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군 관련 글이 많이 올라오길래 나도 한번 써봄
딸이 없으므로 음슴체
군대 얘기를 듣거나 보거나 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사람이 있음
아! 참고로 나는 2001년 1월 군번이며 경기도 화정에서 군생활 했음
30사단 까지만 밝히겠으나 어쩌면, 아~~~~주 어쩌면 내가 사귀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음
그러므로 간단하게만 말하겠음
땅개로 들어갔으나 일병 달면서 행정병(인사계)로 빠짐
오지게 힘들었음...
행정병을 1년 6개월 했다면 6개월은 밤샜고 6개월은 두시간 이상 못잤으며 나머지 6개월은 네시간 이상 못잤음
과장이라고 할지 모르나 절대 과장 맞음...
암튼 힘들었음...
상병 달기 전 대대에 여군 중사 한명이 배치됨
대대 인사과에 금전 부분 담당이었는데...(오래되놔서 무슨 보직인지 기억이 안남)
성격 시원시원하고 일도 잘했으며 키도 왠만큼 커서(168로 기억됨) 오자마자 인기가 넘쳐 흘렀음
나야 뭐 인사계이다 보니 하루에 대여섯번이상 마주쳤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지고
쉬는시간에 커피 먹으면서 우리중대 중대장 씹고 대대장 씹고 그러면서 놀았음
군대라서 그런지 여자가 혼자라서 그런지 네살이나 연상이었음에도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버렸음
워낙 속을 숨기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금새 눈치챈 여군은 자기를 좋아하냐며 놀려대다가
같이 휴가 맞춰서 밖에서 만나자는거임
아이고 아버지~!
뭔가 이루어질라고 하는가 가슴이 콩닥콩닥
밤새 잠을 못자도 흥분되고, 중대 부소대장들이 그렇게 갈궈대고 웃음이 나오고....
휴가 날짜 다가왔고 서로 사복을 입고 밖에서 만나고 소주 한잔 걸치고
그녀 인생 얘기 듣고 내 마음 얘기하고 하룻밤을 보냄
당신들이 생각하는거 맞음
너무 빠른거 아니냐 쉬운 여자 아니냐 할 사람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때 당시 나는 그렇지 않았음
맘 받아준거에 행복하고 기쁘고 즐거웠음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결혼을 원했다는거임
응? 난 병사인데? 22살인데? 돈도 없고 직장도 없고 학교도 졸업해야하는데?
이런 썅 이때부터 고생 시작됨
남자들이 받들어주는 위치의 여군 특성상 남자친구를 부하로 보는 경향이 너무나도 다분했고
본인의 위치(학생, 무일푼 등등)이 어쩔 수 없음을 알면서도
온갖 상처 주는 말로 헤어지자는 말을 너무 쉽게 반복했으며
다혈질에 기분이 너무 쉽게 왔다갔다 하는지라 하루하루 만나는게 스트레스였으며
나중에는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음
제대하면 나아지겠지 하고 버티고 그녀의 요구대로 학교 자퇴하고 돈 벌겠다 약속하고
부모님께 인사시켜 결혼하겠다 선언해버리고....
그런데 부모님께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은 우직하고 생각 깊고 안정된 공무원이었으니 참 좋아하셨음
우리 형은 TV에서 보던 일(병사가 여간부라 사귀는)이 눈 앞에서 펼쳐진다고 참 신기해하며 자랑하고 다녔음
그 때 나는 그녀가 아니라 결혼에 매달려 있었음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내 주위사람들, 부모님, 가족, 친구 등등에게
결혼하겠다고 소개시켜준 상황을 붙잡고 있었던 거임
2년 6개월 정도를 사귀로 상견례를 하기 일주일전 어머니가 조용히 나를 부르심
결혼하고 나서 니가 행복하지 않을 듯 하면 헤어져라
3~4일 고민하고 바로 ㅑ결정함
그 때 나는 병원에서 의료기기 소독하는 일을 하고 있었음
옥상에서 담배피며 전화로 헤어지자고 얘기했음
그녀 알았다고 함
서로 헤어질때만큼은 존나 쿨했음
전화 끊자마자 날 비추던 햇살이 엄청 따스했고 눈부셨음
내 인생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던 거임
암튼 25살때 결혼할뻔했던 그 때 당시 29살의 그녀는
나랑 헤어진 후 나와 나이가 같은 타중대의 병사의 아이를 임신한채 3개월만에 결혼함
마무리를 어떻게 함?
군대에서도 생길놈은 생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