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는 오래 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는 자신의 7대 죄악이자 욕망을 호문쿨루스로 만들어 냈었죠?
그래서 각 호문쿨루스의 특징/감정과 능력은
플라스크 속 난쟁이의 욕망과 이를 위한 마음가짐으로 구현되는 걸로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탐욕의 그리드는 난쟁이가 바랐던 친구를 욕망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무적의 철갑을 얻었죠.
분노의 라스는 인간들을 향한 분노를 보였으며,
적을 직시할 수 있는 눈을 얻었습니다.
질투의 엔비는 맨날 인간을 까내리면서도 그 와중에 인간을 질투했으며,
낮은 자신감 때문에 추한 본인의 모습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형태를 바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전개를 보았을 때 자연스레 추측 가능한 것은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가 낳은 모든 호문쿨루스 또한
그의 욕망과 마음가짐이 의인화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러스트 또한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의 욕망이죠.
그럼 여기서 질문.
그의 색욕은 왜 여자의 형상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 답은 자연스레 러스트의 특징과 러스트의 능력에서 찾아낼 수 있지요.
즉,
플라스트 속의 난쟁이의 성 정체성은 여성이고
색욕의 대상은 남자이며 (러스트는 남자'만' 유혹합니다),
그는 무엇이든 꿰뚫을 수 있는 창(...)으로 그 남자를 찌르고(...) 싶었다는 겁니다.
태생부터가 인간과 거리가 먼 플라스크 속 난쟁이가 색욕을 품었던 대상은 누구일까요?
당연히 추측이 가능합니다.
기나긴 세월 동안 의미도 없이 뒤집어 쓰고 있던 거죽의 주인이자
자신에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친절했으며,
한 때는 심지어 몸을 섞기까지 했고,
난쟁이가 일부러 영생에 가까운 힘을 나누어 주었던 단 한 사람,
저 강렬한 눈빛을 보세요. 그 어느 존재가 안 빠져 들겠습니까.
괜히 자기 손녀 뻘을 키운 뒤 교제한 전설의 키잡이 아닙니다.
아무튼 난쟁이는 뒤늦게 자신의 성정체성과 욕망을 깨달았지만
이미 반 호엔하임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는 자신을 증오하며 떠돌아다니고 말았지요.
혹시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가 호문쿨루스를 낳아 자신의 욕망을 배출했던 건
호엔하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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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유비 패왕설 정도로 웃으며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