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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처음으로 청혼을 했습니다.
게시물ID : gomin_54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X
추천 : 20
조회수 : 61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6/10/03 12:59:05
2006년 10월 1일 새벽 정동진

http://todayhumor.dreamwiz.com/board/view_temp.php?table=humorbest&no=142648

꽤 오래전에 고민게시판에
청혼 아이디어때문에 글올렸던 MAX입니다(__)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아이디어에 힘입어 
9월 29일에서 10월 1일까지 3일에 걸친
청혼 프로젝트-_-;가 무사히 완성되었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셨을 오유인들을 위해 후기 올립니다.

주의 : 아래글은 지독한 스크롤압박과 염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9일 : 7주년 당일이었습니다만, 
서프라이즈 청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간단하게 아웃백에서 저녁을 먹고
바래다주는 길에 여자친구 어머님을 위해
좋아하시는 소국을 한다발 샀습니다
(이때 별 생각없이 산 소국이 나중에 제역할을 합니다-ㅁ-;)

여자친구는 왠지 밋밋해진 7주년에 
약간 실망한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하지만, 워낙 착해서 내색하진 않았습니다.

30일 : 여자친구가 회사에 출근한 사이에
사두었던 선물(손목시계)를 포장하러 잠시 
백화점에 들렀습니다. 여친이 좋아하는 보라색을 테마로 포장하고
가방에 숨긴뒤, 바로 대학로로 이동하여,
약속장소와 저녁먹을 식당, 연극 공연이 있는 소극장까지의
동선을 계산하고 혼자서 리허설을 했습니다-_-;;;;

여친에게는 전화를 걸어 
회사에 급한일이 생겨서 충무로(거래하는 인쇄소가 많습니다)로
일하러 나왔고, 오늘 데이트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해두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저녁시간은 비워두라고 했고요.

오후 3시쯤 다시 전화를 걸어
충무로에서 가까운 대학로에서 저녁이나 먹자고 불러냈습니다.
그냥 무작정 대학로로 나오라고 했으면 분명 의심했겠지만
(7년동안 대학로에서 데이트해본적이 없습니다-_-)
내가 지금 충무로에 있고, 대학로가 그나마 가깝다는 점을 들어
의심없이 불러내는데 성공했습니다^^v

오후 6시, 여자친구 대학로 도착
샤브샤브가 먹고 싶다며, 소극장 근처 샤브샤브 집으로 유인,
오늘은 그래도 뭔가 있을줄 알았던 여친, 역시나 실망의 기색,
이때 여친 어머님께서 여친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바꿔주라고 하십니다-ㅁ-;;;;;
(여친 어머님은 이날 정동진을 간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계셨습니다.
제가 외박의 허락을 얻기위해, 여친에게는 비밀로 어머님께 허락을 받아두었습니다. 일주일전에-_-)
순간 당황스러운 상황-_-;;;;
명절때가 가끔 먼저 전화드린적은 있어도 
어머님이 저를 바꿔달라고 하신적이 없기에
눈치빠른 여친이 무언가 낌새를 알아차릴 상황~!!!(대위기~!!!!!!)

어머님은 이미 내가 여친에게 정동진을 갈꺼라고 얘기하신줄 알고
전화하신 거였습니다-_-;;;
새벽공기가 찰텐데 여친이 옷을 춥게 입은게 걱정되셔서
전화하셨답니다-ㅁ-;;;
일단 어머님과 통화를 마치고, 뭐라고 둘러댈까 고민하는데...여친 왈

"어제 소국 고맙다구 하시지?"
"으응? 어어..."

휴~ 천만다행으로 소국 한다발덕분에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연극이나 한편보자고, 마침 꽁짜표도 구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예전에 시사회나 이벤트에 잘 당첨되던 시절이 있어서 별 의심없이 믿더군요)
그래서 저녁을 먹고 바로 근처에 있는 
소극장으로 고고~

재미있게 두시간동안 연극을 보고
미리 준비해두었던 짜고치는 이벤트 시작~!
연극이 끝나고 추첨이벤트를 하는 척 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와 여친이 당첨이 됩니다

무대위로 두사람을 불러서는
연극의 한장면을 재현해야지만, 상품을 준다고 말하고는
저를 무대뒤로 데리고 갑니다.
내가 뒤에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설명을 듣는 사이
앞에서는 다른 배우분이 여친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끕니다.

신호가 떨어지면,
제가 극중 한장면처럼 무대위로 뛰어들어가서 
마구 제자리뛰기를 합니다-_-;;(힘들었습니다-_-;;;;)
제자리뛰기를 마치고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꽃다발을 전해주면,
다른 배우들이 케익에 초를 붙여들고 와서는
이 모든게 사실은 미리 신청해놓은 이벤트라고 말해줍니다.

이쯤에서 여친이 놀라면서 울먹울먹 하더군요. 훗 귀여운것

두사람이 같이 케익에 촛불을 끄고
제가 분위기있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배경음악을 깔아줍니다.ㅋㅋ
어떤 멘트를 했을지 궁금해하시던데-_-
뭐 대충 이런 간단한 내용이었습니다.

"유진아, 우리 어제가 7년이었잖냐

근데, 내가 7년전에 했던 얘기 기억나?
사랑한다면서, 
영원히 행복하게 해준다는 약속은
순 거짓말이라고 했던 말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라고는 없고
행복이란 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으니
그 말은 거짓말일 수 밖에 없어서
나는 그런 약속을 해줄 수 없었다고 했던 말,
기억나?

그래서, 이제 내가 하려는 말이 
순 거짓말이라는거 나도 잘 아는데...
유진아, 영원히 행복하게 해줄께. 
우리 결혼하자'

저는 7년 연애하면서
여친의 그런 표정은 처음 봤습니다.
언제나 나보다 당차고 씩씩한줄만 알았는데...
차마 '응'이라는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더군요.

그리고 키스타임....훗*-_-*

객석의 반응이 무척 열광적이었습니다*-_-*

그렇게 이벤트를 마치고 
대학로에서 바로 전철을 타고 청량리로 향했습니다.
청량리에 도착할때까지 정동진 간다는 말은 안했구요.
도착해서 예매했던 기차표를 발권하면서
집에 못들어간다고 전화하라고 했더니 
여친은 우물쭈물, 풉 귀여운것
그래서 전화하면 내가 얘기하겠다고 했더니 전화합니다.

여친 : "여보세요..저,저기 엄,엄마...."
여친어머님 : "너 청량리지?"
여친 : "헉!!!!!!!!!!!!!!!!!!!!!"

결국 어머님께 미리 허락받아두었다고 이실직고하고
미래의 장모님과 사위가 쿵짝이 맞아서 딸래미 뒤통수를 치네, 어쩌네, 몇마디 듣고-_-;
11시 기차에 몸을 싣고 바로 취침모드.....

10월 1일 : 새벽 5시 10분쯤 정동진에 도착했습니다.
어스름한 새벽공기와 분위기가 무척 좋더군요.
플랫폼에서 일출을 기다리다가, 바로 바닷가로 내려갔습니다.
날이 흐려서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바닷가에 발담그고 신나게 놀다가 아침먹으러 고고~

아침은 간단하게 순두부백반으로 떼우고
유람선을 타는 관광코스를 밟았습니다.
잠깐씩 소나기가 내리긴 했지만,
통통배같은 작은 유람선도 즐거웠고
셔틀버스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오늘 정리해보니 450장을 넘게 찍었더군요-_-;;;)

12시쯤에 다시 정동진쪽으로 돌아와서
회한접시에 술한잔하고
기차에서 먹을 간식거리를 사서 2시반 기차에 올랐습니다.
간식은 별로 먹지 못하고 잠만 실컷자다가
저녁 9시 청량리 도착
지하철로 집에 바래다주는걸로
3일간의 이벤트가 모두 끝났습니다.

여자친구도 저도 무척 즐거운 추억이 될듯합니다^^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3줄요약
여자친구에게 연극무대에서 서프라이즈 청혼했다
그리고 바로 정동진해돋이 보러갔다
여자친구가 좋아하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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