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너무너무 잘해주는 그녀와 달달한 연애를 했드랬죠 하지만 진짜 사랑이 하고싶었는데 혼자끙끙끙 앓다가 차버렸어요.
나 사랑해? 나 예뻐? 이런 류의 질문들, 모범답안이 있는거잖아요 예쁘다는 생각을 안한 건 전혀 아니지만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예쁜 것만 보고 예쁜 것만 듣고 하는 그런 연애는 삶의 도피지, 삶의 일부라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사랑하는게 아닌 것 같았어요
적어도 뭐랄까 한겨울 냉방에서 서로 바라보며 손 꼭 잡고 내가 나중에 돈벌면 우리 보일러 틀고 잘 수 있을거야 으이그 말이라도 못하면 밉지라도 않지
서로 걸으며 여행하다가 내 발바닥이 물집이 잡히고 터지고 고름이 생기고 짓물러서 걸음걸음이 따갑고 뒤틀려도 상대가 힘들어보이면 업어줄까? 하고 아이구 됬네요 하는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을 보면 삶의 희노애락을 함께 겪어나간다는 그런 느낌이 연애하는 여자에게서는 느껴지지가 않아요 마치 희 만 함께하는 느낌이랄까요 앞으로 인생의 어느 시점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밑바닥 콤콤한 냄새나고 지저분한 모습까지도 나눌 수 있는 반려자를 만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