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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폭력만화의 종말
게시물ID : humordata_9664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어국문
추천 : 4
조회수 : 85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1/11 17:30:10
<만화계 / 조선일보의 '학교폭력 조장 웹툰' 악의적 보도에 대한 성명서> 

‘만화’가 사라지면 ‘학교폭력’도 사라지나?

조선일보, 방심위는 악의적 ‘웹툰’ 보도와 표현의 자유 침해를 중단하라!
바람직한 만화 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조선일보가 1월 7일자 ‘열혈초등학교, 이 폭력 웹툰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데 이어, 9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웹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최근의 사태에 대해 만화인들은 크게 우려한다.

조선일보는 주요포털에 연재되는 340개의 웹툰 가운데 학원폭력물이 11개(0.03%)라면서 이 가운데 2편(0.005%)의 사례를 들어 아이들이 웹툰을 보며 폭력의 방법을 학습하고, 폭력을 조장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조선일보 인터넷 판인 조선닷컴(www.chosun.com)에서 ‘웹툰’을 검색해보면 1월 9일자에 ‘인기 절정의 웹툰 대표 작가 3인을 만나다’라는 기사<하단 참고, 퍼온이 주>가 나오는데, 같은 작가와 같은 작품에 대해 매우 호의적으로 다루고 있다.
도대체 어느 것이 조선일보의 진실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으며, 스스로 모순에 빠지면서까지 ‘마녀사냥’식 왜곡보도를 한 점에 대해 조선일보는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길 바란다.

조선일보의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모니터링 강화와 제한 조치를 발표한 방심위의 성급한 판단에도 우려를 표한다. 우리 ‘만화인’들은 방심위의 이번 조치가 만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후퇴시키고, 웹툰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급기야 포털 사이트 ‘야후’는 「열혈 초등학교」를 최근 연재분을 빼고 지우기 시작한 데 이어 1월 10일 14시 50분에 급기야 귀귀 작가에게 연재 중단을 통보했다. 한국만화 100년의 역사 가운데 90년 이상 만화 창작자들을 옥죄어 온 검열의 악몽과 망령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학원폭력과 그로 인한 피해 학생의 잇따른 죽음에 대해 우리 ‘만화인’들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사회구성원으로서 일말의 비통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의 원인이 마치 만화인양 매도하는 조선일보와 방심위의 행태는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희생양 찾기와 마녀사냥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거꾸로 묻고 싶다. 만화가 사라지면 학원폭력도 사라지는가? 청소년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해결방안을 찾아야지 만화 한 두 편에 책임을 묻는 것은 침소봉대를 넘어 왜곡이자 오도이다. 원인을 잘못 파악하여 엉뚱한 처방을 내어놓음으로써 도리어 학교폭력을 온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아 심히 염려스럽다.

지난해 말 만화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우리 만화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개선되고, 만화문화와 산업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작은 디딤돌을 놓았다 여겨지는 마당에 발생한 이번 사태에 대다수의 ‘만화인’들은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 침체되어 가는 시장 환경에서 한줄기 빛처럼 등장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만화문화를 꽃피워 온 우리 만화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우를 범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는 벼룩을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다.

우리 ‘만화인’들은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마치 일부만화가 그 원인인 것처럼 재단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를 빌미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고 우리 만화의 경쟁력이 위축될 것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우리 만화계와 창작자, 독자가 스스로 규제하고 자정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바른 인터넷 만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당사자 간의 논의와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한 자리가 마련된다면 우리 ‘만화인’들도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하고 앞장설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만화에 대한 ‘마녀 재판식’ 여론몰이가 이어진다면 우리 ‘만화인’은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한다.

2012년 1월 10일

(사)한국만화가협회 / (사)우리만화연대 / (사)한국카툰협회 /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한국여성만화가협회 / 젊은 작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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