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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1만원 시행약속했던 식당입니다.
게시물ID : economy_24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주스키부대
추천 : 48
조회수 : 7000회
댓글수 : 64개
등록시간 : 2017/07/10 22:27:04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지만... 몇달전에 서빙알바 시급 1만원 시행한다고 글 올렸던 오징어입니다.

아무도 안 궁금하시겠지만 3달여 지난 지금 상황을 말씀드리려구요.

우선... 매출이 30%정도 수직 상승했습니다.
알바들이 겁나 열심히 일합니다. 막 날아다녀요.
손님들이 알바들 예쁘다고 1만원씩 팁 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시급 1만원에 팁 받으면... 쏠쏠하죠...
바빴던 날은 당일 시급을 11,000원으로 줍니다. 너무 바빠서 간식도 못먹인 날에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랑 삼각김밥 사먹고 가라고 간식비 추가로 주고요.

그 사이에 그만둔 알바는  1명입니다. 덕분에 알바들 작업 숙련도가 만렙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대학생 3학년 학생을 알바실장으로 임명하고(혜택 주 1회 친구들 데리고 우리 식장에서 회식 주최권) 순번이나 요일을 배정하게 맡겼는데.. 서로 하루 더하겠다고 싸우는 경우도 간혹 있었습니다.

일단.. 사장 입장에서 인건비 상승분보다 매출이 더 많이 상승해서 매우 성공적입니다.
물론 그게 시급 인상때문인지, 그 시기에 운좋게 다른 일이 맞물려서인지 완벽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른 것은 변화를 준것이 없고... 아... 주방 복지를 위해서 공조시설 공사를 추가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주방이 공기도 안좋고 여름에는 더우니까요.
주방의 작업 효율이 좋아진 것이 매장내 분위기 개선에 도움을 준 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은 되네요.

운이 좋은건지, 시급 상승으로 인한 알바 버프때문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달에는 어떤 부부가 찾아와서 일 배워서 분점내고 싶다고.... 해서 약간의 기술전수비를 받고 분점도 냈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니기때문에 그냥 기술전수비만 받습니다.

다행히 그분들도 장사가 잘 되서 살이 4키로가 빠졌다고....... 힘들어하시더군요 ^^;;;;;;; 18평 식당에서 일일 매출 200씩 찍고 계시다고 전화주셨어요. (오픈빨이라는 게 있어서 향후 20~30% 정도는 빠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그만둔 알바 1명
개중 한명이 시급 1만원도 적다고 1만 2천원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더군요. 자기가 아는 모 식당은 시급 1만 2천원 준다며...
과감히 그 곳으로 가라고 하고 인력 교체했습니다. 서빙알바 시급 1만 2천원 주시는 사장님 계시면 보내줘야죠... 제가 인생 책임질 것도 아니고...

술취한 손님이 옆테이블 학생을 폭행해서 경찰에 CCTV화면 제공했는데, 알고보니 전과 8범으로 바로 구속...된 일도 있었네요.

신규 고객이 늘어나다보니 (저희 가게는 거의 단골장사예요) 가끔 노안의 미성년자가 술을 달라고 하거나, 부모가 고등학생 자녀에서 술을 먹이려고 해서 신경이 곤두서있기는 합니다. 제발 술은 성인만 마십시다... ㅜㅠ

아직까지 100일이 채 안되었지만 지금까지는 매우 성공적입니다.
시급 올리면 진짜로 자영업자들이 붕괴하는 지 아닌 지 모르겠지만... 우리집 오는 손님들이 월급 오르면 더 신나게 많이 드실 것 같기는 합니다.

계속 장사 잘 되서 알바들 시급 15,000원 20,000원씩 펑펑 주고 저도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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