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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어서오세요.-1
게시물ID : readers_239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izro
추천 : 3
조회수 : 2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10 11: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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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도서관이다.
 가인씨는 열심히 오늘도 이 공간에 기계들을 정비하고 있는 것 같다.
 가인은 성서에 나오는 남성 살인자 이지만 이곳 가인 씨는 그것과는 관계가 없는 그저 긴 검은 머리가 예쁜 아가씨 이다.

 나는 수많은 모니터 앞에 앉아서 건물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수 많은 기계들이 있는 조금 이상한 도서관 이다.

 조금 지하 깊숙한 곳에 지하철 역과 하수구를 통해 들어와야 하지만 그래도 도서관이다.
 이곳 주인인 아니 관장인 이고르 씨의 (분명 가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전혀 러시아 인 같지도 않은 귀여운 편에 속한 청년이니까) 개인 바와 이어지지만 그래도 도서관이다.

 왜냐하면 이곳의 목적은 책을 보관하고 대여하며 지식을 보존시키는 것 이니까.
 조금 이상한 책을 조금 이상한 회원들에게 대여하긴 하지만.

 나는 이 사무실에 앉아서 레이너드 미하일의 쿠키행성인을 읽고 있다.
 도서관에서 빌린 것이다.
 이 쿠키 행성의 이야기는 이제 바깥으로 풀린다고 한다. 나만 알고 싶었는데 무언가 아쉬움이 몰려온다.
 이 도서관의 책들은 쉽게 바깥으로 풀리지 않는다.
 아마도 그렇겠지. 내가 읽은 여기 책들 중에는 허접한 책들도 있지만 분명 인간 자체에 사고 회로에 영향을 바로 느끼게 하는 기괴한 책들도 있으니까.

 이고르 씨와는 우연히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만나게 되었다.
 우리의 일은 아이들이나 보는 시시껄렁한 공연을 위해 여러 잡일을 하는 것 이었다.
 소품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 좋아하던 이고르씨와 나는 금새 친해졌다. 그리고 아마 다음과 같은 대화가 내가 여기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우리는 그날도 아이들에게 보여줄 연극에 의상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커다란 거울 속에서 나는 이고르 씨의 일을 돕다 거울에 나타난 이고르 씨의 상이 이고르씨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고르? 거울이..."
 "아, 그가 보여? 수지."
 "아니 어떻게 물리의 법칙을 위반할 수 있는거야?"
 "아니야 아니야, 이건 물리의 법칙을 전혀 위반하고 있지 않아. 저건 내 친구라고."
 "무슨 개소리를 하는거야? 어떻게 거울에 반사된 상이 본인과 달라?"
 "너의 인식에 문제가 생긴거야. 일종의 환각이야. 다시말해 너가 정신병이 걸린거지."
 "흠. 그렇다고 할 수 있겠군. 그런데 저게 너도 보이는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몹시 이상한 대화 같겠지만 그 당시 우린 정말 저렇게 대화 했었다. 아마 이고르와 그의 거울 속 친구 레이너드 미하일 때문 이겠지.
 어쨋건 정신병에 걸렸다고 인정한 나에게 이고르는 설명을 시작 하였다.

 "그래, 저 녀석이 내가 말한 친구 레이너드야.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도 그는 거울의 나의 상을 통해 나오더군."
 "그 대기업 비모렐 사이언스에 일한다던?"
 나는 그가 허언증을 앓는다고 사람들에게 지탄 받던 이유중 하나인 비모렐에서 일하다 사라진 레이너드 미하일을 생각해 내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대답대신 들고 있든 의상을 옷걸이에 마져 걸고 나에게 의자에 자리를 권하였다. 이고르는 적당한 상자를 가져와 근쳐에 앉고 마저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의 표정은 진지하게 과거의 기억을 끌어올리는 것 같았다.

 "이제 알려줄 때가 온 것 같군. 나는 사실 너에게 대화를 통해 이 일종의 정신병을 옮긴거야."
 "양판소 라이트 노벨에 대사가 내 인생에 쓰일 날이 올줄이야. 최고의 날이군."
 "뭐, 소설이면 어때. 어쨋건 이 증상은 그가 사라지고 3일 쯤 지난 날 아침부터 시작 되었어. 3월에서 4월이 되고 딱 만우절인 날 이었군."
 만우절 이라는 말에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살짝 보인다.
 "나는 아침에 학교 수업이 있다는 귀찮음에도 그나마 만우절이니 뭔가 있을까 기대를 하고 씻던 중 이었지. 그러다 그녀석을 보았어. 거울에 맺힌 물방울을 지우고 닦는 순간 그녀석이 거기에 있더군."
 나는 다시 거울을 보았다. 이번에 그 레이너드란 사람은 토끼 의상 뒤 마네킹의 위치에 서 있었다.
 "나는 실종 전 레이너드가 말 한 사실들을 기억해 내었어. 그는 좀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인간의 위치를 벗어나 어디에서든 누군가를 돕는 자가 되기로 한다 그랬지."
 "그래서 이름이 비모렐 인 회사 인가요?"
 "아, 아니 그건 바이오와 모던 그리고 그가 아무 의미 없다고 집어넣은 글자 몇개를 조합해 만든 단어야. 그래서 Be가 아니고 Bi이지."
 "아, 그렇군요."
 "어디까지 이야기 했었지?"
 "레이너드가 만우절에 나타난 부분이요."

 "오, 맞아. 레이너드. 나는 레이너드가 나타나는 부분이 어딘지 살폈어. 그리고 내가 해야할 일들을 알게 되었어. 뭐 자세한 이야기는 필요가 없겠구만. 너에게 레이너드가 보이는 이상 너도 이미 모든걸 안다는 것 이지."

 '모든 것을 안다라... 사실 그냥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 뿐이었잖아...'
 나는 이고르 씨의 불완전한 설명을 뒤로 하고 현실의 나로 인식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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