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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기억
게시물ID : readers_240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4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2/15 0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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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청산에 매미 소리 퍼지던 흙냄새와

옛 고향 짱돌담에 넉살 두둑이 겨오른 조롱박과

세 발 꽃 핀 닭장 속 장판인 양 잘 말린 햇볕과

우공 모는 바람의 언덕 위 홍시 빛 노을


황혼녘 갈대가 기우는 들판에서

그리움은 내 어린 형상과 불어와

영영 먼 곳으로 사라져,

추억의 경계를 긋다


빈자리 그리워할 새 없이
눈 뜨면 모든 게 빠르게 변해가
이 세상 난 것이 잊혀도 달게 받을 죄인가

차라리 죽을 운명 그 필연이 일러
향수에 젖을 만큼 성숙지 않게 됐으면 좋았을 것을 
한 세월 정취에 취해 내가 이룬 게 나를 아프게 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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