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충실했다
 내뱉어진 타액이 바닥을 향해 낙하하는 순간에도
 사랑은 피어났다

 투쟁과 경쟁, 증오로 점철된 과거가 
 그라운드에 즐비하다
 전광판은 우리의 멈춘 시간을 기록했고
 우리는 서로를 뜨겁게 감싸 안았다

 사랑을 할거에요
 투쟁도 경쟁도 증오도 없이
 스포츠맨십이 없이는 사랑도 할 수 없나요
 내 짧은 쾌락을 위해 거친 태클을 가하고 
 유니폼을 바꿔 입을 순 없나요
 라커룸으로 돌아나가는 당신의 등 뒤
 우리의 그라운드는 언제까지나 열정적이죠
 
 휘슬이 울리기 직전
 휙 하고 지나는 궤적
 흔들리는 골키퍼의 동공과 
 동공에 비친 전광판의 시간
 탄식과 환호가 교차하는 순간
 당신과 나는 뜨겁게 포옹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