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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나가수
게시물ID : nagasu_86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태희남편임
추천 : 8
조회수 : 90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1/20 15:13:31
정말 나가수를 욕하게 되는 글을 쓸 줄 몰랐다.

아무리 친구들이 무한도전이 어쩌니 1박 2일이 어쩌니 해도 

난 오로지 나가수를 옹호하면서 그 친구들한테도

나가수 보라고 설득했었던 나다.

순위따위가 중요한게 아니다. 어차피 나에게 있어 순위는 그냥 하나의 흥밋거리일 뿐이지.

어차피 내 마음속 순위하고 평가단 순위하고는 거의 달랐으니까.

누가 1위를 했건 누가 7위를 했건 그냥 그러려니 했었다.

끝까지 가수들이 보여주는 멋진 무대... 즐기고 싶었다.

물론 요즘 김건모, 이소라, 임재범처럼 가슴 깊이 울리는 노래가 아닌  그저 고음, 기교, 화려한 퍼포먼스, 실험적 무대 로 굳어져가는 무대는 아쉬웠지만 그마저도 난 팬심으로 다 덮어줄 수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이번의 순위 발표 방식을 바꾼 거 .... 도대체 무슨 짓거리냐?

둘러대려면 말이 되는 소릴 해야 될 거 아닌가

1위한 가수가 마음껏 즐길 수 없다고? 그딴 말도 안되는 소릴 믿으라고?? 

근데 지금 제작진들, 나가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냐

나가수의 본질은 가수들이 혼신을 다해서 만드는 열정적인 무대고 
서바이벌은 그저 예능을 위한 포맷이라고 말했었던게 겨우 1년도 지나지 않았다. 

지금껏 1위한 가수가 충분히 기뻐하지 못하는 모습을 봤었나

1위로 호명되었을때 정말 진심으로 기뻐하고 옆에 있는 동료가수들도 함께 축하해주고
7위로 호명된 가수를 옆에서 기운을 북돋아주는 모습들은 

프로가수들의 서바이벌이라는 혹독한 포맷안에서 보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랬기에 설령 7위를 했다고 해도 그 어느 누구도 7위 가수를 보고 노래 못한다고 말한다고
꼴찌가수라고 말하지 않았었다.

아니 그 말이 나왔더라도 정말 말 그대로 웃고 넘길 농담으로밖에 안들렸지.

그런데 도대체 이 방식은 뭔가?

너는 1등가수야. 7등가수야. 마치 선고 내리는 듯한 

주객이 전도된 이 방식에 혹독함을 넘어서 비참함까지 느껴졌다.

이 방식 별로라고 몇 번씩이나 말하는 거미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게만 보였다.

좋은 무대 보면서 풍성해진 마음의 여운을 가지고 

다음 경연을 기대하면서 끝내게는 못할망정

왜 이런 개같은 기분을 느껴야 되는건가

이번 제작진의 행태는 그저 어떻게든 좀 더 자극적인 방식 하나 만들어서

전같지 않은 시청률 좀 어떻게 끌어올려보자는 행태임이 100% 틀림이 없다고 확신한다.

근데 답은 뻔히 보이지. 

동시간대에 하는 프로그램 sbs 런닝맨이야 젊은층 타깃이니 그렇다쳐도 mbc 무한도전이나 kbs 남자의 자격, 1박2일 등은 정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시청자에게까지 이런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를 안겨주는 프로그램을 주말 저녁에 선택할거 같나

솔직히 말하면 지금 남아있는 나가수 시청자들은 거의 김범수,박정현,윤도현 시절부터 나가수를 시청해왔던, 그만큼 나가수에 대한 애정이 큰 시청자들일거다. 나도 그 중에 하나고.

그런데 그런 나조차도 너무나 큰 실망감을 느낀다.

나가수의 주연은 직접 무대 위에 서는 가수와 세션, 청중과 시청자다. 

제작진은 이들의 더 원활한 소통을 위한 중개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걸 모르겠냐.

당신들이 해야되는건 그따위로 어떻게든 말초신경 자극할 거같은 방식을 변경하는게 아니라

더 좋은 무대, 시청자들이 보길 원하는 가수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다.

발편집하는건 그렇게 대놓고 까여도 뚝심있게 밀어붙이면서 싫어할거만 골라서 하는 것도 
참 재주는 재주다. 

까놓고 말해볼까? 이거랑 노래하는거랑 무슨 상관인데?

가수들에게 그런 참담함을 안겨주면서까지 굳이 방식을 변경해야할 필요가 있나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극소수 몇을 제외하면 정말 시청자들에겐 고맙고 존경받아 마땅한 가수들이다.

김건모, 이소라, 인순이 같은 가수들이 정말 노래의 본질에 순위를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생각하냐. 나와서 1위했을때 득보다 꼴찌로 탈락했을때 그들이 입을 해가 더 클텐데?

그런데도 그들이 출연을 결심한 건 단 하나. 대중들에게 진정성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일거다. 

그런 뜻을 존중은 못해줄망정 정말 그들의 자존심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려는 이번 행태.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생각도 없다.

나는 더 이상 나가수 시청하지 않을거다.

그 시간에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틀어놓고 있지.

아무리 가수들이 애를 써도 가수들 노력한거 다 허사로 만드는 천재적인 제작진 덕에
뒷맛이 이렇게 더러운데 어떻게 즐기면서 볼 수 있을까.

이제까지 무조건적으로 나가수를 옹호만 해왔던 나가수빠 입장에서 정말 다 끝난 팬심 내려놓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하는데
똑바로 해라. 

상황 반전은 커녕 오래된 나가수 팬들조차 더이상 뒤돌아 서게 하지 않으려면.

그 동안 나에게 깊은 감동을 줬던 김건모,박정현,김범수,임재범,이소라,YB,자우림,바비킴까지
진심으로 그들의 '좋은 음악'을 알게 해줘서 고마웠고 나가수쪽으로는 더이상 고개 돌리지 않겠지만
그들이 하는 음악적 행보에는 여전히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아직까지 나가수를 동경하고 있을 다른 가수들.

더이상 나가수에 미련두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들이 보고 동경했던 그 시절의 나가수는 더 이상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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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가는 글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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