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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녀 15 - 16
게시물ID : humorstory_2392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헬로도도
추천 : 1
조회수 : 3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7/06 17:16:49


난 일하는 가게에 들려 당분간 쉬면 안되겠냐고 사장님께 여쭈었다.

"응 안돼."

"-_-;;"


이..이런 개그사장!


"제가.. 사정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당분간요.. 일주일 안 넘길께요."


나의 간절한 눈빛을 보았는지.. 사장님은 측은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안돼."

"-_-;;"


"농담이다.. 무슨 일 있는거 같은데.. 잘 해결해라.. 생각 잘하고 행동해."



일단 사장님은 산전수전 다 겪으신 분이시다.

아직 젊은 나이였지만, 맨손으로 북경오리를 때려잡...

지는 않았고;; 맨손으로 시작하여 지금에 까지 이른 사람이다.

그래.. 나는 사장님께 카운셀링을 요청하기로했다..




"사장님..."

"응 왜?"



내가 하나하나 말을 꺼내자

처음에는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시고 계시다가

조금씩 표정이 진지해지셨다.

이윽고.. 나는 모든 상황을 설명했고...


사장님은 입을 여셨다.


"으음..여기에 정답이 어디있겠냐..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정말 미쳐버리겠는걸..?"

"...후..."



"그냥 미쳐봐라."

"네?"




"복잡한 생각 다 집어치우고,
그냥 니가 하고 싶은거 해라."


"..."


"니가 진심으로 원하는게 뭔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되는데..

이런 말씀까지 해주시니 참 고마웠다.



내가..진심으로 원하는 것?..







혜린이와 사귀던 날 중 어느날..




"만약에~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할꺼야?"

"야. 너 그런 소리 하지마라."


"아니. 이건 If!. 만약에. 라는 가정하에."

"만약이라도 그런 일 없어.
나보다 너 먼저 죽게 하는 일 없어."


"에이..그래두.."

"그럼 같이 따라 죽지 뭐."


"음. 난 그것 보다.. 
니가 죽게되면.. 나는 정말 더욱 행복하게 살꺼야.
하늘에가서는 웃을 수 있게. 

니가 하늘에서 슬퍼하는 날 보면 얼마나 슬프겠어~?
그런데 바보같이 따라죽다니!"

"...그게 행복하게 되냐?..그냥 바보 해버리고 말지.."


그녀는 새침한 표정으로 날 쏘아보더니 말했다.


"안되면 되게하라~ 군대의 법칙이니라~"

"요즘 군대에 그런게 통하는 줄 알아?"

"..."

"..."




기억났다. 

그녀가 원하는게 뭔지!...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행복해지기였다..


그녀의 바램대로..


그냥 이대로. 

난 그냥 처음 부터 몰랐던 거다.


그러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 지금 이렇게 아파도..

나만.. 참으면 돼..

나만 모른척 하면 된다..




그녈 위해서.

혜린이를 위해...



이 정도 쯤은.. 아무 것도 아니야..!



그렇게 결심 했을때..

어느덧.. 3일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나는 그 동안 꺼 두었던 휴대폰을 켰다..

그동안 밀려있던 문자들이 밀려들어왔다.



그런데.. 희영이의 문자는 한통도 없었다. 

전화도 안들어와 있다.


대부분이 친구들과 소이. 그리고 엄마.

일단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고..


친구들에게도 폰이 고장났었다고 말했다. 


그날 사장님과 옆에서 함께 들었던..

소이에게는 그냥 일이 잘 해결되었다고 했다.

뭐.. 잘 될 수가 없는 일이지만..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소이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런데...

희영이는 왜..


난 그녀가 걱정이 되어 전화를 걸었다.


뚜뚜뚜..

통화중..?


뭐야.. 

나한테 연락 한 통도 안한건가?..



흠....

삐진건가?.. 

삐지게 할 만한 일 한 기억이 없는데..

술 먹고 취해서 전화를 걸었었나?..

아니면 편의점에 찾아가서 깽판 친건가..

알 수가 없다.



난 일단 편의점에 찾아갔다.

그녀가 일 하고 있을 시간인데.. 

그녀가 없다.



음..?..

여기 아르바생 바꼇어요?

새로운 아르바생인 듯..

왠 남정네가.. 밝게 웃으면서 말해주었다.

개인 사정이 생겨서 당분간 일을 할 수 없다고..

그리고 누군가 자길 찾아오면 전해 달라고 했다면서.. 

종이 가방을 내 밀었다.



종이 가방 안엔..

내가 전에 편의점 카운터 잠깐(?) 봐주면서 먹었던 초콜릿과..

카페라떼 두개가 들어 있었다.


...



편의점을 나와 담배 한대를 꺼내어 물었다.


개인사정?.
뭐지?..

무슨 일 생긴건가..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그녀가 받았다.


"여..보세요?.."

"어..희영씨!"


오랜만에 듣는 그녀의 목소리..

자다 일어났는지 목소리가 좀 걸걸하다;;



"에헴..네. 철수씨 오랜만이네요."

"그 동안 잘 지냈어요?.."



"저야 뭐..당연히 잘 지냈죠!"

"편의점에 왔는데.. 뭐 개인 사정이 있다고.."



"아.. 별거 아니예요! 우리 만날래요?..아니 만나요."

"네. 어디로 갈까요?"



오늘 따라 꽤 적극적이다..-_-;


그렇지 않아도 기분전환이 필요했는데..

오랜만에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



아닌척해도.. 

자꾸 생각나고 슬픈건 어쩔 수 없나보다. 


....

희영이 앞에서 티내면 안되는데..


후압~


나는 심호흡을 하고 그녀와의 약속 장소에 다다랐다.




커피숍.


혜린이가 캐슬 밖에 가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다른 커피숍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어서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인사가 들려왔고

그녀가 날 보며 손을 흔들었다.



"하이룽 방가방가 햄토리~"


라며 손을 흔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다른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풉풉하고 웃는다.

-_-;


그녀는 쪽팔린지 급히 손을 내리고는 시선을 창 밖으로 돌린다.


어허~ 나랑 놀려면 이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데!







이제.. 

시작이다.


또 다른 시작..














내가 얻었던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 동안 그녀와 나는 마치 연인처럼.. 

행동하고 붙어 다녔다. 


그달 개봉 한 영화는 모조리 다 봐 버렸고,

그 동안 보지 못 했던 영화도 DVD 방에서 다 봤다.



보통 남녀는 DVD 방에서..
잘도 키스하던데. 

난.. 왜 안되지..

..

-_-;


저..정말 안했다. 믿어달라;;

어허!-_-


희영이와는 이제 완전하게 말도 트고 지낸다.

불과 3일 사이에 많이 친해졌다..



혜린이 생각 안하려고.. 

그렇게 친.한.척.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희영이에게서 혜린이 모습 찾으려고 애 썻는지도 모른다.

...




다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다. 

일하고.. 

손님 없으면 미친듯이 노래 부르고..



일 쉬는 날이면 가끔 소이하고 밥 한끼도 먹고,

술도 한 잔 하고..



일 마치면 항상 편의점에 들러서 

나보다 1시간 정도 일 더하는 그녀와 함께 이야기도 하고..


찜질방도 가고.. 밥도 먹고..

그러더니 어느날 그녀가 여행을 가자고 말했다.


여행?. 


갑자기 왠 여행이란 말인가..



그녀가 자신이 계획한 대로 말했다.

2박 3일로 계획 된 겨울바다구경하기 여행이였다.


그런데 왜.. 하필 그녀가 선택한 곳이 ..

혜린이와 마지막으로 갔던 여행 장소와 같은 거지?

제길.



잊으려고해도 자꾸 기억나게 만들고 생각나게 만들다니.

....
후. 

잊어야지. 잊어야지!!..

기억 안 해야지!!


아자아자!




좋다 그래. 가는거다. 여행..

이번에 가서. 확실하게 잊고 돌아오는거다. 

히...!!



그런데.. 단 둘이서.. 

2박 3일이라니..

왠지.. 설레인다. 

무언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0-;;





사장님께 아직 마음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았다며..

3일간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사장님.. 제게 3일만 더 기회를 주시면 안될까요?"

"응 안돼."


이런.. 여전히 개그사장.-_-^



"다녀와라. 이번이 마지막이야."

"감사합니다."



역시 우리 사장님..

개그가 좀 유치한것 말고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혹시 33살에 술집 사장님이신데 불량하지 않으시고..

돈도 좀 있으시고 착하신 분인데.. 관심 있으신분은..

제 미니홈피에 글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_-;





그녀는 이번 여행에 모든걸 다 걸은 듯.

아예 아르바를 그만 두어버렸다.
-_-;

정말 대단하다..;;


어쩌려고;;



그녀와 나는 각자 작은 가방에 옷가지와, 생필품을 대충 챙겨 넣고,

나는 어머니에게 차를 빌려야 했다.





"어머니. 아들 인사드립니다."

"오냐. 지금이 16편인데 이제서야 엄마를 소개시켜주다니..."

"네?"


"-_-;;.. 무슨 일인데 친히 날 찾아온게냐?"

"무슨 일은요 무슨. 그냥 아들이 엄마 얼굴 보러 온건데?"


"어쭈? 이 녀석이 군대 다녀오더니 더욱 능글맞아졌어! 변태~"

"어..엄마-_-;;"


나는 필살 애교 작전을 펼쳤다!


"어이구~ 우리 이쁜이 엄마야~~"


"뭐야 뭘 부탁하러 온거야? 돈 필요해?

그건 니가 5살때 처음 했던 말이지..

그리고 그다음 부터는 돈이 필요하면 했던 말이고..
그리고 학교 다니고 나서 부터는 사고쳤을 때마다 했던 말이고.
군대가기 전에 했던말이고...

오늘은 뭔냐 도대체-_-.."



우리 엄마 아니랄까봐.. 날 너무 많이 알고있었다-_-


"돈은 무슨. 차가 필요해.-_-;"


"-_-..옛다. 조심히 몰아라."

"히힛 감사합니다. 땡큐~"




오랜만에 들린 집이였지만 변한건 하나도 없었다.


후..


그래. 변한건 하나도 없어!





드디어 약속 당일..



차 빌리는데 힘들었어~ 라며..

그녀에게 어리광을 피웠다.


그녀는 그냥 말 없이 미소를 지었다.

평소와 크게 다른게 없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웃는 얼굴을 많이보인다.


차안에서 서로 농담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세 도착해 있었다.


정동진...




겨울 바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정동진.


날씨는 생각보다 을씨년스러웠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닥치는 바람에 바다를 구경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차를 몰고 해변으로 처 들어갔다.

그리고 라이트를 켜고.. 바다를 바라 보았다.


파도가 출렁이며 라이트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거렸다.


나는 분위기를 고조를 위해 음악을 틀었다.


"고요한~ 자그장자잔자~~♪ 내 가슴에~ 짠자라잔자~ 나비처럼 날아와서~ ♬"


-_-;;

뭐냐 이 뽕짝은;;;

엄마 취향도 참-_-;;



나는 얼른 노래를 바꾸어 틀었다. 

주제에 째즈나 클래식은 아니고.. 그냥 발라드 가요였다.



어쩨.. 노래 가사가 슬프게 들린다.


"에취!"

"희영아 너 감기 걸렸어? 아까 부터 기침을 심하게 하네.."


"재채기야. 콜록콜록"

"감기 같은데..-_-. 무리하는거 아냐?"


"훕.. 아냐. 걱정마."


이내 정적이 흘렀다. 

노래가 귓속에 파고 들었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 우리는 바다를 감상했다..



그 정적을 깬건 희영이였다.


"술..한잔하자."

"술?"


희영이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잔..만 하는거야?"

"-_-. 여러잔.콜록콜록!"

"오케이 콜."



차를 돌려 가까운 유흥골목으로 들어갔다.

여관과 모텔이 즐비하게 늘어서 각자의 간판이 알록달록 빛나고 있었다.


우리는 가장 눈에 띄는 술집에 들어갔다.

술 집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하지면 테이블 곳곳에는 연인들로 보이는 테이블이 많았다.

그들 역시 겨울 바다를 찾아 온것 같았다.


겨울 바다는 여름 바다와 달리 다른 낭만이 있으니까..



시원한 맥주가 먹고 싶었다.

난 맥주. 그녀는 소주.


희영이도 술을 마실 줄 아는 것 같다..


한 두잔 건배를 하다가 잠시 화장실 다녀온다며 밖을 빠져나왔다.

아까 오면서 봐둔 약국. 


얼른 뛰어가서 감기약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술 집에 도착해 그녀에게 감기약을 내밀었다.



"몸도 안 좋은거 같은데.. 술은 적당히 마시고, 약 부터 먹어."

"...오래 걸린다 했더니..약 사러 다녀 온거야?"

"응."

"피~ 그럴 필요 없는... 콜록."

"거봐. 어서 약 먹어. 여기저기요! 물 좀 주실래요~?"

"네-_-"



그녀에게 약을 먹이고(?) 

나가려는데 자꾸 그녀가 술을 더 먹고 싶다고 그런다.

얘가.. 

나를 믿는건가?

-_-.....

서..설마?;;;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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