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총 든 해경, 中선원들에게 집단폭행 당한 뒤… [그날, 추자도 해역의 진실은] 그 후에도 中어선 26척, 경비함 계속 쫓아오며 "우리 선원 6명 내놔라" 함정 14척·헬기 2대 동원 끝에 3척 나포하자 中어선 철수 조선일보|제주|입력 2012.01.31 03:17|수정 2012.01.31 08:28|누가 봤을까? 40대 남성,전라 폰트크게작게메일인쇄스크랩고객센터굴림돋움바탕맑은고딕내 블로그로내 카페로작년 11월 19일 오전 2시쯤 추자도 인근 해역.
제주 해양경찰서 소속 1505경비함이 한국 영해를 불법 침범해 고기를 잡던 중국 어선 40여척 무리를 포착했다.
나포 준비를 마친 1505경비함은 오전 5시 40분 현장에 출동해 쌍끌이 저인망 어선 노영어2131호(190t급)를 붙잡았다. 해경은 이 배에 타고 있던 중국 선원 6명을 체포해 1505함에 옮겨 태운 뒤 제주항으로 향했다. 노영어호에도 해경 10명이 탑승해 중국인 선장에게 제주항으로 운전하게 했다.
↑ [조선일보] 성공적으로 끝난 듯한 체포 작전은 오전 6시 30분쯤 1505함 주변에 중국 어선들이 몰려들면서 급변했다.
나포 사실을 무전으로 들은 중국 어선 26척은 1505함과 노영어호의 진로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중국 어선 3척에서 손도끼와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한 선원 수십 명이 노영어호로 옮겨 탔다. 이들은 노영어호에 타고 있던 해경 10명에게 무차별적으로 무기를 휘둘렀다. 해경은 유탄발사기·섬광폭음탄·삼단봉으로 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해경은 권총 네 자루를 갖고 있었지만 뒤탈을 우려해 사용하지 않았다. 결국 백모(30) 순경 왼팔이 부러져 전치 7주의 중상을 입었고, 4명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해경 10명은 노영어호를 포기하고 도망치듯 고속단정을 타고 1505경비함으로 돌아왔다. 노영어호는 중국 쪽으로 도주했다.
중국 어선들은 여기서 끝내지 않았다. 오전 6시 40분부터 8시 10분까지 중국 어선 26척은 1505경비함을 30여㎞가량 밀집대형으로 쫓아오며 무전으로 "체포된 중국 선원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505함의 진로를 방해하며 정지시키려 했다.
오전 8시 10분쯤 1505함의 지원 요청을 받은 경비함정 14척과 헬기 2대가 제주항 북서쪽 28여㎞ 지점에 도착했다.
해경 경비함과 고속단정 5대가 중국 어선들에 대한 제2차 나포 작전을 시작했다. 중국 어선들도 공격적으로 대항해 공방전이 한 시간가량 지속됐다. 오전 9시 10분쯤 해경이 위민하어50010호, 소연어283881호, 소연어283882호 등 3척 나포에 성공하자 나머지 어선들이 도주하기 시작했다. 해경의 추적은 중국 어선들이 중국 영해로 완전히 넘어간 오전 10시 50분 끝났다.
제주항으로 돌아온 해경은 불법 어로행위를 한 어선 1척과 집단 저항한 어선 2척 등 3척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해경은 최초로 나포한 노영어2131호를 폭력을 휘두른 중국 어선들에 다시 탈취당하고, 노영어호에 타고 있던 경찰관들이 중국 선원들에게 폭행당해 도망치듯 빠져나온 사실을 숨겼다. 당시 해경은 "경찰관 5명이 중국 어선에 올라타는 과정에서 중국 선원들의 저항으로 선박에 부딪혀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30일 "경찰관이 작전 수행 과정에서 중국 선원들에게 폭행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비난받을 것이 걱정돼 숨겼다"면서 "최근에는 총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경찰관들이 총기를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해경의 은폐 사실은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중국인 선장 3명에 대한 재판에서 뒤늦게 밝혀졌다. 기소된 선장 3명 중 2명은 징역 1년2월, 1명은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노영어호에 타고 있다가 체포된 선원 6명에게는 1인당 800만원씩 벌금형이 선고됐고, 2차 작전에서 나포된 어선 3척에 타고 있던 선원 39명은 처벌 없이 추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