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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절자를 위하여
게시물ID : sisa_1618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콩실이
추천 : 4
조회수 : 38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1/18 05:27:39



 신 단재(신채호) 선생은
망명(亡命) 생활 중 추운 겨울에 세수를 하는데
꼿꼿이 앉아서 두 손으로 물을 움켜다 얼굴을 씻기 때문에
찬물이 모두 소매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한다.

어떤 제자가 그 까닭을 물으매,
내 동서남북(東西南北) 어느 곳에도
머리 숙일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무서운 지조를 지킨 분의 한 분인 한용운 선생의
지조가 낳은 기벽(奇癖)의 일화도 마찬가지다.

오늘 우리가 지도자와 정치인에게 바라는 지조는
이토록 삼엄(森嚴)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당신들 뒤에는
당신들을 주시하는 국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자신의 위의(威儀)와 정치적 생명을 위하여
좀 더 어려운 것을 참고 견디라는 충고(忠告) 정도이다.

한 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한 이름이 되지 말라는
[채근담(菜根譚)]의 구절을 보내고 싶은 심정이란 것이다.

끝까지 참고 견딜 힘도 없으면서
뜻있는 야당의 투사를 가장함으로써
권력의 미끼를 기다리다가
후딱 넘어가는 교지(狡智, 교활한 슬기)를 버리라는 말이다.
 
욕인(辱人)으로 출세의 바탕을 삼고,
항거(抗拒)로써 최대의 아첨(阿諂)을 일삼는 본색(本色)을
탄로(綻露)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충언의 근원을 캐면
그 바닥에는
변절(變節)하지 말라, 지조의 힘을 기르라는 뜻이다.



1960년 3월 '새벽'지 수록   
지조론  (志操論)  - ‘변절자를 위하여’ 중 일부 발췌 
조지훈 (趙芝薰) (1920∼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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