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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실화)
게시물ID : panic_233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2ss2s
추천 : 2
조회수 : 21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1/15 01:11:43
포상휴가 이야기는 다 써놓고 탈고 할려고 하는데...

귀찮아서 전에 써놓은 이야기를 먼저 탈고해 올리게 됩니다.





예전에 교대 근무를 할 때 였습니다.

네트워크 관제 업무를 할 때 였는데 그때는 3개조로 해서 주간 야간 철야 이렇게 세파트가 돌아가던

때였었죠.

그 중 동료가 철야 파트 때 겪었던 이야기를 예전에 써놓고 이제야 올리게 됐네요.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철야 근무 파트의 특성상 새벽 시간대에는 피곤함과의 마라톤을 하게 되죠.

엎드려 자다가도 전화가 오면 화들짝 놀라 깬다거나, 업무 특성상 새벽에도 안심을 할 수 없어 새벽에도 

낮과 같은 근무상태를 유지해야만 했죠.

아마 새벽 2시인가 였답니다.

자정이 되면 건물의 출입구를 봉쇄해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편의 점에서 미리 야식 거리를 

사다놓고 먹곤 했었거든요.

그때 준비 하지 못하면 5시까지는 그 안에서 배고픔을 견뎌야만 했던거죠.

그날도 업무를 하다 서버쪽 관제하는 분과 저희쪽 즉 이야기의 주인공이 소속된 네트워크 관제인원 

두명 총 세명이서 사다놓은 야식거리를 먹으며 대충 대화를 끝내고 돌아간 시간이 3시가 좀 안되어서 

였다더군요.

저도 그랬지만, 원래는 자야할 시간에 눈을 뜨고 버틴다는 건 상당히 몸에 데미지를 주는 일이죠. 

저의 경우는 꼭 새벽녁에 설사를 한 번 한다거나 하는 증세를 겪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이 이야기를 해 준 그분도 저와 비슷한 증세를 겪은 적이 꽤 된다면서 화장실에 갔던 이야기를 해 

준것이었죠.

대화를 하고 야식을 먹고 자리에 돌아와 30분 정도 지나니 배에 살살 신호가 오더랍니다.

'아 씨발 꼭 이러네...'

하는 불만을 안고, 화장실에 갔을 때 였답니다.

참고로...

지금 생각해보면 좀 뭐랄까..

그 화장실 밤에는 별로 가기 싫더군요.

그냥 분위기가 어두움을 분출한다 해야 할까요?

큰 건물 홀 옆 한 구석에 있는 화장실이고, 1층에 있는 인원이라면 꼭 그곳을 사용하기에 평시에는 사람의

이동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없는 새벽녁이 되면 그렇게 음산한 분위기를 내기도 어려워 보일 

정도인 곳이었죠.

어쨌든 화장실에 갔고 급한 마음에도 다 열려있는 좌변기실 저 끝으로만 시선이 가더랍니다. 

항상 사용하는 곳이었겠거니 생각되더군요.

급하게 문을 닫느라 '쾅' 하는 소리가 흠칫 놀랄정도로 크게 울리긴 했으나 일단 바지 부터 내리는게 

우선이었다죠.

근심과 함께 첫발을 내보내고 나서야 마음이 스윽 안정이 되더랍니다.

그렇게 안심이 되니 급하게 오느라 손에는 아무것도 없어 볼 일 보는 시간이 매우 적적했다죠.

이리저리 뭐 볼게 없나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저 두루마리 휴지들만 보일 뿐이었고, 그렇게 여기 저기를 

둘러보던 시선은 저만치 천정으로 향하게 되더랍니다.

'..........'

벽이 오른쪽에 있는 맨끝 화장실로 1시 방향으로 고갤 돌리면 화장실 창문이 있습니다.

낮에는 몰랐는데, 밤에 앉아서 보니깐 가로등에 비추이는 흔들리는 나무가지들이 괜히 이상한 생각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죠.

'낮에는 몰랐네...새벽엔 첫번째 칸으로 사용하자.'

라고 생각이 들더랍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어두운 나무가지들의 흔들림을 보자니 자연스례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하겠죠.

저도 그전에 똑같은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그렇게 배에 신호가 거의 다 사라지고 충분하다고 느꼈을 무렵,

'또각또닥'

구두소리가 저 멀리 홀에서 부터 울리는가 싶더니 화장실 안쪽으로 이어지더랍니다. 

'또각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는 남자의 구둣발 소리임에는 확실했다죠.

바로 옆칸으로 소리가 이어지고는 뒤이어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그리고 뒤잇는 옷을 내리는 소리도...

'경비 아저씬가?'

좀전 화장실로 향하며 잠깐 돌아본 인포메이션에서 경비 아저씨가 졸고 있는것을 보았던 기억을 

떠올렸답니다.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었다죠.

볼일을 완전히 끝마친 동료는 좌변기의 물을 내리고 화장실 세면대로 향했답니다.

물 내려가는 소리가 크고 여운이 길게 이어지니깐 왠지 민망했다고 하네요.

그 때까지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답니다.

수도를 틀고 손을 씻은다음 새벽녁이라 번들번들 두껍게 번진 얼굴의 기름을 걱정하며 세수를 한 번 

할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였답니다.

'쿠우~~쏴아~'

하는 좌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동료는 곧 누군가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어차피 옆 서버실 동료 

아니면, 경비 아저씨겠거니 하고 인사나 하고 이야기나 잠깐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네요.

그리고 좌변기의 여운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쯤...

동료는 세수를 대충 마치고 얼굴을 들여다보며 옆에서 누가 나올까 내심 상상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죠.

그러나 화장실의 모든 소리가 정적에 다시 묻힐만큼 고요해질동안에 그 화장실의 문은 굳게 잡겨 

있었답니다.

'........누구지...'

하는 의문이 살짝 들더랍니다.

'뭐 상관없지.'

하고 돌아설 생각에 세면대를 완전히 뒤에 두었을 때 였답니다.

'딸칵'

자신이 일을 보았던 옆칸에서 문고리를 밀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누군지 기대를 했었던 모양인지 그대로 밖으로 나가기 보다는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가 누군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죠.

생각과 동시에 화장실의 문은 안쪽으로 끌리듯 열리고.....

".........."

약 10초 정도는 홀린듯이 그 화장실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안에서 나오지 않더랍니다.

그리고 좀더 시간이 지나자 자동 센서로 켜지는 전등이 꺼지는 것도 보았다죠.

그 때쯤 되니 뭔가 이상한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확 돋아 올라오더랍니다.

그냥 그대로 밖에 나가자니, 뭔가 찜찜한 것을 뒤에 두고 오는 느낌이었고, 확인을 하자니 도저히 

혼자서는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하네요.

제3의 존재 같은 것을 그닥 신용하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라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그 때 든 생각은 그 

안의 사람이 심장 마비 같은 걸로 쓰러진거 아닌가 생각을 하기 했지만서도, 본능이 치고 들어오는 생각은

도저히 억누를 길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바깥쪽으로 한 발을 걸치고 유사시 그게 무엇이든 밖으로 도망쳐 달려나갈 준비를 하며 그 쪽

칸을 쳐다 보고 있었답니다.

그와 함께 문이 열려 있음을 계속 확인하고 싶어서 였는지 좀더 화장실 안쪽으로 들어와 안으로 열려진 

그 칸의 문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미동도 없는 세번째 칸.

두려움보다 더 크게 샘솟는 호기심 때문에 그는 점점 더 안쪽으로, 세번째 칸 내부를 확실히 확인 할 수 

있는 위치로 이동해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이 반의 반도 열려있질 않아, 열려있다면 충분히 다 확인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안쪽은

직접 문을 밀기전까진 확인 할 방법이 없었다죠.

그 때 다시 한 번 고민이 되더랍니다.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걍 가면 되잖어..'

마치 지금까지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는양 스스로를 부정하고,

'내가 미쳤나 보다. 걍 가자.'

라는 마음을 먹자 호기심보다는 현재 상황에 대한 이성이 확실히 더 우위를 점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돌아서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바로 그 때 문제의 칸을 막고 있던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서서히 

안쪽으로 열리더랍니다.







아무것도 없더랍니다.

하지만 좀전에 분명히.........

"으아아아!"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나오고 아무도 없는 홀로 미친듯이 달려나오자 경비 아저씨도 그 소리에 

놀랐는지 그를 뻔히 쳐다보고 있었다고 하네요.

"무슨일이예요?"

"저...저...."

분명 놀랐다는 것을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겠거니 했지만 왠지 말해다간 실없는 인간으로 오해받을 것 

같아 입을 꾹 다물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무실로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안으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이야기 했을 때도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웃어넘기기에 바빴답니다.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마치 자다 깬놈 취급하는 모양새에 더 이상은 말을 하지 

않았었고,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제게 말해줄때도 웃지 말라고 하면서 이야기 해준게 기억나네요.

그는 그 이후로 절대 새벽엔 화장실에 가지 않았다죠.

지금은 제가 그 회사를 나와 어떻게 지내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언제 한 번 놀러가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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