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토요일)에 외국인 근로자 한명이 작업중 부상을 당했습니다. 약 400kg짜리 물건이 엄지발가락 위로 떨어지면서.... 급히 병원으로 후송해서 수술을 했는데, 엄지발가락 끝부분 뼈 한 마디가 세조각으로 부러졌다더군요. 간단한 수술이었고, 월요일에는 퇴원후 통원치료가 가능하다는 진단이었습니다.
그 외국인 근로자는 불법체류자 입니다. 예~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면 안된다는것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용했습니다.(정말 생산직원 구인이 너무 힘듭니다.)
그저께(그러니까... 월요일...)의 일입니다. 우리 회사에 외국인 근로자가 4명인데(부상당한 사람 포함...) 모두 같은 나라에서 온 친구입니다. 그 중 한명이 제게 그러더군요... "오빠~! 안폰(부상당한 근로자) 치료 끝나고 회사 나오면, 치료비 월급에서 까요...?" 저는 별 생각없이 "아니요~!" 그랬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일을 하려다가....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그럼 우리나라에서 그런 경험(치료비를 당사자의 월급에서 공제하는...)이나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는 말이잖아?' 그래서 물었습니다. '치료비 월급에서 까는 회사 있었어요? 어디에요? 거기가?" '예~! 있어요... " 정말 어의가 없고.... 황당하고, 수치스럽고, 화가나고..... 얼굴을 들 수 없었습니다.
참고로, 부상당한 근로자에게 우리 회사에서 내린 조치는.... 치료비 전액 지급. 정상적인 월급은 지급못함.(일주일도 안된 친구였습니다. 근무일수만큼은 지급하고요.) 단, 집에서 앉아서도 일 할 수 있는 작업거리를 주겠으니 부업개념으로 작업하고, 그 작업량에 대해서는 지불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회사에서 외주-부업-용으로 나가는 일거리를 근로자에게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회사 규모로 보았을땐(생산직포함 20명도 안되는 소규모 회사.)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가능한 조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계속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회사 어디에요? 어떤 회사에서 그랬어요?" "뱅뱅이요~!" "다치면, 짜르고.... 치료비 월급에서 까요..." "음... 뱅뱅...." 의류기업 뱅뱅을 말하는 겁니다. 우리회사 근처에 뱅뱅 공장이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그 곳에서 많이 일하고 있고요. 그래도 뱅뱅이라면, 국내 의류업계에서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계속 대화를 해보니..... 다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근로자는 바로 짤라버리는 듯 하더군요.... 그거까진 이해하려고 했는데, 치료비를 월급에서 공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불법체류 근로자에게 회사자금을 이용해서 치료비를 지급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식적 지출사유로 하기가 힘든거죠.... 그렇다고, 그 근로자의 월급을 뺐는것은 너무 부당한 처사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뱅뱅'이라는 회사 이름을 밝힙니다.) 정말... '사장님 나빠요~!'는 개그가 아닌 현실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