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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서버 한깜찍빈님을 애타게 찾습니다...
게시물ID : gametalk_2397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쉬초콜릿
추천 : 12
조회수 : 713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02/11 23: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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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3년만에 바람의 나라에 접속했습니다. 괜히 옛날 생각이 나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봅니다. 저와 같은 혹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전 중2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바람의 나라를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음..'했다'기 보다는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는 그냥 가끔 접속을 했습니다. 

접속을 하면 종종 사냥도 하고 퀘스트도 깨고 하는 등 주로 혼자 뽈뽈뽈 돌아다녔습니다.

바람 캐릭터들은 저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바람에서 아이템 흥정하는 법들을 익히면 현실에서도 제 흥정 능력은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바람에 새로운 승급제도가 생겨 승급을 할 때 쯤엔 저도 나이를 더 먹었습니다.  

그러다 2011년 즈음에 게임에서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날도 혼자서 돌아다니다 너무 심심해서 평양성 주막앞에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이보시오, 내가 배가 고파 움직이지를 못하니 호랑이 고기를 구해다 주시오" 

라고 말을 걸었고... 그러다 친해졌습니다.

2012년이 제가 아마 대학교 3학년 올라가는 해였고 그 분이 이제 대학교 입학하는 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둘이 접속 시간도 비슷해서 거의 매일 접속해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주로 밤에 22에서 23시 정도에 접속을 했었는데 새벽 3시, 4시가 될 때까지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습니다. 말도 잘 통하고 해서 정말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비록 게임에서였지만 심적으로도 서로 편해져서 약간의 개인정보도 서로에게 이야기했었습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학교에 재학중이었고 그 분도 이제 서울에 있는 여대에 다니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집이 부산이라 언니랑 같이 서울에서 자취를 하게 될 것 같다고. 

저는 게임에서 만나서 누군가를 실제로 만난 적도  없었고 그러려고 해본 적도 없었지만, 그분과는 정말 많은 시간을 같이 대화하고 처음으로 겜상에서  정이란 것도 들고 그래서 약간 혹시나 만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 생각을 말했더니 자기도 어떤 사람인지 실제로 만나보고 싶지만 그래도 뭔가 그러면 안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2012년이 되면서 저는 중요한 대학원 준비 때문에 바람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그분과 제가 동접해서 서로 만나는 시간도 줄어들었습니다. 서로 그런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이후로는 주로 편지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바람편지요. 

그러고 3월이 되고 그분은 신입생으로 대학생 새내기를 보내느라 바람에 접속하는 일수가 줄어들었고 저는 7월에 있을 중요한 대학원 입학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느라 접속 일수가 줄었습니다. 
그러다 저는 결국 난생처음으로(ㅋㅋㅋㅋㅋ) 바람의나라를 접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워낙 중요한 시험이었기에.

이러한 사실을 그분께 말씀드렸더니 굉장히 삐쳤던 걸로 기억합니다. 바람도 접속도 안 하고. 그러고 저는 그분께 그 동안의 나름 신선하고 좋았던 대화들과 비록 게임이었지만 공유했던 시간에 감사하는 내용의 편지에 제 연락처를 적어 보낸 후 바람의 나라를 삭제했습니다. 

그러고 약 3년이 지난 어제 저는 학부 때 동기들이 제 자취방으로 놀러왔었습니다. 그렇게 밤새 저희는 회포를 풀었고, 오늘 동기들을 버스를 태워 돌려보내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재학중인 대학원 주변의 피씨방에 갔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피파를 몇 판 한 후 저는 제 인생게임인 바람의 나라에 접속했습니다. 서버가 통합됐더군요. 유저수가 많이 줄었나봅니다. 그래도 유저수가 얼마 없더라고요.

그렇게 오랜만에 접속했는데 편지가 와있더라고요. 3년 전 그 분께서 보내신 편지가. 많이 섭섭했다고. 그렇게 게임을 접어서. 그래도 꼭 원하는 꿈 이루길 바란다고. 자기도 게임에서 이런 경험 처음이었고 정말 즐거웠다고 감사했다고. 한 번 만나고 싶었다고. 인연이라면 살다보면 만나지 않겠냐고. 등등. 

뭔가 나이먹고 대학원생이나 됐는데도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먹먹하더라고요. 유치하게. 게임인데도. 그래서 뭔가 살짝 감성적이게 됐었네요. 
사실 당시에 게임을 접었을 적에 그 분을 보고싶어서 그 분이 다니는 학교 정문에 그 분 아이디 적어 플랑 걸고 찾고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생각으로만 끝났지만.

아무튼, 하자서버의 한깜찍빈님 잘 지내시나요. 휴학을 안 하셨었다면 이제 4학년 되시겠네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꼭 잘 되시길 바랄게요. 당시엔 게임상이었지만 분명 굉장히 맑은 사람이라는 강한 느낌이 들었었거든요. 바람에 편지 남겼어요.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화이팅! 
허쉬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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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을 얼마 전에 남겼었는데... 님이 보내신 편지들을 다시 찬찬히 읽어봤어요... 서버가 통합돼서 바람편지가 보내지지 않더군요...

애타게 찾습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라지만..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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