꿈치 들고 걷는 것에 익숙하고, 아이도 없기 때문에 아랫집에 피해준 적이 없었고, 초딩 6년을 제외하곤 항상 가장 윗층에 살아왔기 때문에 층간소음은 낮선 것이었다.
아랫집임에도 불구하고 소음공해를 일으킬 수 있다라는 것을 알려주었던 선생님은 젊은 (아주머니??? 미시라고 하자..) 미시 였다.
환기를 시킬 때에도, 청소를 할 때에도 틀어대는 음악소리는 마치 일상을 음악과 함께하는 드라마속의 주인공 놀이에 빠진 듯한 느낌을 주었다.
청소기 소리도 음악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으니... 남편이 집에 없는 것으로 여껴지는 날엔 밤에도, 새벽에도 음악소리가 울려오곤 했다.
참다 못해 인터폰을 넣어봐도 여보세요? 하고 윗집이라 하면 툭 끊어버리고, 직접가서 벨을 눌러 봐도 뭔데요? 제가 알아서 해요! 이러공 문을 쾅 닫아버리는 탓에 6살 차이의 형제는 더이상 평화를 바랄 수 없음을 직감하였고, 전투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우선 집에 있던 전축을 거실 배란다에 꺼내 아랫방향을 향하도록 설치했다. 집에 있는 다른 스피커는 노트북을 연결시켜 방에서 공격준비를 했다.
그리고 두개의 공시디에 음악을 구웠다.... 다양한 총알을 장전했으나 전쟁은 마치 이스라엘의 6일 전쟁과 같이 바로 끝났기 때문에 총알은 딱 한발만 있어도 됬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귀에 3m 귀마개를 장착, 형의 전화를 내가 받는 것을 신호로 공격을 개시했다.
포문을 연지 11초 후, 또 그 11초 후 전쟁은 끝났고, 아랫집은 2년 후 전세값 인상의 압박으로 이사를 나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