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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날(실화)
게시물ID : panic_232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2ss2s
추천 : 5
조회수 : 342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1/13 00:53:04
저는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엄마랑만 지내요..

그래서 명절에도 외가에 갔고, 친한 친척들도 다 외가 분들이셨죠.

제가 외가 같은 항렬 중에 가장 맏이다 보니, 제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많이 창창하셨죠.

그래서 할아버지께서는 저를 업어 키우셨구요. 할아버지께서는 저를 많이 좋아하셨어요.

복지회관에서 컴퓨터, 핸드폰 문자메세지 같은걸 배우시고서는 저한테 공부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문자메세지, 이메일 같은것도 보내주셨죠.

제가 고등학교 들어가 한창 배울때만해도 멀쩡하시던 외할아버지께서

고1 겨울방학을 하기 얼마 전,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전날까지만 해도 저한테 힘내고 공부 혈심히 하라는 문자를 보내주시던 분께서요..

풍이 오셨다는것 같았어요. 식사를 하시다 쓰러지셨고, 이후로 쭉 혼수상태에 빠져게셨죠.

한참동안 병원에 입원해 계셨어요.

그때 전 정말 몹쓸 생각을 했어요.

할아버지가 누워계신 중환자실로 면회를 가서 할아버지께 빌었어요.

당시 집안 사정이 많이 안좋았기에.. 할아버지께서 깨어나셔도 이전같은 사고를 하지 못하시고, 치매 혹은 신체 일부가 마비가 되어 깨어나신다면, 호프집을 하시는 저희 어머니나 관절이 많이 안좋으신, 얼마전까지 치매 든 시어머니 수족 되어 고생하신 할머니께서 많이 힘들어 하실 거라고, 그러니 할아버지, 깨어나실거라면 부디 멀쩡히 일어나 주시고.. 아니라면 엄마랑 할머니 힘들어 하지 않게 해달라고.. 그렇게 빌었어요

할아버지가 저한테 주신 사랑을 생각했다면, 그런 생각은 해서도 안됐을거에요...

그런데도 그런 생각을 한순간 해버렸고, 한동안 그런생각 했던점에 대해 많이 후회했었죠...

할아버지는 결국 뇌 수술을 하셨어요. 그럼에도 일어나시지 못하셨죠.

방학 보충수업이 끝나가던 무렵, 어느날 밤 전 꿈을 꿨어요.

어두운 배경이었구요, 침대가 놓여있었어요.

침대에서 할아버지가 이불을 스르륵 치우고 일어나시더니

절 향해 웃으면서 손을 흔드시더라구요. 그리고는 뒤돌아 가셨죠.

전 깜짝 놀라 깼어요. 아직 새벽이더라구요. 잠든 지 얼마 되지도 않았었구요.

애써 꿈이겠지 하면서 넘기고 다시 잠들려 노력했지만 밤을 꼬박 샜어요.

다음날 보충수업 듣고 집에 오니, 집에는 숙모만 남아 있었구요, 숙모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으니 장례식장에 가야한다, 그러니 옷갈아입고 나갈 준비 하라고 저한테 말했어요.

순간 깜짝 놀랐죠. 그저 꿈일줄로만 알았는데.

저는 장례식장에 가서 이전에 했던 생각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지난밤 꾼 꿈에 대한 생각으로 다른 가족들이 자는 밤에 향을 지켰습니다...

3일간의 장례식이 끝나고, 7일장까지 모두 마친 날, 가족들이 모여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중에 할머니의 꿈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들어보니 감동했을때 온몸에 찌릿 하게 전기 오는거 아시나요..?

그런 기분이 들더라구요...

할머니가 꾸신 꿈이 제가 꾼 꿈과 완벽하게 같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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