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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야,
게시물ID : gomin_2423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Ω
추천 : 3
조회수 : 57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11/28 22:46:28


초딩때부터 단짝이었지 우리.
중, 고딩 심지어 대학도 같이갔어.
내가 같이 미술하자고 널 어찌나 꼬셨던지 ㅎ

같이 교회 다니면서 미술부 활동도 하고
서로 집에서 수양딸 왔냐고 가족처럼 대해주고
아 하면 어 하는 그런 사이였어.


요즘.. 아니 요즘도 아니지.
대학땐 서로 바빴다 치구 우리 서로 취업할 때 즘
아마 그때부터 인 것 같다.
난 너한테 시시콜콜 다 얘기하고 너도 그걸 들어주고
너가 제일 편해서 억울하거나 즐겁거나 기쁘거나 너한테 제일 먼저 얘기했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넌 별로 그런 일이 없는 것 같다. 섭섭함에 내 기억이 왜곡됐나..

부재중 전화를 5통을 하고 문자를 몇개씩 보내도 답장없고
아침에 영화보러 가자고 해놓고 전날 저녁부터 당일날 저녁까지 연락도 없던 적 있었어..
문자 보내고 바로 답장 오면 신기해하는 내가 익숙하고
너도 바로 답장보내면 뭔가 뿌듯해 했지. ㅋㅋ
그렇게 난 너랑 연락하기 힘들었는데 넌 다른 친구들이랑 매주 약속잡고 
어딘가 놀러가고 ㅎㅎ 가끔 나랑 만나는 날이면 어쩜 그리 딴애들 문자랑 전화는 척척 받는거야.
이거 무슨 남친한테 질투하는 거 같아서 뭐 말도 못하겠다..

친구들이랑 서울로는 잘 놀러가면서
같은 동네에서 음식점 하는 우리집 어떻게 한 번을 안올 수 있니
너 지방으로 실기시험 보러 갈 때 너희 부모님 대신 차로 바래다주고
실기시험 3시간 우리 가족 그 건물 1층 복도에서 난로옆에 붙어 너 기다렸어. 기억하니?
우리 홍대로 다닌 실기학원 엄마 아는사람 통해서 남들보다 싸게 다녔잖아.
정말 너도 나처럼 잘돼라고 엄마가 널 얼마나 신경써주셨는데
막상 고등학교 졸업식날 너희 어머니께서 고맙단 말 한마디 안하셔서 조금 섭섭했단다.
사실 엄마는 많이 섭섭해했어. 우리가족+너 이렇게 다섯이서 교회다닐 때
매 주는 오버더라도 얼마나 많이 널 사먹이고, 좋은 거 있음 나누고, 맛있는 음식 하면 너거부터 챙기고..
엄마가 언젠가부터 '걔는 신경도 안쓰는데 우리가 넘 좋아하는 거 같애~' 이랬을 때
난 엄마한테 오히려 화냈었어. '엄마 뭐 바라고 주는 거 아니잖아? 줄 수 있는 상대가 있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지. 쪼잔해보이게..' 이렇게. 




우리 가족 형편 많이 어려워졌지.
너가 그것때문에 나랑 연락을 피한다거나, 내 푸념 듣기 지긋지긋해서 연락 안하는 게 아니란거 알어.
넌 원래 내 연락 잘 안받아. 신기하지. 이거 납득된다.
넌 내가 싫지도 않고 날 지겨워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내 연락을 쉽게 씹어..
근데 난 그게 이해 돼. 난 아직도 너가
내가 싫어서 내 연락 무시한다는 거 상상도 할 수가 없나봐. 진심으로 넌 그냥 연락하기 힘들 뿐
아직 내 가족같은 친구 그대로야.

근데 4년정도 이러니까 나도 지친다.
내가 너한테 나 혼자 정해둔 '세상에서 가장 친한 내 친구' 타이틀을 버리자, 라고 생각한 게
아마 올해 여름? 
울 엄마 눈 수술하러 가는데 아부지가 전신마취 할때 동의서? 같은거에 싸인 해야 해서
난 편도 2시간 반 거리에 있는 직장 다니니까.. 취업 준비중인 너한테 부탁을 했어.
정말 미안한데 가게 딱 1시간만 봐줘. 늦어야 1시간 반이야.. 아버지 엄마 병원 수속 밟을 동안만.. 이라고
너 그때 너희 어머니가 심하게 체하신 것 같다고 안된다구 했지..
그래.... 당연한거야.. 아픈 엄마 버려두고 웬 친구네 가게야..
근데 난 그게 그렇게 섭섭하더라.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음식점인데
우리 3년 하는동안 너희 가족 다같이 온 적 한번도 없고..
내 생활 뻔히 어려운 거 알면서, 월급 80% 부모님 드리고 난 차비만 써도 매달 적자고
나도 내 꿈 향해 공부하고싶고 화장품 옷 사고싶다고 울면서 얘기 백번해도
어떻게 한 번 와서 팔아주지 않니... 너희 가족 다 와도 25000원도 안들잖아..
그냥 우리 잘살 때 너한테 한없이 퍼줬던거 보답하는 마음에서라도 좀 와주지 그랬어.
무리한 부탁해서 미안하다고 문자하고
아부진 그냥 가게문 닫고 다녀오셔서 혼자 영업하셨어.
내가 너 너무한다고 짜증냈더니 너무 그러지 말래. 너도 뭔가 사정이 있는거래. 

그래서 연락을 안하기 시작했어.
그사이 엄마 뇌졸증 초기판단 받아서 병원 다니고
와중에 보험회사서 수상하다고 소송걸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나 반박문 같은거 쓰고
6개월 연락 안했나? 너가 왠일로 문자했더라. 근데 기분이 이상했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친한 친구가 웬일로 먼저 연락왔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어.
여튼 그러다가.... 엊그제 우리 다른 친구네 동네서 만났지.

같은 동네 살면서 걸어서 5분거리인데 반년넘게 연락도 얼굴도 안보다가
서울에서 널 만났는데..ㅎ 살도 많이 빠지고 화장품도 비싼거 쓰고.. 그저 부럽더라.
난 이리저리 생활에 치여서 하루하루가 지치는데
교정두 하고.. 정말 많이 예뻐졌어! 그리고 넘 밝아보였어.
그날도 쉼없이 다른 친구들이랑 연락하고 그 친구들 남친문제까지 일일이 상담해주는 너 보면서
내가 얼마나 서운하고.. 내 자신이 못나고..........



나중에 너한테 좀 섭섭하다고 엄청 털털한 척 얘기했지.
근데 너.. 내가 어떤 마음으로 너한테 연락 안한지 알고 있었다구 했지.
근데 미안해서 연락 못했다구... 친구야. 미안하다고 반년넘게 연락 안하는 게 어딨어...
내가 평생을 너한테 먼저 연락했으면 너도 한번쯤은 그래줘야지. 난 이렇게 힘들었는데..

여튼 난 널 맘속으루 혼자 정리하면서 많이 울었다.
내 반쪽과도 같은 내 친구, 난 세상에서 젤 친한 친구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 인생에
구멍이 훵 뚫린 느낌이야.

입시학원도 알아봐주고 같이 지원해서 같이 간 학교
난 2년제구 넌 3년제라 내가 먼저 졸업했잖아. 같은 학굔데 졸업식때 와주기는 커녕
방학인데도 축하한다고 문자한 통 없던 너.
취업 준비하느라 바빠서 그런지 이번 내 생일도 까먹은 내 친구.
난 너 생일날 전재산 30000원에서 8000원짜리 립밤 사주면서 싼거사서 미안해했어..
그냥 그렇다구.
너가 이 글 볼일 절대 없고 시간이 지나면 나도 이 뻘글 지울거고
이 장문의 푸념 누가 다 읽을 것 같지도 않아.
그냥 이런 공개된 공간에 소리라도 빽 질러보고 싶었어.

많이 울었다. 걍 눈물이 나더라.
너가 너무한 게 아니고
내가 너한테 버거운 친구라고 생각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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