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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므흣 백일장 규정이 바뀌어 써놓은 글을 올립니다.<19>
게시물ID : readers_239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면팔이
추천 : 11
조회수 : 489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6/02/04 22: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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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므흣 백일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신나게 글을 써놓았습니다.

1차 규칙을 보니 4000자 이내라고 하더라고요.
계산법을 몰라서 인터넷 검색 후 계산해보니
제 글은 8000자 정도더라고요.
눈물을 머금고, 
반을 잘라내었습니다.

2차 개선안을 보니 1000자 이내이군요. ㅠㅠ
저는 자신이 없어서 므흣백일장을 포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써놓은 글이 아까워서 
읽어주십사 하고 올립니다.

수위가 과하다거나, 부적절할 경우 피드백 주시길 바랍니다.


밑에 있는 글은 
성에 관한 묘사와 , 약간의 욕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9세 미만 청소년분들이 읽기에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밑에 있는 글은 
성에 관한 묘사와 , 약간의 욕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9세 미만 청소년분들이 읽기에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사랑 참....

지은이 : 면팔이(@오늘의유머)





사랑 참 좆같다. 
욕실로 향하는 희철의 뒷모습을 보며 지영은 생각했다. 지영이 느낀 사랑이 그랬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이 부풀어 올라 상대를 향했다가, 금세 모든 것을 쏟아 내고는 기운을 잃고 흔들리고 있었다. 

지영은 모텔에서 받은 파우치에서 고무줄을 꺼내 머리를 묶었다. 티슈를 몇 장 뽑아 다리사이에 끼고, 희철이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희철은 자신의 성기 끝에 붙은 휴지조각을 만지다가, 지영이 욕실에 들어오자 웃었다. 
지영은 샤워기를 들고 따뜻한 물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금세 따뜻한 물이 나왔고, 지영은 다시 한 번 희철 앞에 까치발로 앉았다. 
희철의 성기에 붙은 휴지조각을 물로 씻어내며 지영은 말했다.
“우리 이제 그만 하자.”
“한 번 더 할라 그랬는데?”
지영은 희철의 이런 반응이 놀랍지도 않았다.
“아니. 그만 만나자고.”

2000년이 되었고, 지영은 20살이 되었다. 고3때 입사하게 된 회사에 계속 다녔다.
지영은 취미나, 관심사가 없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같이 좋아했고, 친구들이 보는 드라마만 골라봤다. 
친구가 운동화를 사러 가면 따라가서, 친구가 고른 운동화와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 운동화를 샀다. 
대학생이 된 친구들은 지영에게 ‘넌 왜 우리가 좋아하는 것만 좋아해?’라고 물었다.
 ‘대학생이 되면 취향이 비슷한 게 싫어지는 건가?’ 하고 직장인 지영은 생각했다. 
지영은 친구들과 멀어지고, 자신의 취향을 찾아보기로 했다.
주말마다 혼자 시내를 돌아다녔다. 공연도 보고, 영화도 보고, 선인장도 사고, 책도 사고, 음반도 샀다. 
그러다 희철을 만났다.
신촌에서 매장의 느낌이 좋아 보여 ㅎ레코드에 들어갔다. 
매장 안에는 힙합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지영은 힙합음악을 들어보고 싶어졌다. 
2000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은 같지만, 내용은 다른 음반이 두 개가 있었다. 
지영은 한 장씩 손에 들고, 번갈아 살피며 고민을 하였다. 
그때 누군가 지영의 두 CD를 가져가더니, 하얀 표지의 CD를 다시 내밀었다.
“한 장만 살 거면 그걸 사.”
희철은 초면에 반말을 했다.
“돈 더 있어?”
“.........?”
“나랑 마스터플랜가자.”

지영에게 희철은 새로운 사람이었다. 
모자챙을 펴고 다니는 사람도,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다니는 사람도, 
몸보다 큰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지영에겐 처음이었다. 
지영은 마땅한 이상형도 없었지만, 
이런 남자에게 첫 눈에 반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함께 술을 마실 때면 희철은 지영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희철은 지영의 허리를 팔로 감고 있거나, 지영을 끌어안고 자신의 가슴에 지영의 등을 기대게 했다. 
희철에게 1년 정도 만난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그건 둘 다 신경 쓰지 않았다. 

“근데 너 나 좋아하는 거 아니냐?”
지영을 안고 있는 희철이 물었다. 
지영의 대답은 ‘그런 거 같아.’ 였다.
“아. 씨발 뭐라고 말하지.”

미안하다 나는 아
마도 다른 사람이 
생긴 듯 잘 지내라
행복했어 너도 좋
은 여자야. 

희철은 여자친구에게 보낼 문자를 지영에게 보여줬다. 
희철은 멋진 고백방법이라며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다. 희철은 의기양양하게 전송버튼을 눌렀다. 
처음으로 지영이 먼저 희철을 안았다. 
 
술집에서 나오자 희철은 지영의 손을 잡고 걸었다. 손을 잡은 것은 처음이었다. 
희철은 액세서리를 파는 외국인에게 나무반지를 두 개 샀다. 희철은 건대로데오거리 한복판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지영은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민망해하면서도 다른 한손을 희철에게 내밀었다. 
희철은 지영의 네 번째 손가락에 나무반지를 끼어 넣었다. 
지영은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지만, 그중에서 자신과 희철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았다. 
희철은 지영의 손을 놓지 않고 걸었다. 지영의 검지를 세워 자신의 콧구멍에 넣는 장난도 치며, 지영을 재밌게 해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지영도 첫 남자친구와의 첫 데이트가 즐거웠다. 즐거워서 웃다보니 모텔에 들어와 있었다. 

지영이 정신을 차린 건, 계산을 마친 희철과 손을 잡고 승강기에 타고나서였다. 
낯선 장소와 낯선 상황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니 현실감이 없었다.
“뭐야? 여긴 왜 왔어?”
“얼렁 자야지. 그냥 더 놀까? 안 피곤해?”
희철은 지영의 질문이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지영은 ‘우리는 부부이고 같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올라가고 있는데, 내가 혹시 치매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희철은 서두르지 않았다. 지영의 몸이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왔고 기다렸다. 
첫 시도에 지영이 고통스러워하자, 희철은 천천히 지영에게서 빠져나와 콘돔을 빼내었다.
희철은 지영을 안아주며, 어릴 적 자신이 했던 멍청한 실수와 장난, 어릴 적 꾸었던 황당한 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한참을 웃으며 이야기를 하다 둘은 꼭 끌어안은 채로 잠에 들었다. 
지영이 눈을 떴을 때, 눈앞에 희철이 있었다. 지영은 밤새 눈을 감고 있었던 게 후회 될 만큼, 자고 있는 희철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때 희철이 눈은 뜨지 않고, 미소만 지으며 말했다.
“나도 그랬어.”
“응?”
“나도 새벽에 너 자는 거 쳐다봤어.”
지영이 먼저 희철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전철은 잠실철교를 건너고 있었다. 
전철 안에는 불쾌하지 않은 진동과 소음이 생겼고, 전철 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은 따뜻했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한강위로 수 만개의 빛들이 맑게 부서지고 있었다. 
많은 승객들이 내려 좌석이 남았지만, 지영은 앉지 못했다. 흔들리는 전철에서 앉아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누구도 첫 경험을 하고나서 지영에게 소감을 말해주지 않았다. 아프다는 건 알았지만, 후유증은 몰랐다. 
언제까지 아파야 하는지, 앞으로도 할 때마다 아픈 건지 궁금했다. 지영은 손잡이를 잡고 있어도 몸이 흔들렸다. 
희철은 유리창에 뒤통수를 대고 입을 벌린 채 잠에 들어있었다. 지영은 희철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우리 내려야 돼.”
“미안. 잠깐 졸았네.”

지영은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희철은 요구하기 보다는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매번 지영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으면서도, 한 번도 지영의 머리를 손으로 내리지 않았다. 
체위를 바꿀 때도 지영의 반응을 살피고 시간의 장단과 시도의 빈도를 조절하였다. 
언젠가 지영은 한쪽 벽을 가득 채운 거울에서 낯선 여자를 보았다. 
머리를 밝게 탈색한 여자는 양 볼에 홍조를 띄고, 남자위에 앉아 골반을 흔들며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희철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어디서 데이트를 하여도 지영을 집에 데려다줬고, 누가 보든 장소가 어디든 지영을 안고 입을 맞췄다. 
여전히 장난을 좋아했고, 다른 여자와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게 왜 잘못인지 이해를 못했다. 

희철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수십 번을 전화하자 겨우 받았다. 어디 있냐고 물으니 친구와 술을 마신다고 하였다. 친구의 이름을 묻자 여자이름을 말했다.
화가 난 지영은 택시를 타고 수유리까지 갔다. 칸막이가 있는 호프집에 희철과 여자가 단둘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핑크색 앙고라 니트를 입은 여자는 지영을 보자, 니트와 색이 같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채우고 ‘얘기 많이 들었어요.’ 라고 하였다. 
희철의 까만 티셔츠에 가득 붙은 핑크색 털을 본 지영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폐에 앙고라털이 가득 차있는 느낌이었다.

희철은 지영과 사귀기 전에도 여자친구에게 그랬었다.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새벽 세시에도 ‘나 지영이랑 있는데...’ 라고 하였다. 지영은 그때 자신의 마음이 어땠는지 기억이 났다. 
지영은 그때 희철을 좋아했다. 희철의 그런 행동이 기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잘되고 있다는 안도감과 누군가에 대한 약간의 승리감이 전혀 없었다고는 말 할 수 없었다. 
그때 자신이 그 여자에게 미안했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미안해하고있다고 뻔뻔하지만 말하고 싶어졌다.

지영은 앙고라 니트를 택시 태워 보내고, 희철과 모텔에 들어갔다. 
희철의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처음으로 희철의 앞에 자세를 낮추고 앉았다. 희철의 몸은 금세 반응하였다. 

지영은 따라 나온 희철을 무시하고 택시에 탔다. 희철은 자신이 뭘 잘못했냐며 소리를 질렀다. 
택시가 출발하자 핸드백 속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휴대폰을 끄려 핸드백을 열자, 몇 알 남지 않은 피임약이 보였다. 
지영은 휴대폰 배터리를 빼고, 핸드백을 닫으며 다시 생각했다. 

사랑 참 좆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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