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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238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똘츄1호★
추천 : 113
조회수 : 5014회
댓글수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7/09 01:37:33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7/08 23:41:45
얼마전 휴가를 나갔다가 대학교 친구들과 연락을 하게 됬습니다.
"야 이번에는 학교 오는거지??" 라고 친구들이 묻길래 일단
"응 당연히 가야지 복귀하기 전에 한번 갈게" 라고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근데 막상 집에서 빈둥 빈둥 거리다 보니 학교에 가기가 너무 귀찮은 겁니다.
(저희 대학교는 수원에 있고 집은 대전이라서 학교 가려면 기차타고 1시간 반은 가야 됩니다)
그래서 그냥 복귓날 점심떄즘 학교에 들려서 애들과 만나서 점심먹고 서너시간 떄우기로 했습니다.
복장은 사복을 챙겨가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가
"어차피 몇시간 안 있을건데 사복까지 챙길 필요가 있겟나? 가져가기도 귀찮고 집에 소포보내기도
귀찮은데....... 에라이 그냥 군복 입고 가자" 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복귓날 아침! 부대로 복귀하는 날이기 떄문에 군복을 집을 나섯습니다.
기차를 타고 수원으로 갈떄까지만 해도 별 문제 없었습니다.
근데 수원에 도착해서 학교 근처 전철역에 내리니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전철역에 친구를 기다리느라 서 있는데 지나가는 학생들마다 힐끔힐끔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무슨 구경거리인가?? 왜 자꾸 쳐다보지??"
잠시후 친구 2명(학교에 남아있던 여자인 친구 2명)이서 마중나왔는데 제 복장을 보더니
"야 너 군복입고 오면 어떡해!!!!" 라면서 정색을 하는 겁니다.
갑작스런 반응에 전 당황해서 " 아 오늘 복귓날이라서 어쩌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왔어"라고 말을 했지만
좀 떨떠름 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학교 근처 식당으로 가는데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에
점점 민망함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눈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군바리가 여긴 왜와" "뭐야 저녀석은 왜 쪽팔리게 군복입고 와"
제 친구들도 옆에 걸으면서 막 민망해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저까지도 마음이 불편해져서 안절부절 못하게 됬습니다.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식당에서 나와 시간을 떄울 곳을 찾으며 학교 안에서 좀 돌아다녔는데
사람들 시선에 어찌나 민망하던지 학교 안에 카페에 앉아있었는데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부대가 있는 곳으로 가버릴 수도 없고 카페에 있는동안 친구들과 어색하게 대화하면서
어서 빨리 시간이 가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다가 시간 되서 후다닥 버스를 타고 학교를 떴습니다.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계속 한숨만 나왔습니다. 내가 왜 군복을 입고 학교에 갔을까;;;;
근데 좀 생각해 보니 군복입고 있는게 왜 민망스러운 일인지 궁금해 졌습니다.
"왜 군복을 입은게 쪽팔린 일이지? 그래도 나라 지키러 간건데;;;;; 학교에 군복입고 돌아다녔다고
그렇게 눈길주고 민망스럽게 만들었어야 했나......"
그렇게 생각하니 제게 불편한 눈길들을 준 사람들이 좀 원망스러웠습니다.
이건 좀 잘못된거 같습니다 ㅡ.ㅡ 그렇지 않아도 군인들 나라지키러 고생하고 있는데 군복입고 있다고
띄워주질 못할망정 민망시럽게 눈길주고 같이 있으면 쪽팔려 하고 에고 ㅡ.ㅡ
뭡니까 이게?
어쩄든 전 군복입고 다시는 어디라도 안돌아 다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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