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무게가 낙화유수인 격이라
철석같이 살려 함을 무한궤도가 지르밟고
포문 우람한 사정 질로 영혼 없는 파편들 씨 뿌렸으니
역설적으로 낳아 나는 게 그 무엇 없도다
대패로 살겁 저민 독한 다이어트 탓인지
석재 속 골격 적나라니 들춘 도시는
회색 숙변 게운 텅 빈 내장에 잿빛만 연거푸 칠하네
널따란 황혼 한 조각 쿵 쩍 내려앉은 듯
무너진 가로변 따라 메케한 땅거미 드리우니
산 자의 경계가 과연 여기론가 싶소
파랑새 깃털 하나와 군상 사리사욕을 저울추로 잰듯한 땅
그 기움 정도가 남겨진 넋들의 슬픔조차 나락까지 비추이
손가락 걸린 기폭제로
한 명씩 비명을 빚고
철 힘이 하늘 높게 가른 그 날
빛과 함께 사라진 어이야
남은 다리조차 저리어
가만 숨 고르기도 바빴을 터
삶 젓을 노 화약 속으로 놓친 거니
딱하게도 멀리 못 가 보이누
불꽃과 굉음이 지배한 터
삶이 터지고 또 터졌을 터
서리맞은 주검 보니 손끝에 석순으로 된 핏방울 하며
담장에 겨오른 발간 창자는 먼지 푸석한 말랭이 돼가고
교각 아래 자리한 아낙은 언 가슴에 묻은 쇠붙이가 피 바른 녹 머금니
동강 난 무화과 같이 갈비에 핀 비명마저 검게 시들하다
죽기까지 무엇을 위한 생존이었고
살기까지 무엇을 위한 번뇌였나
제 이야기 채 쓰기도 전 사별을 고한 이여
그 몫 대신해 응당 살기를 애도라 할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