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저격을 하나 하고갑니다. 별 뜻 없이 하신 말씀인것 잘 알지만
작은 돌 하나에 맞아도 개구리는 죽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래 전 유명 짤방으로 '그건 네가 해야지' 라는 현장에는 존재하지 않는 명언과 함께
디자이너들의 업무가 인터넷상에 크게 왜곡되고 비하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습니다.
저는 무슨집단의 대표도, 우수한 디자이너도 아니지만 이런 오해를 풀고자한다면 말과 푸념보다는
실무와 유사한 케이스를 올려 놓으면 좋겠다 하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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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1. 부품스펙선정 및 공수
기획파트는 예민한 자료가 많아 생략합니다. 보통 제품디자인의 첫번째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흔히 하는 상상처럼 그림을 그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해당 제품에 들어갈 부품의 기본 사이즈나 스펙을 확인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제가 일했던 곳에서는 엔지니어가부품을 선정했습니다.
다른팀은 실제로 해당 부품과 도면, 스펙을 받고 서로 의견을 나눕니다.
(1) 기구설계에 문제가 되거나
(2) 미관과 사용성을 크게 저해하거나
(3) 가격이 맞지 않는경우
각 파트에서 다른 부품을 찾아달라고 요청하거나 타협과정을 거칩니다.
보통은 돈이 가장 중요합니다 ㅡㅡㅋ
크게 문제가 없으면 다음파트로 넘어갑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받은 짜투리 부품을 줍줍합니다.
디자이너가_남은_부품을_사용하는_방법.jpg
2. 디자인 진행
드디어 아이디어스케치, 랜더링, 목업 등을 진행합니다.
이전 과정에서 받은 도면과 부품을 절대적으로 고려합니다.
때문에 개발팀에게 '그런건 네가 생각해야지' 라는 망언은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눅스기반의 UI에 사전이야기없이 안드로이드기반의 모션을 요구하거나 하는 경우나
10인치짜리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기기에 8인치짜리 구멍을뚫어놓는 사람은 실무에선 없습니다.
요즘은 3D 프린터가 괜찮게 나와 수월하게 디자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3. 기구적, 사용성 문제점 피드백
사실 디자이너가 2d, 3d 프로그램상에서 문제점을 찾는것은 어렵고(설계팀 미안하다앍!)
일하던 곳에서는 목업 전후로 피드백을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사용성이 저해되는 부품이나 포인트에 관련해서는 다른팀과 상의하여 변경을 요청하거나
인하우스 디자이너의 경우 프로젝트 리딩이 가능하다면 디X이스마트, 엘X파츠 같은곳에서 찾아다 줍니다.
이건 팁인데 스위치 처럼 많이 쓰는부품중에 의외로 엔지니어도 모르는 이쁘고 가성비 좋은것들이 꽤 많이 나와있습니다.
동일한 스펙이라면 당연히 디자인적으로 유용한 부품을 채택하는것이 낫기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사보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꽤 저렴하기에 사보고 눌러보고 달아보고 하면 어느정도 감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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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다음과 같은 소통과정을 거칩니다.
글을 적으며 천천히 되돌아보아도 어떤부분이 '만행'이라고 불릴 만큼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방해를 하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많은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들이 자신이 몸담고있는 분야에 대해 서로를 이해하고자 공부하고 노력합니다.
그런 전문가들의 노력을 싸잡아서 비하하는 언행을 인터넷에서 보면
나와 일하는사람들이 이런생각을 가지고있을까? 무섭습니다.
심지어 실무자가아닌 학부생들이 일을 해보지도 않고 저런 편견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남을 폄하하기 시작합니다. 사회에 나가면 서로 함께 해야하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모른채요.
다시한번 다음과 같은 댓글은 지양 부탁드립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디자이너화이팅! 개발자화이팅! 회사원여러분 화이팅! 구로가산(?)화이팅!